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라
조석 수라상에는 흰 수라(白飯)와 팥 수라(紅飯) 두 가지를 기본으로 올린다.30) 팥수라는 쌀과 팥을 한데 넣고 짓지 않고 팥을 삶은 물만 넣고 지어 붉은 빛이 난다. 이밖에 오곡수라는 맵쌀, 찹쌀, 차조, 콩, 팥을 섞어 짓는데 대보름의 절식이다.
골동반(骨董飯)은 비빔밥을 말하며,흰밥에 나물과 볶은 고기를 넣어 비벼서 대접에 담고 위에 알지단, 생선전, 튀각 등을 얹는다. 일반의 비빔밥과는 달리 고추장은 넣지 않는다.
♣ 죽.미음.응이
궁중의 죽은 곡물과 종실류를 곱게 갈아서 만든 무리죽의 종류가 많고 쇠장국죽과 전복죽도 있다. 미음은 삼합미음, 조미음, 속미음, 차조미음 등이 있고 응이는 율무응이, 녹말응이, 오미자응이 등이 있다.
♣ 국수와 만두
궁중에서 만드는 국수와 만두는 밀가루보다 주로 메밀을 이용하여 만들었다. 국수의 종류로는 냉면, 국수비빔, 면신선로, 온면, 난면 등이 있고, 만두는 장국만두, 꿩고기로 소를 넣는 생치만두, 여름 만두인 편수, 생선살로 만든 준치만두, 동아의 껍질을 이용한 동아만두 등 재료와 조리방법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다.
* 자료 : 한희순 . 황혜성 . 이혜경,『이조궁중요리총고』 학총사, 1957.
* 30) 수라는 예부터 쌀밥과 팥밥 두 그릇을 같이 놓는 것이 궁중풍속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고종과 순종께서는 팥수라는 뚜껑도 안 열어보셨고 윤비는 팥수라를 좋아하셨지만 나이가 드신 후에는 흰밥만을 드셨다. 수라는 화로에 숯불(白炭)을 담아놓고 새옹이 라 하는 곱돌솥에 꼭 두 그릇 씩만 지었다.
이름난 지방의 진상된 쌀로 지어서 밥 끓는 냄새가 마치 잣죽 끓이는 냄새 같이 고소했다. 팥수라는 팥 건데기만 빼고 그 즙만 가지고 물들여 고운 분홍빛이 도는 밥이었다. 팥 건데기를 쓰지 않는 것은 꺼칠꺼칠한 것이 입안에 닿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배려였다.(김명길, 앞의 책, 9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