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가요록(1449년경) 내 누룩 제조법 수록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조리서는 ‘산가요록’이다. 산가요록 내에서는 누룩에 관한 내용으로서 양국법(良麴法)과 조국법(造麴法)으로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양국법(良麴法)
삼복(三伏) 때 녹두를 타서 껍질을 벗기고 물에 담갔다가 찌면 떡 고물(떡 소)와 같다. 또 다른 방법 : 녹두를 타서 껍질을 벗겨 깨끗이 씻어 물에 담갔다가 멧들로 갈아도 된다. 두 방법 다 초복에는 기울(其火)1말에 녹두 1되, 중복에는 1말에 2되, 말복에는 1말에 3되를 섞어서 단단히 디디고, 도꼬마리 잎으로 두껍게 싸서 매달아 말린다. 누룩 틀이 크면 잘라서 두 조각으로 만들어도 된다. 녹두가 적으면 1말에 1되로 해도 된다.
조국법(造麴法)
삼복(三伏) 때 디디는 것이 좋다. 복 전날 저녁에 녹두를 깨끗이 씻어서 물에 담갔다가, 복날 건져내어 푹 찌고, 여뀌 잎과 연꽃을 같이 맷돌 위 에 놓고 즙을 취한 다음 기울과 녹두를 그 즙에 섞어 익혀서 찧어 둥글게 빚는다. 기울 1섬과 녹두 1말의 비율로 섞어 디디는데 단단 할수록 좋은 것이다. 연잎과 닥나무잎으로 싸서 띄운다. 21일이 지나면 곰팡이(黃毛)가 생기는데 햇볕에 말려 쓴다. 대개 술을 만드는 것은 누룩을 밤알만큼 부수어 햇볕에 3일간 말리고 물에 2일 동안 담그기를 반복한다. 술을 빚을 때는 아주 잘 말려서 빚어야 실수가 전혀 없다. 또 다른 방법 : 가을에 쓸 겉보리 1말을 깨끗이 씻어서 먼지나 돌이 하나도 없게 한다. 절구에 빻은 가루에 밀가루 1~2되를 물과 조금 섞어서 얇고 단단하게 누룩을 밟아 디 딘다. 연기에 쐬어서 띄우는 법은 복날 누룩 만드는 법과 같다. 술을 만들 때 가는 체로 쳐서 그 껍질을 걸러내고 빚어야 색이 희고 맛이 좋다.
2) 음식디미방 (1670~80) 내 누룩 제조법
누룩을 유월에 디디면(=밟으면) 좋고, 칠월 초순도 좋다. 더운 때 이면 마루방에 두 장(=두레)씩 포개 놓고 자주 서로 뒤집어 놓으며, 썩을까 싶거든 한두레씩 벽에 세워라. 기울 다섯 되에 물을 한 되씩 섞어 아주 많이 디디되, 비가오면 물에 데워 디뎌라. 날이 서늘하면 짚방석을 깔고 서너 장씩 포개 놓고 위 에도 짚방석을 덮어 두고 자주 뒤집어 썩지 않게 고루 띄워라. 띄운 후에 하루(정도) 볕을 쬐인 후(집 안으로) 들여 포개 두면 다시 잘 뜬다. 이 때 밤낮으로 이슬 맞히기를 여러 날 하되, 비가 올 것 같으면(집 안으로) 들여라. 봉상시 에서는 유월에 두 장씩 한데 매달아 띄우다가, 또 두 장씩 달아 말린다.
* 출처: 백두현, 음식디미방 주해(2006) 299p.
백미 서 말을 깨끗이 씻어 물에 하룻밤 재워 다시 씻어라. 곱게 가루를 내어 주먹 만큼 만들어 짚으로 싸고, 빈 돗자리에 담아 더운 방구들에 두고, 자주 뒤적여 누렇게 뜨면 좋다. 쓸 때에는 껍질을 벗기고 가루를 내어라. 처음에 만들 때 물을 많이 하면 썩어서 좋지 않다.
* 출처: 백두현, 음식디미방 주해(2006) 332p.
3) 증보산림 경제 (1766) 내의 누룩제조법
○ 누룩 만들기 에 좋은 일(造麴吉日)
(중략) 삼복 기간에 누룩을 만들면 벌레가 안 꾄다. 초복 이후가 가장 좋고, 중복 이후 말복 이전은 그 다음으로 좋다.(중략) 매달 초하루는 누룩을 만들기 좋은 날이다.
○ 누룩 만들기(造麴方): 일반적으로 술맛이 진하고 엷은가는 오로지 누룩을 잘 만들었는지 아닌지에 달려 있다. 밀(小麥)은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물에 일어 모래와 돌 및 물에 뜬 것들을 없애고 햇볕에 쬐어 말려 맷돌에 가는데, 그 비율은 밀 1말에 밀가루 2되를 얻는 것을 기준으로 삼아 누룩을 만든다. 먼저 녹두를 물에 담가 그 즙을 받고, 매운 여뀌를 가져다가 녹두 즙과 골고루 섞어 만든다. 해가 뜨기 전에 누룩을 반죽하는데, 단단하게 반죽하려면 그 날의 일손을 헤아려서 발로 밟아 누룩을 반죽하는 것이 좋지, 반죽하고 나서 하루를 묵혀 서는 안된다. 발로 밟을 때에는 아주 단단하게 디뎌야 하고, 뭉친 덩어리 마다 연잎 이나 도꼬마리 잎으로 꼭꼭 싸서 바람 들고 서늘한 곳에 매달았다가 10월에 갈무리 해 둔다. 일반적으로 누룩을 잘 만드는 비결은 오로지 되게 반죽하여 꼭꼭 밟는 데 달려 있다. 만약 되게 반죽하지 않으면 꼭꼭 밟으려고 해도 반죽물이 흘러나오고, 꼭꼭 밟지 않으면 누룩의 효능이 이내 없어져서 술밥을 삭이지 못한다.
○ 민간방법 : 누룩틀 안에 보자기를 깔고 또 보자기 안에 아주까리 잎을 깔고 나서 누룩을 넣고 반죽한다. 또 그 위에 잎을 깔고 바로 보자기를 덮어 발로 꼭꼭 밟는데, 반드시 누룩덩어리의 가운데가 오목한 모양이 되도록 밟아야한다. 그렇게 하지 않아 누룩덩어리 속이 두꺼워지면 물기가 모여서 누룩속이 거무스름하게 썩을수도 있다. 이와 달리, 마르지 않은 제비쑥을 가져다가 대청마루의 바람 없고 건조한 곳에 깔고 틀에 어낸 누룩을 쑥 위에 놓고 또 쑥으로 덮는다. 그 위에는 또 대등구미로 덮어둔다. 계속 5~6일 가량 덮어두어 그 위에 노란곰팡이가 앉게 되면 매달아 둔다.
○ 밀가루누룩 만들기 : 반드시 되게 반죽해야 하고 둥근 덩어리는 작으면서 납작해야 한다. 띄우는 것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 여뀌누룩 만들기 : 찹쌀을 여뀌즙에 하룻밤 담갔다가 건져내어 마른 밀가루와 골고루 섞고 나서 체에 받아 떠있는 밀가루를 버리고 종이 봉지에 담아 바람 드나드는 곳에 걸어둔다. 한여름에 누룩을 만들고 두 달 지나면 쓸 수 있다. 이것으로 술을 빚으면 술이 아주 진하다.
○ 쌀누룩 만들기 (造米麴法): 정월 초하루에 쌀이나 찹쌀을 물에 담가 가루로 만들고 조금 찐 뒤에 발로 밟아 누룩을 만들어 솔잎으로 덮어 띄운다. 쌀 1말을 빚을 때마다 누룩가루 2되를 넣으면 술이 독하다.
○ 가을보리도 누룩을 만들지만 술맛이 좋지 않다.
(이하생략)
* 출처 : 고농서국역총서 5 증보산림경제 II 유중림, 251p., 농촌진흥청(2003) -
4) 임원십육지 (1827년경) 내의 누룩제조법
※ 치국법 : 누룩을 다스리는 법
누룩을 밤알 크기로 부수고, 3일 동안 햇볕에 말린 후, 밤에는 이슬을 맞혀서 빚는다. 사용하는 항아리는 물을 3일 동안 가득 담았다가 버리고, 완전히 말린 후 연기로 그을려서 사용한다. 염인, 임신부, 상중인 사람, 승려가 가까이 있으면 안된다.
-삼산방-
* 출처 : 서유구 지음, 이효지 등 편역, 임원십육지(정조지), 교문사, 4~5, 331p. -
5)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1924년경) 내의 누룩제조법
(중략) 술의 좋고 나쁨은 누룩이 정결하고 물이 깨끗한 데 있고 누룩이 제일 요긴할 약이 된다. 한결같이 흰 누룩 한 장과 찹쌀가루 한 말(18L) 에 물 치고 반죽하여 마르고 축축한 것을 고르게 하여 체에 쳐서 밟아서 떡처럼 만들어 종이에 싸서 바람부는곳에 달았다가 50일 만에 내려서 낮에는 볕을 쬐이고 밤에는 이슬 맞혀서 한결같이 쌀 한 말에 이 누룩 열 냥(37.5g)을 넣고 술을 빚을 때 춥고 더움을 잘 맞추어야 한다. (중략)
술 담글때 알아둘 일
먼저 누룩을 부스러뜨려 밤알만큼씩 만들어 볕에 여러 날 쬐 인다. 밤에는 이슬을 맞히고 잘 구워진 독에 물에 담근지 사흘 만에 깨끗이 씻고 볏짚에 불을 붙여 그 연기로 말리고 담글 때 부정한 사람과 몹쓸 병든 사람과 임신한 부인과 효자와 중을 모두 기피 한다. 만일 콩나물을 기르거든 술독을 한 방에 놓지 말아야 하며 술은 관계치 않으나 콩나물이 흠뻑 썩게 된다.
* 출처: 이용기 지음, 옛음식 연구회 편역,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궁중음식 연구원,7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