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시는 분의 미소를 그리며, 삼색단자
어둠이 내린 깊은 밤, 고마운 분에게 어떤 답례를 드리면 좋을까 고민하던 장금은 팔을 걷어붙이고서 은행을 찧고 대추를 채 썬다. 한입 크기로 썬 찰떡에 잣가루와 은행가루, 대추채, 밤채를 묻혀 세 가지 단자를 만든 장금이 부지런히 찾아간 곳은 민정호가 숙직하는 곳이었다.
단자가 가득 담긴 석작을 건네며 장금은 이렇게 말한다. ‘저는 음식을 만들면서 늘 먹는 분 얼굴에 미소가 지어지기를 기원합니다. 부디 제 고마움이 이 음식으로 전해지길 바랍니다.’ 음식 만드는 이의 심성을 담은 말이다.
♣ 고임떡을 장식하는 찰떡 | 삼색단자
단자는 찹쌀로 만든 조그만 찰떡으로 질감은 인절미와 비슷하다. 찹쌀가루에 석이버섯, 은행, 쑥, 유자, 율무, 대추 등의 재료를 섞어서 쪄낸 뒤 절구에 끈기가 날 때까지 치고 새알만 하게 자른 다음 꿀을 바르고 잣가루, 거피팥 고물, 밤채, 대추채 등을 묻힌다. 단자는 본래 단독으로 쓰기보다 연회상에 오른 고임떡을 장식하는 떡으로 많이 쓰였다.
♣ 재료 및 분량
찹쌀 1컵(160g), 소금 1½작은술, 쑥 50g, 꿀 1큰술(20g)
[고물] 거피팥 ¾컵(120g), 소금 ½작은술
[소] 거피팥 고물 ½컵(100g), 계핏가루 ⅓작은술, 꿀 1작은술
[소금물] 소금 1작은술, 물 1컵
♣ 준비하기
1. 찹쌀은 씻어 찬물에 2시간 동안 불려서 소쿠리에 건져 20분 동안 물기를 뺀 후, 소금 ½작은술을 넣고 믹서에 곱게 갈아 고운체에 친다. 쌀가투가 2컵(200g)이 된다.
2. 쌀가루에 섞는 쑥은 연한 잎을 뜯어 소금을 넣은 끓는 물에 삶은 후 찬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짜 칼로 다진다.
3. 고물은 거피팥을 미지근한 물에 1시간 동안 불려 손바닥으로 비벼서 속껍질을 벗긴 후 물을 부어 가며 씻어 껍질을 벗겨 제거한다.
4. 말끔해진 하얀 팥알을 찜통에 면보를 깔고 40분 동안 푹 쪄내어 소금을 뿌려 으깬 후 굵은체에 주걱으로 눌러 내려 보슬한 고물을 만든다.
♣ 만들기
5. 김이 오른 찜통에 젖은 면보를 깔고 찹쌀가루를 안쳐 말갛게 익도록 약 10분간 찐다.
6. 거피팥 고물 ½컵에 계핏가루와 꿀을 넣고 반죽하여 지름 2cm의 막대 모양의 소를 만든다.
7. 익힌 떡에 삶은 쑥을 넣고 절구에 쳐서 푸른빛이 고루 들게하여 도마에 놓고 편다. 편 떡에 팥소를 놓고 돌돌 말아 꿀을 바르고 지름 2cm 굵기로 길게 늘여 한입 크기로 때어 낸 후 팥고물을 묻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