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한 나라의 문화를 대변하는 음료로서 널리 영향력을 발휘하여 왔다. 우리의 전통주는 삼국시대부터 중국에 명성이 전해질만큼 역사가 깊으며 집집마다 독특하고 다채로운 술이 존재해 왔다.
술의 주재료인 곡식이 지역마다 다르고,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누룩을 이용한 제조법으로 다양성면에서 풍부한 특징이 있다. 또한 누룩 이외에도 물, 덧술을 넣어 다시 발효시키는 방법과 만드는 기간을 달리 하는 등으로 전혀 다른 맛의 술을 탄생시키기도 하였다.
우리 민족에는 사시사철 술과 함께 하는 풍속이 있다. 따뜻한 봄이 찾아오면 꽃놀이를 나가 꽃과 함께 다양한 꽃술을 즐겼으며, 여름의 유두와 칠석에는 더위를 식히는 술을, 가을에는 햅쌀로 빚은 신도주와 국화를 넣은 국화주를, 겨울철에는 설날에 도소주를 즐겼다.
가양주 문화를 기반으로 천 가지 맛을 지닌 우리의 술을 담아내던 술잔 역시 술의 맛과 향, 술을 마시는 상황 등에 따라서 다양하다. 집에서 술을 빚는 과정과 관련된 여러 풍속이 존재하며, 길일을 골라 술을 빚거나 주신풀이를 하는 등이 그 것이다.
일제 강점기에 흐름이 끊어졌던 우리의 전통주들 중 명맥을 유지하는 명주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붉은 빛의 이슬이라 불리는 파주의 감홍로는 조선의 3대 명주중 하나이며 녹두지짐과 찰떡궁합을 이룬다.
효(孝)의 가문에 내려오는 홍천의 옥선주는 높은 도수와 시원하고 화한 향기가 특징으로, 강원도 오징어순대와 잘 어울린다. 고려부터 이어진 백일의 정성, 서울 삼해주는 매월 돼지의 날마다 세 번에 걸쳐 정성들여 빚었으며, 사과향이 일품이다.
연꽃 향기가 그윽한 아산의 연엽주는 병자호란 때 이완 장군이 부하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빚었다는 전설을 지니고 있다. 지리산 천년의 향기를 담은 함양의 국화주는 서리 맞은 야생 국화에 지리산 맑은 물로 담가 중양절에 즐겼다. 속리산 솔향을 머금은 송로주와 마시면 신선이 된다는 담양의 추성주 역시 우리의 명주이다.
황희 정승 가문의 호산춘은 신선이 탐할만한 술이라는 별명이 있으며, 유일한 사찰법주인 완주 송화백일주는 숙취가 없고 신경통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농한기에 몸을 보양하는 제주의 오합주는 간단한 제조법으로 제주도에서 매우 인기 있는 우리 술이다.
우리 명주의 발전을 위해서는 (1) 전통주를 제대로 알리는 노력이 최우선 과제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상품이라는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2) 또한 전통주 문화의 발굴, 복원, 기반 마련을 위한 연구개발의 강화가 필요하며, (3) 젊은 층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마련하여 소비를 확대하고, (4) 무엇보다 전통주 산업 육성을 위한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실행이 중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