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음식은 어디서 왔는가
내 덕행으로 받기가 부끄럽네
마음의 온갖 욕심을 버리고
육신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도업(道業)을 이루고자 이 공양을 받습니다
* 발우공양 할 때 외우는 ‘오관게’
출가 수행자는 많은 것을 가질 수 없다. 무소유(無所有)의 수행 생활에서 그나마 허락된 것은 몸을 가릴 옷 세벌과 밥을 얻어먹을 그릇 한 벌이다.
이를 삼의일발(三衣一鉢)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뒷날 북방 불교에 와서는 스승이 남긴 옷과 발우를 물려받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뜻을 지니게 되었다.
스승이 가지신 모든 것인 옷과 그릇을 물려받음으로써 스승이 이룩한 정신세계를 모두 이어받는다는 상징적인 의미로 발우를 전승해온 것이다.
♣ “네 이놈! 밥값 내놓아라!”
해인사 대중스님들이 참선을 하다가 졸기라도 하면 어김없이 성철스님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시주의 큰 은혜로 밥을 먹는 수행자가 어찌 수행에 게으름을 피우느냐는 스님의 호령은 가야산 계곡을 찌렁찌렁 울렸다.
8년간 눕지 않고 오직 앉아서 참선한 장좌불와(長坐不臥) 수행과 사람들이 하도 찾아오니까 철조망으로 막은 일, 삼천배를 해야 겨우 만날 수 있었던 일 등 무궁무진한 일화를 남겼다.
한국불교계의 가장 명예롭고 높은 자리인 종정으로 추대된 때에도 절 문을 나서지 않고 ‘산은 산, 물은 물’이라는 글 한 쪽만 보내 명예와 권세에 집착하는 세상에 경종을 울렸다.
* 성철스님 (性徹, 1912-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