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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9.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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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구절초차(茶)

흔히 꽃을 생각하면 봄에 피어나는 많은 꽃들올 떠올린다. 하지만 한여름의 더위를 잊게 하는 봉숭아, 채송화, 백일홍도 뜨거운 햇살 아래 피어나서, 눈길을 돌려 보는 이의 마음을 예쁘게 한다. 특히 담장가 마당 한모퉁이에 탐스고 크게 피어난 수국은 뜨거운 햇볕을 견더내면서 여름내내 피어나 가을까지 빛바래 가는 자신을 갈무리하여 시드는 꽃송이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가을이 오면 선선한 바람이 나무 끝을 스치고 들판을 지난다. 파란 하늘도 점점 깊어지고 단풍이 곱게 물들 때 고추잠자리가 하늘을 날고 가을 들꽃들이 여기저기 피어난다. 강둑 개천가나 가로수 길을 따라 하늘거 리며 무리지어 핀 코스모스도 아름답고, 또 가을이 깊어갈수록 곳곳에 피어나는 국화는 그 향기와 멋을 더해 간다.

이때 산길을 따라 걷다 보면 노란 들국화가 작은 꽃송이로 무리지어 피어 보라색 쏙부쟁이도 수줍은 듯웃고 있다. 가을은 투명 한 하늘과 맑은 공기 속에 들국화의 향기를 가슴속 깊이 마실 수 있는 계절이다.

보광사 보명 스님
<보광사 보명 스님>

♣ 순백이 아름다운 구절초

누가 나에게 가을꽃의 아름다움을 묻는다면 나는 가장먼저 ‘구절초 꽃을 이야기할 것이다. 가을에 피는 꽃은 왠지 모를 슬픔을 머금은 듯하다.

가을바람 따라 한여름의 짙은 녹색을 버리고 붉게 물드는 단풍곁에 어느새 피어나,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파란 호수 같은 하늘을 마주하고 흘러가는 구름에 손짓하듯 찬바람에 하늘거리며 핀 가을꽃은 향기마저 숨을 멈추게 한다. 그 가을 따라 산길을 걷다 보면 붉은 듯 하얗게 피어 있는 구절초 꽃이 아름답다.

어찌 그리 맑고 투명할까? 가을하늘은 맑고 푸르러서 마음을 텅 비게 한다. 그 텅 빈마음으로 구절초 꽃을 보면 시린 마음에 이슬이 맺힌다. 구절초 꽃의 꽃말은 ‘어머니의 사랑이다. 구절초 꽃의순백은 고상하고 우아하며 순수한 이 땅의 애처로운 어머니의 마음을 담고 있다.

내 어렸을적 어머니는 어디서 뜯어 오셨는지 하얗게 꽃이 핀 구절초를 뿌리째 뜯어다, 다른 약초들과 함께 그늘에 걸어 말려 두셨다. 그리고 어딘가 아픔이 있을 때는치유의 약으로 달여 쓰셨다.구절초는음력 9월 9일에 꺾어 모아야 약성이 좋다고 한다. 그래서 ‘구절초’라고 불린다.

이때 채집한 것을 그늘에서 말려 차로 마시면 좋다. 구절초를 달여서 이틀 정도만 복용해도 부인병에 좋고, 또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고 한다.

가을에 막 피어난 구절초 꽃을 따기에는 마음이 애처롭지만 하얗게 핀 구절초 꽃을 따서 그늘에서 정성껏 말린것을 잘 보관했다가 따뜻한 물에 구절초 차로 우려내 마시면, 구절초 향기와 꽃을 오래도록 감상할 수 있어 차 마시는 시간 또한 행복하다. 말릴 때 끓는 물의 김으로 살짝쪄서 말리거나 팬에 한지를 깔고 가볍게 볶듯 건조시켜도 된다.

구절초
<구절초>

♣ 가을 하늘을 닮은 꽃

문득 가을이 기다려지는 것은 한여름의 무더위가 빨리 지나가고 청명하고 상쾌한 가을을 맞고 싶은 마음이기도 하지만, 구절초 꽃이 그리워서이기도 하다. 보광사 도랑 곳곳에 구절초 꽃을 옮겨 심어 놓아도 산기슭에 외로이 핀 구절초 꽃에 더 마음이 간다.

가을이면 ‘구절초 꽃 축제’를 하는 사찰도 있으니 어지간히 사람들 마음에 구절초가 자리 잡은 듯하다. 우리 마음은 무엇을 보느냐 무엇을 듣느냐에 따라 변화한다.

아름다운 것도 보고 좋은 소리를 들으면 그만큼 마음도 따라 편안해진다. 가을, 맑은 하늘 아래 청초하게 핀 구절초 꽃을 보면서 차를 마시노라면 그만큼 우리의 마음도 텅 비어 가리라. 범능 스님이 부른 ‘구절초 꽃’ 노래가 애처로이 마음에 와닿는다.

구절초차(茶) 만드는법
♣ 구절초차(茶) 만드는법

1. 구절초 꽃봉오리를 하나씩 따서 그늘에 잘 말린다.

2. 살짝 김에 쪄서 말리거나 팬에 덖어 건조시킨다.

3. 말린 구절초 꽃 1~2개를 다기에 넣고 80~90도의 뜨거운 물을 부어 1~2분 정도 우려내면 좋은 구절초 차가 된다.

♣ 보광사 보명 스님

울진 불영사로 출가했으며 현재는 경주 보광사에서 살고 있다. 사찰 주변의 야생 들꽃을 소재로 들꽃차 를 만들어 <산사의 들꽃 이야기> 책을 펴낸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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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출처 •대한불교조계종 •동국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이심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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