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에서 국수는 특별식이라 할 수 있다. 국수는 사찰에서 울력이 있거나 공부를 하지 않는 날, 특별한 날에 국수를 먹을 수 있어 스님들이 국수를 좋아하신다. 평소 밥을 조금 드시는 스님들도 국수는 많이 드셔 허리끈 풀어놓고 즐겨 드신다고 한다.
사찰에서는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만약 누가 ‘스님, 죽 끓여 드릴까요?’ 하면 아무도 대답을 안 하지만, ‘스님, 국수 삶아 드릴까요?’ 하면 백이면 백사람 모두 대답을 한다하여 그만큼 스님들에게 국수는 최고의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점심에 국수 먹은 날은 오후에 절을 하면 안되는데, 이는 국수를 너무 많이 먹어 절 하려 허리를 숙이다 국수가 넘어 올수도 있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그만큼 국수에 대한 스님들의 애정이 크다 할 수 있다.
또한 사찰에서 국수가 특별식인 이유는 반죽을 하여 면을 삶는데 일손이 많이 필요하고 금방 퍼지기 때문에 대중이 모여 사는 곳인 사찰에서는 자주 해먹기가 어려운 음식이다. 영선사에 여덟 분의 스님이 계실 때, 여덟 분의 국수를 대접하기에도 많은 인원이라 영선사 가마솥에 여러 명이서 같이 면을 삶았다고 한다.
사찰에서 국수는 특별식이면서 구황음식이기도 했다. 예전에는 밀가루가 귀해 사찰 국수에서 면은 조금 밖에 넣을 수 없었다. 국수를 끓일 때 남은 밥이나 겨울 같은 경우 떡국 떡을 넣어 양을 늘려서 국수를 건져 먹는 맛이 있었다. 옥수수를 짓찧어 수제비처럼 넣어 끓이기도 하였다.
물국수는 정해진 양을 삶고 있다고 하더라도 누군가 오면 물을 부어 양을 늘릴 수 있어 함께 나누어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과의 정을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예전의 밀가루는 밀가루 냄새가 나지 않아 고소한 맛과 담백한 맛을 즐겼다.
사찰에서의 국수는 여름 음식으로 스님들이 감기로 몸이 지끈할 때 뜨끈뜨끈하게 해서 드시곤 한다. 스님들은 가을이 되어 찬바람 불고 백중을 새고 나면 밀가루 음식은 드시지 않는데, 이는 밀가루 냄새가 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되면 스님들은 밀가루 음식을 다시 먹기 시작한다.
사찰에는 다양한 국수가 전례되고 있다. 다시마, 무, 버섯 등을 이용해 채수를 만들어 채수에 김치를 썰어 넣기도 하고, 희나리 고춧가루를 넣어 국수를 끓여 먹기도 하였다. 또는 남은 아욱국에 국수를 넣어 끓여 먹기도 했다. 송이가 제철일 때는 송이 장아찌를 담아 놓았다가 국수를 삶아 그릇에 채수를 부은 후 송이 장아찌 국물을 넣어 먹으면 일품이다.
특히 노스님들이 송이장아찌 국물 국수를 좋아하신다. 영선사에서는 특별한 국수 고명은 없고, 올린다 하면 채수에 넣은 표고버섯과 다시마를 채를 썰어 올려주곤 한다. 사찰국수에서 고명이 많지 않은 이유는 국수를 먹을 때는 숨을 쉬지 말고 먹어야 하고, 담백한 맛을 즐기기 때문에 위에 많은 고명 올리지 않는다.
심층면접 조사 대상 사찰은 <표 14>과 같고, 지역별 사찰 대표 국수 조리법을 정리하였다. 조사된 사찰대표 국수는 23개였다. 사찰 대표 국수로는 버섯비빔국수, 제피국수, 과일콩국수, 비빔국수, 고추간장국수, 제물국수, 쑥콩국수, 콩칼국수, 종이장수제비, 송이버섯칼국수, 잔치국수, 연잎과일국수, 보리등겨수제비, 연꽃칼국수, 김치국수, 느타리버섯물국수, 열무김치국수, 동치미국수, 매생이국수, 팥칼국수, 열무물국수이다.
사찰음식은 우리나라 전통음식으로 향토음식이라 할 수 있다. 사찰에서도 일반 민가에서 즐겨 먹는 잔치국수, 비빔국수, 열무비빔국수, 팥칼국수, 콩국수 등이 조사되었다.
사찰에는 과일과 버섯이 항상 풍성하게 준비되어 있어 이를 활용한 과일콩국수, 버섯비빔국수 등이 있었고, 제피, 연꽃, 연잎 등 독특한 식재료를 활용한 제피비빔국수, 연꽃칼국수, 연잎과일국수 등 독창적인 사찰 국수류를 개발 보유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