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마른 이를 위하여, 유자화채와 호박편
천방지축이던 어린 장금을 처소에 들인 한 상궁은 물 심부름을 계속 시킨다. 찬물을 떠 와도 더운물을 떠 와도 수면에 버들잎을 띄워도 틀렸다 하는 한 상궁이 알려 주고 싶었던 지혜는 물 한 잔을 뜨더라도 마시는 이의 몸 상태를 살펴야 한다는 것이었다.
세월이 지나고 최고상궁이 되기 위한 경합을 벌이는 자리에서 금영은 후식으로 유자화채를, 장금은 배수정과를 올린다. 음식의 종류와 맛을 고려하여 마실 거리끼지 심사숙고하여 고르는 마음가짐이 돋보인다.
♣ 계절후식 | 유자화채와 호박편
설탕을 넣은 유자즙에 유자 껍질과 배를 채 썰어 넣고 석류알과 잣으로 장식한 유자화채는 상큼한 맛이 일품으로 오늘날에도 여전히 후식으로 사랑받는 전통 음료이다. 화채는 과일즙에 꿀이나 설탕을 탄 후 과일이나 꽃잎을 띄워 마시는 음료로 차게 마시는 것이 보통이다.
봄에는 진달래꽃을 오미잣국에 띄운 진달래화채나 앵두즙에 앵두를 띄운 앵두화채, 여름에는 장미화채, 복숭아화채나 햇보리를 반죽해 만든 떡을 넣은 보리수단, 가을에는 산사자 열매나 유자를 넣은 화채, 겨울에는 색색의 경단을 넣어 먹는 원소병 등 시절마다 재료를 달리해 만드는 화채는 계절감이 한껏 살아있는 멋스러운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 재료 및 분량
유자 1개, 배 ½개(300g), 석류알 2큰술, 잣 1큰술, 설탕 4큰술
[화채 국물] 귤 5컵(1L), 설탕 1컵(170g)
♣ 준비하기
1. 유자는 4등분 하여 과육과 껍질을 분리한다.
2. 유자 과육은 한 조각씩 떼어 씨를 빼고 2~3등분 한 후 화채 그릇에 담아 설탕에 재운다.
3. 유자 껍질은 안쪽의 흰 부분과 노란 부분을 분리하여 0.1cm 두께로 앏게 저며 가늘게 채 썬다.
4. 배는 껍질을 벗겨 곱게 채 썰고, 석류는 쪼개서 알맹이만 뗀다.
5. 찬물 5컵에 설탕 1컵을 넣고 설탕이 녹을 때까지 저어 화채 국물을 만든다.
♣ 만들기
6. 설탕에 재운 유자 과육 위에 유자채와 배채를 셋으로 나누어 돌려 담고 가운데에 석유알을 올린다.
7. 화채 국물을 붓고 뚜껑을 덮은 뒤 차게 1시간 동안 두어 유자 향이 우러나도록 한 후 잣을 띄워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