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 푸른별주막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16길 17-1 |
전화번호 | 02-734-3095 |
영업시간 | 15:00-24:30 |
안주 | 생두부 + 태백 김치 1만5천원 |
주차 | No |
쌀을 오래 씹었을 때 느껴지는 은은한 단맛과 기분 좋은 탄산감
두부김치는 막걸리 하면 응당 떠오를 정도로 전형적인 막걸리의 매칭 안주다. 강원도 정선에서 매일 가져오는 손두부를 데워 태백산 김치와 함께 숭덩숭덩 썰어 내놓았다. 그 모양새는 투박하지만 손두부 특유의 구수한 깊은 맛이 먹음직스럽고 정겹다. 김치는 젓국 맛이 강하지 않고 깔끔하기 때문에 큼직하게 두부를 감싸 먹기 좋다.
여기에 은자골 탁배기를 곁들이면 마치 탄산음료 같은 청량함에 입안에 남은 텁텁함은 가시고 은은한 끝 맛이 남는다. 푸른별주막의 주인장은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먹어본 우리나라 토속 음식을 산지별로 주문해와 상을 차려 낸다. 술은 은자골 탁배기를 필두로 다양한 막걸리가 준비되어 있다.
동네 양조장의 아련한 추억과 따뜻한 정감을 느낄 수 있는 시골 양조장
상호 | 은척양조장 |
주소 | 경북 상주시 은척면 봉중2길 16-4 |
전화번호 | 054-541-6409 |
홈페이지 | https://takbaeki.modoo.at/ |
인류는 오랜 옛날부터 불로장생을 꿈꾸며 살아왔다. 그런 삶을 추구한 사람 중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인물을 동양에서 찾으면 중국의 진시황제이고, 서양에서 찾으면 메포타미아 문명의 중심지인 우르의 왕이었던 길가메시다. 그런데 우리에게도 불노장생에 대한 전설이 존재한다.
다만 서양처럼 불멸을 꿈꾸던 인간을 신이 단죄하는 신화가 아니라 불멸하게 된 인간을 권력이 제어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전설이다.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면 이렇다. 경상도 땅에 금으로 된 자(金尺)와 은으로 만든 자(銀尺)가 각각 있었는데, 사람들이 이 자로 키를 재면 불노장생하여 해마다 인구가 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식량 부족해지자 더 이상 이 자로 키를 잴 수 없도록 왕이 나서서 금자는 경주에 묻고, 은자는 상주에 묻었다고 한다. 그런 연유로 경상도라는 지명이 만들어졌다는 것이 이곳 전설이다.
이 전설 덕분인지는 몰라도 은척이 묻혀있다는 상주 은자산 자락에 물 좋은 양조장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은척에 담긴 메시지가 그 막걸리에도 깃들어 상주 사람들은 이 막걸리를 마시며 전설이 담고 있는 내러티브를 대체해서 즐긴다고 한다.
그 주인공은 은척면에 있는 은척 양조장. 양조장의 주인은 놀랍게도 여성이며, 기독교 신자인 임주원 사장. 최근 프리미엄 막걸리를 포함한 전통주 업계에서 불고 있는 여풍 중 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시아버지의 뜻에 따라 양조업을 운영하긴 했지만, 종교적 신념 때문에 그만 두려고 했단다. 하지만 어느 대학 교수가 이 집의 물맛을 보더니, 이 물맛이면 반드시 양조업을 해야 한다며 “우리 막걸리는 술이 아니라 양식”이라고 설득에 설득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양조업을 포기하지 않는 대신 임 사장은 막걸리의 알코올 도수를 5도로 낮춘다. 통상 알코올 도수를 올리면 술맛이 더 맛있게 느껴지고 관리도 편한데, 반대로 낮추면 관리도 어려울뿐더러 맛을 내기도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 그녀는 모성과 종교적 심성에 따라 알코올 도수를 낮춰 막걸리를 생산하기로 한다. 또한 막걸리의 이름도 ‘은자골탁배기’로 정해, 농주로서의 친숙한 이미지를 더했다.
특히 삼백(쌀과 누에, 곶감)의 고장답게 상주 쌀을 직접 수매해 술을 빚고 있으며, 연전에 문을 닫은 상주곡자의 누룩설비 일부를 가져와 독자적인 누룩을 빚어, 막걸리 생산과정에 투입하고 있다.
즉, 대도시 막걸리들이 모두 일본식 백국균을 입힌 입국으로 맛을 내고 있는데, 은척양조장은 자신들만의 술을 위해 별도의 누룩을 빚고, 지역의 쌀로 맛있는 막걸리를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대도시 막걸리 맛의 기본은 단맛과 탄산감이다.
상쾌한 목넘김을 위해 탄산을 주요한 요인으로 잡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은자골탁배기는 대도시막걸리만큼 탄산이 없는데도 상쾌하고 적당한 단맛을 주고 있다. 알코올 도수가 1도 낮지만, 알코올의 쓴맛도 첫 모금에서 확인할 수 있는 균형 잡힌 맛을 보이고 있다.
그 결과 상주지역은 물론 구미에서도 가장 많이 팔리는 막걸리이며, 대구백화점에서도 오래전부터 판매가 이뤄지는 술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보통의 면단위 양조장들은 1000리터 정도의 양조탱크를 몇 개 설치해서 운영하지만, 이 양조장에는 발효가 끝난 술을 거르는 제성실에, 1만 리터의 스테인리스조가 3개나 설치되어 있다.
은척양조장의 임주원 사장은, 현재 빚고 있는 누룩을 활용해, 내년 쯤 인공감미료가 없는 프리미엄 막걸리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발효빵을 생산해 빵카페도 열어, ‘찾아오는 양조장 프로그램’에 걸맞은 양조장으로 발전시 킨다는 복안도 세우고 있다. 대량생산하는 기존의 양조업계와의 정면승부는 어려운 일이지만, 조금씩 자신들의 영역을 확보하려는 전통주업계의 긍정적인 바람이 은척양조장에도 불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