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사 승가대학을 이끌어 오신 회주 명성스님의 공양에는 항상 생된장과 고추장, 통깨가루와 고춧가루를 약간 넣은 간장을 함께 올린다.
메주콩이나 연한 미역을 볶아, 공양 하루 전 간장에 담가 두었다가 공양에 올리기도 하였는데, 회주스님은 평생 된장과 고추장, 간장을 공양에 함께 하였다. 하지만 세상이 변하면 문화도 변할 수밖에 없다. 수행자들의 사찰음식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더욱이 사찰에서 수행하고자 하는 수행자들도 사회 인구의 격감으로 줄어들고 있어, 운문사 공양의 기본인 자급자족의 생산체계가 변화에 직면하였다. 사찰을 유지할 울력을 수행자가 담당하기에는 수행자 수가 턱없이 부족해진 것이다.
울력의 소임도 가치 있는 수행이지만 경전의 정진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울력에 대한 가치와 시간 활용에 대한 현대적 개념을 도입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랫동안 수행의 한 방편으로 사찰음식을 준비하고. 식량을 자급자족하며 도량을 유지해온 운문사는 ‘사회의 변화’와 ‘신세대 수행자의 변화’라는 두 가지 화두를 사찰음식 문화로 제시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