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궁중 연회의 주요 찬품인 고기 옴식
궁중의 연회에서 고기는 매우 중요한 찬품 이었다. 1887년 대왕대비의 팔순을 기념한 진찬에 오른 상차림 중 대선(大膳), 소선(小膳)은 고기 음식으로만 차렸다.
대선에는 돼지고기 편육과 닭구이, 소선에는 쇠고기 편육과 양고기 편육으로 고기의 종류가 겹치지 않도록 다양하게 구성하였다. 연회 중간에 술과 함께 을리는 미수(味歎)상에는 닭, 양, 소, 생선 등으로 만든 탕이나 찜, 별미인 회나 만두 등 안주가 되는 옴식을 차렸다.
궁중 연회에 사용되는 고기 종류는 닭, 꿩, 양, 소 등의 고기 뿐 아니라 각종 생선, 마른 해삼이나 전복 같은 해산물 등 그 종류도 무척 다양하였으며 그중에서도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된 것은 쇠고기였다.
소는 고기 이외에도 각종 부위가 모두 활용되었는데, 쇠고기로 만든 음식의 종류도 찜, 구이, 족편, 편육 등으로 매우 다양하였다. 옛날의 고기는 지금처럼 연하지 않고 매우 질겨서 연하게 조리하는 일이 중요했다. 소의 여러 부위 중에서도 가장 맛있는 부위로 여기는 갈비는 양념한 후 찜으로 조리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 궁중 음식에서 오색의 활용
궁중 음식에서는 음식의 모양과 색을 좋게 하기 위해 장식으로 얹는 고명을 통하여 오방색을 표현하였는데, 이때 식품이 지닌 자체의 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흰색을 내기 위해서는 달걀흰자로 부친 지단, 껍질을 벗겨서 볶은 흰깨, 파의 하얀부분 등이 쓰였으며, 노란색으로는 달같노른자로 부친 지단, 푸른색으로는 미나리, 실파, 호박, 오이 등의 채소를 빨간색으로는 실고추나 홍고추, 대추 등을 검은색으로는 석이버섯, 표고버섯, 목이버섯 등을 사용하였다.
♣ 음양오행으로 음식 차리기
오방정색론은 중국에서 정리된 음양오행 사상에 입각하여 방위, 사물, 계절 등을 청, 적, 황, 백, 흑이라는 다섯가지의 색과 연결한 것이다.
음양오행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양문화권에서 우주 인식과 사상 체계의 중심이 된 원리로서 음과 양 두개의 기가 화(火), 수(水), 목(木), 금(金), 토(土)의 다섯가지 원소를 생산한다고 보았으며 이 오행에 상응하는 것이 오색이다.
일반적으로 음양오행사상과 오방정색론은 삼국시대를 거쳐 통일신라시대에 이르기까지 한자와 함께 전래, 확산되었으며 이후 오방색은 한국인의 색채 관념의 근간에 자리 잡게 된다.
한국 음식에서는 신맛, 쓴맛, 단맛, 매운맛, 짠 맛의 오미(五味) 역시 오행의 원리와 연결시켜 생각하였으며 오색과 오미를 갖춘 음식을 이상적으로 어겼다. 당대의 의학을 집대성한 의학백과사전인 허준의 동의보감(東醫寶鑑)에도 이러한 관념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사람은 하늘의 오기(五氣)를 먹고, 땅의 오미(五味)를 먹는다.”고 하였다.
뿐만 아니라 오미는 인간의 오장육부에 다양한 생리적, 병리적 영향을 미치므로 오미가 불균형하면 오장을 손상시켜 음양의 부조화를 일으키며 질병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생명에도 영향올 주게 되므로 오미의 조절은 건강 장수의 기본이었다.
♣ 오색 오미와 건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