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궁중의 주방
임금의 수라와 궁중의 잔치 음식을 준비하던 궁중의 부엌을 소주방(燒廚房)이라고한다. 소주방은 내소주방과 외소주방, 생물방(생과방)으로 나뉜다.
내소주방은 왕과 왕비의 평상시 조석 수라상과 낮것의 주식에 올리는 각종 찬품을 만드는 곳, 외소주방은 주로 궁중의 크고 작은 잔치, 차례, 고사 때 필요한 음식을 만드는 곳이며 생과방은 평상시 조석 식사인 수라 이외에 후식에 속하는 떡, 생과, 숙실과, 차, 조과, 화채, 죽 등을 만드는 곳이다.
소주방은 화재의 염려가 있으므로 대전, 왕미전, 세자궁 등 침전에서 떨어진 곳에 배치하였다. 침전 가까이에는 퇴선간(退膳間)이 있어 그 곳에서는 밥을 짓고 소주방에서 만들어내온 음식중에 국이나 구이를 다시 데워 상을 차리는 중간 부엌의 역할을 하였다.
또한 상을 차릴때 필요한 그릇, 화로, 상 등을 관장하였다. 궁중의 연회 때에는 많은 음식올 장만하기 때문에 임시로 가가(假家)를 지어 주방을 설치하는데, 이를 숙설소(熟設所)라고 한다. 숙설소에는 40~50명의 숙수가 배치되어 잔치음식을 담당하였다.
♣ 궁중의 전문조리사 숙수
대전, 왕비전, 세자궁, 문소전(태조의 사당) 등의 수라간에서 복무하는 노비를 궐내각차비(闕內各差備)라 불렀는데、이들은 세습적으로 조리를 직업으로 하는 전문가들이었다. 이들은 사옹원 차미노, 시용원 숙수(熟手), 숙수노(熟手奴) 등으로 불렸다.
『경국대전(經國大典)』에 의하면 궐내각차비는 문소전, 대전, 왕미진, 세자궁에 모두 16가지 직종, 354명이 소속되어 있었다. 이들 숙수는 궐로 출퇴근할 때 출입증명서에 헤당하는 신부(信符)를 패용하였다.
숙수는 조리를 지휘하는 반감(飯監)과 그 외 분야별 숙수인 색장(色掌)으로 구분되었으며 숙수들 외에 조리를 보조하는 차비노도 있었다.
수라간 반감과 각 색장은 사옹원 잡직으로 승진 할수 있었다. 사옹원 잡직의 관직명은 재부, 선부, 조부, 임부, 팽부 등으로 관명의 재(宰), 선(膳), 조(調), 임(飪), 팽(烹)은 모두 조리와 관련된 글자들이다.
♣ 숙수 및 조리 보초 차비노들의 업무 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