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주 디자인 현황
디자인에는 100점이 없다. 생산자, 판매자, 유통업자, 소비자 등 여러 사람의 요구와 취향을 만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박스포장 하나에도 해결해야할 무수한 문제와 달성해야할 여러 목표가 존재한다.
제작비가 저렴하면서도 소비자가 선호하는 디자인이어야 하고 제품의 성격이 잘 표현되면서 눈에 뜨이는 포장디자인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우선순위를 정하여, 그 순서에 따라 하나씩 해결함으로써 좀 더 나은 디자인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잘못된 디자인 중 흔히 발견하는 사례로는, 중요한 것이 너무 많아서 모두 다 강조하려고 하다가 반대로 하나도 보여주지 못하는 복잡한 디자인에서 발견된다. 최근 전통주시장은 화려하고 특이한 형태의 용기와 과도한 포장디자인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또한 하나의 제품에만 주력하여 브랜드 이미지를 정착시킨 다음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대하여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통합된 브랜드 보다는 각각의 제품의 특성(재료나 점가물, 향 중심)을 강조하는 쪽으로 포장디자인이 개발되고 있다.
예를 들면 동일한 브랜드 내의 제품임에도 복분자주는 복분자의 특성을 살려 용기와 라벨 디자인을 하고, 막걸리는 재료의 속성을 살려 전혀 다른 형태와 색상, 디자인으로 제품디자인을 개발하게 되는 것이다.
이릴 경우 소비자는 두 제품이 같은 회사에서 생산되었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게 되며, 각각의 제품을 영세한 사업자에서 내놓은 제품이라 생각하기 쉬워 제품에 대한 신뢰도나 기대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것은 술의 명가라든가, 장인정신과 같은 조직의 강점을 내세우는데 불리할 뿐 아니라 전문성이 낮아 보인다는 단점이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 일본 전통주 디자인
일본의 전통주 포장디자인은 과거 지금의 우리나라처럼 특이한 형태와 부가요소를 활용한 복잡한 디자인이 많은 편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일본의 전통주 시장은 간소한 형태와 심플한 디자인 요소로 차별화된 디자인 전략을 취하는 쪽으로 방향이 전환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디자인을 단순히 벤치마킹하여 사용할 경우, 국내의 술 문화와 어울리지 않을 수 있으며 술의 종류와 맛에 따라 어떠한 장소에서 어떤 음식과 함께 술을 마시게 될 것인지 고려하지 않은 디자인이 나을 수 있다.
조용한 곳에서 대화를 나누며 마시는 술과, 시끄러운 고깃집에서 여러 사람과 어울리며 마시는 술이 다르며, 선호하는 디자인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용기가 투명하여 술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을 수도 있으며, 반투명하여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것이 좋을 수도 있으니 제조한 술의 맛과 어울리는 음식, 도수와 가격 등을 고려하여 디자인을 선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