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대륙의 동북쪽에서 중국과 일본 사이에 위치한 한반도는 오랜 옛날부터 독자적인 언어와 문화를 가꾸어 오면서 이웃 중국 문명과 교류하고 일본 고대문화 형성에 큰 영향을 주었다. 불교의 전래와 수용은 한국 문명사의 가장 큰 사건이다.
삼국시대인 서기 372년 고구려에 불교가 공식적으로 전래된 이래 백제와 신라도 경쟁적으로 불교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며 생활과 사상, 문화와 예술 전분야에 걸쳐 큰 영향을 받았다.
위로는 국가와 왕족이 숭앙하는 종교로서 화려하고 정교한 문화유산을 남겼고 아래로는 가장 낮은 백성들의 삶과 호흡하면서 생활문화의 기초를 쌓아왔다.
현재 남한의 5천만 인구 가운데 1천만 명이 넘는 불교 인구는 단일종교로는 최대 규모이며 국가지정문화재로 보호하는 대상 중의 60% 이상이 불교문화재로서 문화의 창조에 크게 기여해왔다.
그 결과 신라의 예술혼이 담긴 석굴암과 불국사, 고려 인쇄문화의 정수 해인사 장경판전, 수많은 불교문화재가 산재한 경주역사유적지구 등 불교 유적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1,700여 년의 세월 동안 쌓아온 불교 정신과 문화는 한국인의 삶과 정서, 그리고 감성 안에서 민족문화의 원형으로 실재하며 문화의 주인이 되고 뿌리가 되고 있다.
새 생명이 태어나고 자라나 살아간 뒤 죽음에 이르기까지 삶의 전 과정은 불교를 떠나서 성립할 수 없으며, 일하고 즐기며 맛있게 먹는 모든 삶의 방식은 불교와 깊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있는 생활 문화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