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선발된 1차 누룩 내부비전국2의 재료 구성, 제조 방법, 발효 방법은 다음과 같다.
가. 발효 상자 제작
연구방법 및 내용의 <라. 발효조건 설정> 참조
나. 재료 구성
고운 밀가루 65%, 생녹두가루 8%, 기장가루 27%
다. 제조 방법
[무게] 1.2㎏ [크기] 지름 19㎝, 높이 3.5㎝ [수분율] 18% [성형] 150㎏/㎠ 유압기로 20초 누름. 발로 디딜 때는 5분 이상 굳게 디딤.
라. 발효 방법
[그림 43] 최종 선발 누룩 발효 경과표와 연구방법 및 내용의 <바. 발효>를 참조하여 다음과 같이 띄운다.
(가) 최종 선발 누룩 발효 경과 분석
[그림 43]을 보면 품온 최고 온도가 39℃이고 주발효는 9일째에 끝난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로 주발효 기간을 끈 것도 괜찮은 것이기는 하지만 초기 전발효에서 품온이 최고에 이른 후 발효실 온도를 높였음에도 40℃ 내외의 고온을 오래 끌지 못한 점이나,
8일째에 습도가 떨어지면서 품온도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을 보아 온도가 아니라 습도가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한다. 3일째에 습도가 뚝 떨어지기 시작해도 4~8일째에 습도계가 90%를 유지해서 습도에는 문제가 없는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부족했던 모양이다(그래서 절대습도보다 상대습도가 더 중요하다).
본 실험에서는 곰팡이의 적정 생육 습도가 80%이기 때문에 적정 생육 습도가 90%인 고초균을 우려해서 습도를 더 높이지 않았는데, 습도를 더 높이고 대신 강제통풍을 더 강하게 해서 습도를 좀더 높게 유지했다면 주발효 기간을 며칠 더 끌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나) 발효 방법 제시
누룩 입실 시 발효실 온도는 30℃, 실내 습도는 90%로 세팅한다. 습도는 좁은 공간에서 가정용 가습기로 통제하기 어렵지만, 초기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습기를 사용한다면 수증기가 직접 누룩에 닿지 않도록 한다. 표면적이 넓은 쟁반에 물을 담아 습도 조절해도 된다.
습기가 부족한 게 문제지 많은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아직 발열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강제 통풍하지 않아도 된다. 온습도 체크는 6시간마다 하되, 주발효 후기부터는 12시간마다 해도 괜찮다. 2~3일 지나 품온이 급격히 상승하면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표면에 균이 증식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누룩이 팽윤하며 균사가 누룩 내부로 증식하는데 표면에 균사가 안 보인다고 해서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흰색이나 푸른색, 간혹 검은색이 보이기도 하며,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균이 증식하면서 누룩 내부의 습기가 빠져나오더라도 습도를 잘 체크해서, 누룩 표면이 마르지 않도록 유의한다.
습도가 부족한 것보다는 차라리 높은 게 낫다. 품온이 고온인 상태에서 누룩 표면이 마르면 내부의 습기가 빠져나오지 못해 누룩이 썩는다. 일반 습도계로 80~90% 이상의 습도를 유지하면서 강제로 통풍해야 누룩 내부의 습이 잘 빠져나온다. 품온은 되도록 43℃를 넘기지 않도록 한다.
내부비전국 같은 분국 계열은 발효 온도를 40℃ 이상 너무 높게 오래 가면 썩기 쉽다. 수시로 냄새를 맡아보면서 메주 냄새 같은 것이 느껴지면 누룩을 잘라 본다.
가장자리 두꺼운 부분이 짙은 갈색이면서 메주 냄새가 나면 고초균 등에 의해 썩은 것이고,4) 갈색이 나더라도 메주 냄새가 아니라 향긋한 냄새가 나면 괜찮은 것이다. 노란색을 띠면 일단 안심인데, 갈색은 색깔로 판별이 어렵다. 이상 발효가 의심되면 곧바로 온도와 습도를 내리고 강제통풍을 강하게 한다.
그러나 온도가 너무 낮아도 누룩 속의 습기가 잘 빠져나오지 못한다. 품온과 실온의 차이가 4~5℃로 접근하면 주발효 후반으로 본다. 이때 세포 밖으로 효소를 분비하므로 온도를 약간 올려주어서 효소 분비를 촉진해준다.
온도가 올려도 온도가 점점 내려가 마침내 온도차가 없어지는데, 이러면 주발효가 끝난 것이다. 주발효가 끝나면 발효실 온습도를 조절하여 후발효시킨다. 후발효는 누룩을 서서히 건조하는 과정인데, 자체 발열이 없으므로 인위적으로 온도는 32℃ 내외, 습도는 70% 내외로 조절한다.
통풍이 안 되고 습도가 높으면 곰팡냄새가 제거되지 않으므로 통풍은 적당히 10~15일 정도 진행한다. 후발효가 끝나고 나서는 전술한 연구방법 및 내용의 <바. 발효>를 참조해서 진행한다.
4) 고초균에 점령당했다고 해서 술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고초균도 전분, 단백질 등의 분해효소를 만들어낸다. 다만 이런 누룩으로 빚은 술은 풍미가 좋지 않아 고급술로 대접받지 못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다. 그런데 의외로 나이 든 분 중에는 이런 술맛이 전통주라는 주장을 하는 분들이 꽤 있다. 그래서 풍미가 좋고 나쁨은 상대적일 뿐이니까 고초균 누룩도 고려 대상에 넣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이렇게 주장하는 분들도 좋은 전통주를 맛보고 나서는 생각을 고친다. 결국은 제대로 된 좋은 전통주를 접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고초균에 오염된 나쁜 술을 전통주라고 오인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저가 시장에서는 고초균에 오염된 술이 팔리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시장을 존중한다는 측면에서는 다시 생각해볼 여지가 있을지 모르겠다. 참고로, 고초균에 오염된 누룩은 장 담글때 섞어 쓰면 매우 좋다는 보고도 있으므로 잘못되었다고 해서 굳이 버릴 필요는 없다.
* 전통주 “조선시대 360여종”의 제조법.유래 등은 ‘전통주 전체’에서 한번에 확인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