가. 전통주에 관여하는 미생물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 누룩(병곡)에는 거미줄곰팡이(Rhizopus spp.)·누룩곰팡이(Aspergillus spp.)·활털곰팡이(Lichtheimia spp.)·털곰팡이(Mucor spp.) 등의 곰팡이와 효모 및 기타 젖산균류가 번식한다. 이들은 각종 효소를 분비하고, 술덧의 생성을 활발히 진행시킨다. 또한 산도를 높여 외부로부터 유해 미생물의 침입을 막아준다.
나. 곰팡이 종류와 역할
자연계에서 유래된 수많은 미생물들은 술덧에서 상호 작용을 하면서 증식하거나 사멸한다. 전통누룩에 생육하는 곰팡이들의 역할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표 1-4).
(1) 누룩곰팡이
주로 누룩에 서식하는 곰팡이로 종이 다양하다. 전분 분해 효소를 생산하고 알코올 원료인 포도당을 생성한다. 누룩곰팡이는 전분 당화력과 단백질 분해력이 강한 균주가 많다. 이런 점을 이용해 청주, 탁주, 약주, 소주, 간장 및 된장 제조에 널리 사용된다. 미생물에 따라 균총이 백색, 황색, 녹색, 황토색, 흑색 등 여러 빛깔을 띠기도 한다. 종국의 빛깔은 황국·백국·흑국으로 구분하며, 국균의 일반적인 성상은 다음과 같다(표 1-5).
(2) 푸른곰팡이
푸른 균총이 가장 많고, 회백색이나 황갈색 또는 붉은색을 띠는 곰팡이도 있다. 푸른곰팡이는 누룩곰팡이 속과 가까운 사이라고 할 수 있다. 분생 포자병이 여러 개의 격막이 있으며 끝은 빗자루나 붓 모양으로 가지를 치고 포자가 연쇄 착생하는데, 공기·흙·곡식 등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입국(粒麴)을 제조할 때 푸른곰팡이가 오염되면 입국이 불량해진다. 발육 적온은 20~27℃로 약간 낮지만 3~4℃의 저온이나 40℃의 고온에서도 잘 발육할 정도로 열에 대한 저항력이 매우 강하다.
(3) 털곰팡이와 뿌리곰팡이
털곰팡이와 뿌리곰팡이는 누룩곰팡이나 푸른곰팡이와는 달리 균사에 격막이 없다. 균사의 대부분이 공기 중으로 솜뭉치나 거미줄 모양으로 자라며, 균사는 백색이나 회갈색 또는 흑갈색을 띤다.
* 미생물의 특징
① 미생물은 미소하다. 미생물의 지름을 살펴보면 세균은 약 1.0μm, 효모는 약 7.5μm이다. 곰팡이의 균사는 약 6.0∼7.0μm로 눈으로 볼 수 없는 작은 크기다.
② 단순한 구조를 가진다. 조직이 대부분 분화되지 않은 단세포이다.
③ 증식 방식이 단순하다. 분열, 출아, 포자 형성, 일부 유성 생식에 의해 증식한다.
④ 자극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다. -270℃에서도 생존할 경우, 70∼80℃에서도 증식하는 미생물이 있다. 포자의 경우 100℃에서 죽지 않으며, 해저 수백 기압에서도 견딘다.
⑤ 증식 속도가 매우 빠르다. 수십 분부터 수 시간 사이에 분열 또는 출아하여 증식한다
유성생식은 접합 포자의 형성으로 이루어진다. 반면 무성생식은 공중에 돌출된 균사 끝에 둥근 모양으로 포자낭이 형성되는데, 이 포자낭 속에 많은 무성 포자를 만들어진다. 이 주머니(포자낭)는 엷은 막으로 되어 있어 성숙하면 터져 포자가 밖으로 나오고 중축만 남는다.
뿌리곰팡이는 고등 식물의 뿌리와 같은 가근(Rhizoid)을 만들어 기질에 부착하고, 딸기 넝쿨처럼 균사가 뻗어 포복 균사를 갖는다. 반면 털곰팡이는 균사 하나 하나가 곧고, 길이가 1~3cm다. 양조용 균주인 무코르 록시아이(Mucor rouxii), 리조푸스 자포니쿠스(Rhizopus japonicus), 리조푸스 델레마(Rhizopus delemar) 등이 당화력이 강하여 아밀로법 제조에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이 두 가지 곰팡이는 자연계에 널리 분포되어 있어서 과실, 채소 또는 곡식류 등에 많이 부착되어 있다. 제국실에서 습도가 높거나 고온일 경우, 잡균으로 번식되는 일이 잦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발육 온도는 12~40℃, 최적 온도는 32~40℃다.
(4) 곰팡이 종균의 아플라톡신 안전성 검증
발효식품(누룩, 주류 및 장류 등) 제조에 있어서 아플라톡신 등 독소를 생산하는 곰팡이 종균은 식품으로 사용할 수 없다. 특히 Aspergillus oryzae 종균은 아플라톡신을 생산하지 않지만 이들 균주와 형태학적으로 유사한 A. flavus 는 아플라톡신 독소를 생산하기 때문에 발효식품에는 사용할 수가 없다(그림 1-14). 따라서 이들 곰팡이 종균의 안전성 확립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가) 아플라톡신 관련 유전자 분석을 위한 프라이머 제작
전분 분해능이 우수한 곰팡이 종균을 대상으로 아플라톡신 생성유무 확인이 필요하다. 따라서 아플라톡신 생합성 유전자를 조사하기 위해 프라이머를 제작하여 표1-7에 나타내었다.
(나) 아플라톡신 관련 유전자의 전기영동 분석
아플라톡신 생합성 유전자를 증폭할 수 있는 프라이머 (NorB-CrpA, OmtA, AflT)를 사용하여 target 유전자를 증폭(94℃에서 30초(denaturation), 60℃에서 30초(annealing), 72℃에서 30초(extension)간 총 35회 반복하였으며 전기 영동을 통하여 PCR 산물을 확인하였다(그림 1-14).
대조구는 아플라톡신을 생성하는 Aspergillus parasiticus(KACC41862) 균주를 사용하였으며, A. parasiticus 균주와 동일하게 시그널 밴드가 확인된 균주는 OF5-10·IF2-5·IF20-25로 총 3종류(NorB-CrpA, OmtA, AflT)의 아플라톡신 관련 유전자를 가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그림 1-14). 전기영동을 통한 정성적인 결과를 보다 명확하게 하기 위하여 정량적인 분석이 요구된다.
(다) ELISA분석을 통한 아플라톡신 B1 정량적 분석
밀기울(100 g)에 물 30 mL을 혼합하여 각각 동량의 곰팡이 포자수(160 Cells/mL)을 접종하여 28℃에서 3일간 배양한 후, Veratox Aflatoxin total Kit(Neogen, USA)를 사용하여 650nm 흡광도를 측정하여 4PL(Four parameter Iogistic curve-fit) 분석법(그림 1-15)을 이용해 검량선을 작성한 후 분석하였다.
대조구인 A. parasiticus 균주에 비해 전통누룩에서 분리한 10종류의 누룩곰팡이는 아플라톡신 B1 농도가 낮게 측정되었지만 IF13-7 균주는 높은 농도의 아플라톡신을 생산하였다(그림 1-16). 특히 식품에서 하용되는 아플라톡신 농도는 5ppb이하로 규정(식약처 2013 기준) 되어 있어 IF13-7을 제외한 9종류의 누룩 곰팡이는 아플라톡신 농도가 식품 허용기준에 적합함으로 발효제인 누룩 등에 사용할 수 있어 주류의 품질 향상에 기여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