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음식에 대해 주지스님은 “요즈음 사찰음식의 공양을 공양주가 하니, 옛날 스님들이 모여 하던 방식의 음식들은 대부분 사라져 간다”고 하였다. 된장국을 끓이는 방식도 옛날에는 먼저 생된장을 뜨거운 가마솥에 기름도 없이 볶다가, 된장이 눌러 붙으면 물을 부으면서 된장국을 끓였다.
그러면 된장국이 더 구수해진다고. 죽순도 된장에 삶아 먼저 죽순의 아린 맛을 다 제거 하였는데, “이때 된장의 짠맛이 죽순에 배어 그냥 먹을수도 있고, 오래 보관하면서 먹을 수도 있어 좋았다”고 하였다. 맛을 떠나 된장 하나면 공양은 문제가 없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주지스님은 “익숙한 음식이 맛있는 것이지, 별것 있느냐”며 음식문화가 본질적으로 익숙함에 근거하고 있음을 간파하였다. 스님은 차를 한잔 건네면서, 불자는 공양에 큰 의미를 두지 않으니, 그저 그 또한 인연으로 연기됨을 설명하였다.
『법구경』에 의하면 ‘감각적 욕망을 억제하지 않고 먹고 마시는 문제에 절제가 없는 사람은 악에 쉽게 정복당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맛은 수행을 방해한다. 맛에 대한 절제가 성불을 이루고 중생을 구제할 수 있는 길이라고 하였다.
본질을 이해하고 본질을 살리는 음식, 그것이 사찰음식이다. 사찰음식은 자연음식이라 봄에는 기氣가 돋아나는 성질의 음식을 공양하고. 여름에는 기를 식히는 성질의 음식을 공양하며, 가을에는 기를 보양하는 음식을, 겨울에는 기를 따뜻하게 데우는 성질의 음식을 공양한다.
음식을 받는 우리 몸의 본질을 이해하고 자연의 순리에 따르도록 한다.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는 사찰음식은 치유의 음식이며 선禪의 음식인 것이다. 특히 동아는 사찰음식에서 나물, 국, 조림, 전등 심지어 만두피로도 애용하는 식품이다.
공양간 식품창고에 있는 동아도 사찰 경내에 심어 수확한 것이라 하였다. 다식茶食으로도 동아정과는 우리나라 고조리서古調理書에 많이 나와 있을 만큼, 역사가 오래된 전통음식이다.
주지스님은 “동아의 본질이 수분이 많아 물을 넣지 않고 조청과 생강을 넣어 졸여야 제대로 된 정과를 만들 수 있다”며 “식품의 성질을 알고 식품을 살리는 음식이 몸을 살리는 진정한 음식이 된다”고 하였다. 동아의 예를 통해 약식藥食의 원리가 사찰음식의 또 다른 음식문화임을 일깨워주었다.
♣ 봉정사 사찰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