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금 궁중음식

♣ 궁중의 조리인

궁안에 사는 왕, 왕비, 대왕대비, 세자, 세자빈 등 20여 명 되는 왕족들은 대전, 중궁전 등 독립 된 전각에 거주하였다. 각 전에는 궁녀와 내시뿐 아니라 잡일을 하는 천민들이 소속되어 상주하거나 밖에 살면서 궁으로 드나들며 일을 하였다.

궁궐 내 식생활을 총괄하는 부서는 사옹원이다. 사옹원은 왕족들의 일상식인 수라부터 각종 궁중 연회, 수렵 행사, 온천 나들이, 강무 등에 필요한 음식 준비는 물론 궐내에 수시로 출입하는 종친, 관원, 수비하는 군인들에게 음식을 공급하는 일도 도맡았다.

음식 조리는 관원들의 지시를 받아 조리를 전문으로 하는 이들이 전담하였다. 내시부도 사옹원의 업무와 긴밀히 연관되어 있었다。음식을 만들 재료의 수납뿐 아니라 궐내 음식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감독하는 것이 환관들이었기 때문이다.

『경국대전』에서는 내시부의 업무를 ‘대내(大內)의 감선(監膳), 전명(傳命), 수문(守門), 소제(掃除) 등의 임무를 관장’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대내란 궁궐 전체를 가리키지만 내시의 업무는 국왕과 왕비 그리고 세자를 측근에서 모시는 것이 주 임무이므로 주로 대전, 중궁전, 세자전을 둘러싸고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감선이란 식재료의 품질과 조리한 음식의 정결 상태를 검사하는 일을 말한다. 내시부에서 헤당 업무를 담당하는 관원은 종2품의 상선(尙膳), 정3품의 상온(尙醞), 정3품의 상다(尙茶)로 내사부에서 가장 높은 위계에 속했다.

내시부의 최고직인 상선(尙膳)은 도설리라고도 하며 궁내에서 음식을 올리는 업무를 총괄하였다. 설리란 말은 원래 몽골어로 궁궐의 대전과 왕비전 또는 세자궁 등에 배치되어 이런저런 관리 업무를 보는 내시를 가리키는데 이들 설리는 각 전에서 사용 되는 음식의 감선을 담당하였다.

조선 후기 궁중에서는 평상시 수라상에 올리는 음식을 조리하는 일은 소주방 나인들이 전담했다. 수라간에서 일하는 궁녀는 13세쯤에 입궁하여 윗상궁을 스승 처럼 모시며 음식을 배우다가 10~15년이 지나 계례롤 치르고 정식 내인이 되면 본격적으로 조리롤 하게 된다.

그러므로 대개 40세 전후의 주방 상궁들은 조리 경력이 30년 이상이나 되는 전문 조리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