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많은 스님이 모였다. 세속의 시선으로 보면 친정 모임과도 같은 행사이니, 재를 주관하는 직지사에서는 예에 어긋나지 않으려 공양을 준비하는 보살들에게 이런저런 당부와 수고를 치하한다.
공양주들은 재를 마치면 바로 공양이 가능하도록 분주하다. 조식 공양으로 흑임자죽이 공양 되었기에 점심 공양에는 든든히 속을 채우고 먼 길 돌아가시는 걸음이 안일하길 기원한다.
스님을 위한 최고의 공양은 버섯이다. 때마침 기일이 가을이라 송이버섯, 능이버섯, 표고버섯, 느타리버섯, 팽이버섯, 새송이버섯 등 버섯으로 국을 끓이고 튀김을 하며 볶음을 한다.
사찰음식의 단백질 급원인 두부조림과 정화淨化를 상징하는 연근조림도 공양되었다. 사찰음식의 주요 메뉴가 망라된 느낌이나 공양상은 의외로 조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