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정사가 국화차로 유명하게 된 것은 돈수스님과의 인연으로 봉정사 지조암에 주석하신 돈수스님은 차를 즐겨, 직접 사찰에서 차를 만들어 드셨다.
당시 녹차를 즐겨 드신 돈수스님은 녹차 과음으로 수전증이 와서 마음 껏 마실 수 있는 차를 개발하였는데, 그 차가 국화차이다. 돈수스님의 국화차 개발은 독성이 약한 토종 국화를 찾는 것에서부터 여러 시행착오를 거쳤다.
그 결과 현재 봉정사가 토종 국화를 재배하기에 매우 적합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국화차가 알려지면서 스님은 지역민의 삶에 보탬이 되고자 지역영농조합에 국화차 제조법을 전수하였고, 마을에서도 본격적으로 국화차 생산을 도모하면서 소득증대에 기여하게 되었다.
사찰에서는 템플스테이에서 차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국화차를 널리 소개하였고, 그것이 유명해지면서 오늘날 ‘봉정사 국화차’는 고유명사가 되었다. 봉정사 국화차는 안동의 간고등어와 헛제사밥과 더불어 대표적인 안동음식 문화가 되었다.
봉정사와 국화차의 인연을 알아보기 위해 봉정사 주지 자현스님을 찾았다. 국화는 물빠짐이 잘되는 사질 토양에서 잘 자라고 국화꽃이 한창 피는 늦가을에 냉기가 일찍 찾아오면 냉해를 입어 품질이 떨어진다며 국화의 성품을 먼저 설명하였다.
최근에는 “마을에서도 국화를 계속 연작을 해서 토질이 나빠졌고 특히 올해는 국화가 흉작인 것 같다”며 염려하였다. 그리고 “이제는 사찰의 힘이 아니더라도 마을에서 국화차를 특화하여 충분히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체제가 갖춰졌으니, 마을 일은 관여하지 않고 봉정사에서는 스님들이 드실 최소한의 국화차만 제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지 자현스님은 국화차를 만들 때 주의해야 할 점이 대부분의 화차花茶가 그렇듯이 국화의 독성을 제거하는 일이라고 하였다. 끓는 물에 “5년 이상 간수를 뺀 천일염과 대추만 넣고 데쳐도 독성이 중화된다”고 하였다.
이어 “데쳐낸 국화꽃은 꽃모양이 찌그러지지 않게 툴툴 털어, 무명천 위에 잎을 살려 모양을 다듬어 놓고 따뜻한 방에서 3일정도 말리고 한달정도 숙성 시켜야 전통 국화차가 완성된다”고 하였다.
주지스님은 “차를 한지 25여 년이 되어 가는데 좋은 차는 녹차든 발효차든 90도 이상의 물에 우려도 떫은 맛이 나거나 향이나 맛의 흐트러짐이 없어야 한다”며 “현재 80도에서 우려 60도로 마시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 하였다.
그리고 일본차는 드시지 않는다고 하였는데, 그 이유는 “일본차가 가향, 가미한 인공차茶이므로 차의 기운을 방해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차도 음식도 ‘조도助道’인지라 가려야 함을 설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