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밀가루
밀가루는 얼마 전까지는 가장 많이 사용 하였던 원료로서 분말상태로 되어 있어 그 처리가 비교적 어렵다. 밀가루에는 약 30~40% 물을 가해서 일명 “반죽기”로 과립화 시켜서 시루에 넣고 증숙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점은 수분이 균일하게 분산되어야 하고 과립의 입도가 고르게 처리해야 한다.
또 시루에 넣고 증숙할 때 물료의 성질상 부분적으로 설기 쉬운 문제점이 있었다. 시루에 안질 때는 균일한 증숙을 위해, 단번에 안치지 말고 회차법으로 한다. 즉 처음에 증기를 넣으면서 얇게 한층을 앉히고 김이 오르면 다시 한층을 얹히고 또 김이 오를 때까지 기다린다.
이렇게 몇회로 나누어서 앉히면 작업은 복잡하지만 원료가 설익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근래에는 연속 반죽기에 증기를 넣을 수 있게 해서 반죽과 증숙이 동시에 될 수있는 기계장치가 보급이 되어 있으나 수분의 불균일성 등이 지적 되고 있다.
2) 쌀
쌀은 보통 백반용(白飯用)으로 쓸 수 있는 정도의 품질이면 약.탁주용으로 충분하다. 쌀은 잘 씻어서 표면의 분질물과 이물질을 제거하고 8~18시간 침지한다. 침지시간은 수온이나 쌀의 품종에 따라 조정한다.
침지중 부패균 등이 증식해서 향미에 지장을 초래하는 수가 있으므로 침지수를 1~2회 갈아주거나 젖산이나 구연산을 점가해서 pH를 4.5이하로 해서 침지한다. 침지 후에는 2시간 이상 물 빼기를 하고 시루 또는 증미기에서 증숙한다.
증숙시간은 김이 충분히 오른 후부터 40분 정도로 하고 김을 막고 약 20~30분 방치해서 뜸을 들인다. 증미를 좀더 부드럽고 수분함량이 많으면 점성을 감소시켜 작업을 편리하게 할 목적으로 “수분 추가 2회 증숙법”을 택할 수도 있다.
즉 1차 증숙한 것을 퍼내서 물뿌리개 등으로 필요량의 물(원료의 5~10%)을 살수해서 시루에서 다시 증숙하는 방법이다. 또 이 방법의 약법으로 시루에 안질 때 회차법으로 앉히면서 필요량의 물을 뿌려주는 방법도 있다.
3) 누 룩
누룩은 술덧 숙성 중에 전분질을 분해하여 포도당으로 만들어주는 효소원(酵素源)이 되며 또 야생효모도 있으므로 종효모(種酵母)급원으로서 사용하며 주로 밀을 원료로 하여 만든다.
누룩 원료는 밀 외에도 보리겨.옥수수.귀리.쌀겨.싸라기 등을 적절히 혼합하여 만들기도 하지만 그 품질은 밀 단용으로 만든 누룩에 미치지 못한다. 누룩의 제조법은 다음과 같다.
원료 밀을 깨끗이 씻어서 충분히 말리고 곡립(穀植)이 5~6조각 될 정도로 조쇄(粗碎)한다. 여기서 대원료(對原料) 25~30% 정도의 물을 주고 잘 혼합해서 1~2시간 재워둔 후 수분이 균일하게 흡수되면 다양한 형태로 성형한다.
누룩의 크기는 건조제품으로서 0.8kg 또는 1.6kg 되도록 납작하게 만들어진 누룩틀에 천으로 싼 재료를 넣고 발로 눌러서 모양을 찍어낸다. 모양이 만들어진 것은 따뜻한 방에 볏짚을 깔고 그 위에 늘어 놓고 10여일 띄운다. 그 후 짚으로 묶어서 처마밑에 메달아 두면 후숙과 건조가 진행된다.
누룩의 품질은 쪼겠을때 속까지 담황색 또는 회백색을 띠는 곰땅이가 잘 번식되어 있고 특유의 향기가 있어야 좋은 것이며 부패취(腐敗臭)나 메주냄새가 나고 속이 갈색으로 되어 있는 것은 좋지 않다.
누룩에서는 Rhizopus, Aspergillus, Mucor sp. 등의 곰망이와 Saccharomyces 속의 효모와 고초균.젖산균 등이 생육하고 있다. 이들 미생물은 특별히 접종한 것이 아니며 원료나 제조과정에서 들어간 야생균들이다.
따라서 누룩의 제조지역이나 제조방법에 따라서 미생물상은 각기 달라질 수 있고 그로 말미암아 특색있는 누룩이 될 수가 있다. 또 같은 지역이라 할지라도 계절과 제조시기에 따라 미생물상에 차이가 있어 제조된 누룩의 특색이 달라진다.
또한, 제조시기에 따라 춘국(春麴, 음력 1~3월), 하국(夏麴, 음력 4~6월), 추국(秋麴, 음력 7~10월), 동국(冬麴, 음력 11~2월)으로 구별하기도 한다. 그러나 근자에는 누룩 제조시에 Asp. oryzae나 Asp. kawachii 배양물을 점가하여 만드는 경우를 볼 수 있다.
4) 용 수(用水)
일반적으로 수질이 주질(酒質)을 좌우하는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수질 중에서 발효에 직접 관계되는 물질은 물속에 있는 미량의 무기성분일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 술덧 속에는 다량의 원료가 들어있고 또 그 원료 속에서 용출되는 무기물은 원래 물속에 있는 것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고 있다. 따라서 용수의 질적인 문제는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
다만 음용상 양질이면 탁.약주 용수로서 충분한 것이다. 그러나 무기질 중에서 철분은 제품의 색상과 관계되므로 가급적 낮은 함량(0.02 ppm이하)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