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산대사의 기일이 다가오자 전국에 흩어진 스님들이 먼 길을 가르며 직지사로 속속 도착하였다. 사찰의 재는 오전에 모시므로 원거리의 스님들은 전날 도착하고 근거리의 스님들은 당일 아침 일찍 도착하여 도반 간 안부를 묻고 안부를 전한다.
재례는 직지사 설법전에서 열반 86주기 추모다례로 시작된다. 다례는 설법전의 정면에 모신 부처님의 단상에 올리고 후면에는 제산 스님의 추모 단상이 차려졌다. 선승의 기일은 엄숙하였다.
부처님단에 공양된 꽃과 과일, 차와 떡, 다과와 각색 나물이 정갈하게 고임되어 공양되었다. 제산스님 영가를 위한 염문과 축원을 마친 스님들이 돌아갈 길을 서두르며 점심 공양을 위해 공양간으로 모여들었다.
만사를 마다하고 은사의 기일에 참석한 도반스님들을 위해 공양간의 하루는 분주하다. 기일에 참석한 도반 스님들은 재齋를주관하는 직지사가 부담되지 않게 기일 전 미리 십시일반으로 공양금을 보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