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후발효
주발효가 끝나도 누룩 내부는 아직도 수분이 남아 있다. 발효실 온습도를 조절하여 10일 이상 후발효시켜야 한다. 후발효는 누룩을 건조하는 과정이다. 곰팡내가 제거되면서 주발효에서 분비된 각종 효소류가 고정된다. 전통 누룩은 주로 생전분을 사용하므로 익힌 전분 보다 고정이 잘 돼 오랫동안 역가가 잘 유지된다.
후발효시에는 자체 발열이 없으므로 전발효와 주발효 시보다 2~5℃ 정도 높여준다. 통풍이 안 되고 습도가 높으면 곰팡내가 제거되지 않는다.
아. 숙성 및 보관
후발효가 끝나면 숙성 및 보관하는데, 이것도 제조 과정의 한 공정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통풍되는 창고 등에서 서서히 건조시키는 공정이다. 가능하면 3개월 이상 하는게 좋다. 이 시기에 곰팡내를 제거한다. 본 연구에서 이 공정은 50일 정도에 그쳤다.
충분한 숙성을 거친 누룩은 나쁜 누룩 냄새가 없고 술 빚었을 때 향이 좋다. 숙성 과정에서 단백질 분해력이 상승해 페닐에틸알코올 같은 향기 성분이 좋은 고급 알코올을 많이 만들어내는 까닭이라고 설명하는 사람도 있다. 시판 누룩의 법정 유효기간은 6개월이지만, 잘 띄워진 누룩의 효소력은 1년 이상 유지된다.
자. 법제
술 빚기 전 3~4일간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밤낮으로 이슬을 맞히고 햇볕에 쬐는 것으로, 이 과정에서 나쁜 냄새가 더 제거된다. 이슬을 맞히지 못할 조건이면, 스프레이로 살짝 분무한다.
일반적으로 술 제조 시에는 효소류가 필요할 뿐 곰팡이의 분생자(포자)나 분생자병(포 자낭병), 균사 등은 필요하지 않고 오히려 술의 색이나 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법제 과정에서 이들이 제거된다.
차. 우수 누룩 선발
누룩이 완성되면 일단 육안으로 색, 향, 발효 정도를 검사하였다. 이후 각 누룩을 모두 동일한 방법으로 술을 빚고, 완성된 술의 기호도를 조사하여 우수한 누룩을 선정하였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총 5회를 실험하고 총 5개의 우수 누룩 술을 다시 조사하고 가장 우수한 누룩을 최종 선발하여 이 누룩의 제조 매뉴얼을 작성했다.
* 독특한 향기가 진하고 좋아야 한다. 메주 냄새가 나는 것은 실패한 누룩이다.
* 곰팡냄새가 없거나 아주 적어야 한다.
* 생밀 냄새가 나는 것은 주질에는 별 영향이 없으나 당화력은 약하다.
* 비린내는 큰 문제 없다.
* 외관이 황록색으로 잘 띄워졌어도 당화력은 약할 수 있어서 외관은 참고만 한다.
* 중요한 것은 누룩 내부이다. 잘라 보았을 때 흰색보다 담황색, 회황색을 띠고, 불균등하게 반점 혹은 환상을 띤 누룩이 좋다. 갈색을 띤다면 냄새로 판단하는데, 메주 냄새가 나면 실패한 누룩이다.
카. 우수 누룩의 이화학적 품질 특성
만족스러운 누룩 매뉴얼이 결정된 후 누룩의 역가와 누룩으로 빚은 술의 이화학적 분석을 하여 술 빚는 기초 자료로 활용하게 하였다.
* 전통주 “조선시대 360여종”의 제조법.유래 등은 ‘전통주 전체’에서 한번에 확인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