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정사 앞마당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곳이 극락전으로 현존하는 우리나라 목조건물 중 가장 오래되 었다. 뿐만 아니라 대웅전은 못 하나 없이 나무만으로 이은 처마가 두드러진다.
그리고 봉정사 담벼락에서 계단 하나를 사이에 두고 100m 거리의 고즈넉하게 떨어진 부속암자인 영산암은 봉정사를 방문하는 많은 이들이 봉정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로 손꼽고 있다. 특히 영산암의 입구인 우화루雨花樓의 건축양식과 ‘ㅁ’자형의 암자마당은 선원禪院적 정서를 듬뿍 담아낸다.
이런 연유로 봉정사 템플스테이를 체험하고자 하는 대증들의 수요가 증가하여, 2016년 11월 중창불사 4년만에 드디어 템플스테이 체험관이 준공되 었다. 체험관과 더불어 설법 전, 공양간, 해우소 등도 낙성식을 거행하여 사찰을 방문하는 대중들의 공양에 불편을 해소하고자 하였다.
공양간을 책임지고 관리하던 공양주들은 그동안 기다린 새 공양간이 반갑다. 공양간 앞 식품창고에는 가을에 수확한 동아와 늙은 호박이 가득 쌓여 있다. 늙은 호박은 사부대중들의 공양거리가 될 것이고. 동아는 국으로 나물로 공양될 것이다.
공양간 뒷문 쪽 산자락 입구에는 토굴을 만들어 각종 생채며 김칫독을 저장하고 있다. 저장고 앞 한쪽에 굴뚝이 달린 가마솥 서너 개가 펼쳐져 있다. 오늘처럼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공양을 할 때, 그 가마솥에는 가득 음식이 담긴다.
이미 가마솥에는 낙성식에 참석한 신도들을 위해 천등산에서 채집한 송이로 끓인 송이국이 맑은 연기를 뿜으며 끓고 있다. 공양간 입구에는 사찰의 공양간 어디에서나 있음직한 공양발원문이 걸려 있다.
공양간 낙성식에 참여한 신도들은 발원문을 마음으로 읽고 합장과 함께 비빔밥과 송잇국을 공양 받았다. 공양간에 이어 설법전에서도 내빈들을 위한 발우공양이 준비되었다. 봉정사가 고운사의 말사인지라, 고운사 말사 봉서사의 성민스님이 내빈들의 공양을 준비하였다.
산초두부구이간장절임, 재피무말랭이무침, 우엉튀김무침, 방풍나물무침, 고수겉절이, 오이더덕겨자무침, 들깨부각, 무시래기무침, 마씨무침, 재피장떡, 마파래전. 동아나물과 김장아찌 등과 송잇국이 함께 공양되었다.
사찰에서 음식을 공양한다는 것은 ‘삼시게三匙偈1)에서 불도佛道를 이루는 길이라 하였듯이, ‘발우에 담긴 음식’은 불도의 근본정신을 상기하는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 내빈들을 위한 좌식상차림 옆 한 벽면에 음식을 담은 발우가 진열되어 공양의 경건함을 상기시켰다.
♣ 낙성식에 참여한 신도들을 위한 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