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는 아시아 대륙의 동북부에 위치한 반도국이다. 한반도의 서부와 남부 지방에는 논이 많아 주로 쌀농사를 많이 하고, 북부와 동부에서는 밭농사를 많이 하고 있다. 삼면의 바다 중에서 동해는 해안선이 단조롭고, 서해와 남해는 리아스식 해안으로 군곡이 많고 주위의 섬들이 많아 바다를 이용하기에 좋은 입지 조건을 이루고 있다.
또한, 우리 나라는 온대기후에 속하며 4계절이 뚜렷하다. 예로부터 4계절에 따라 생산되는 생선, 곡류, 두류, 채소 등을 사용하여 다양한 부식을 만들었고, 장류, 김치, 젓갈 같은 발효식품을 만들어 가족과 이웃이 나누어 먹는 풍습이 있어 시식(時食)과 절식(節食)이 생활화 되었으며, 지역마다 특산물을 활용한 향토음식도 발달하였다.
우리 민족은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한반도에 정착한 맥족(貊族)이 선조로, 공동체 생활을 하였던 청동기시대(BC 3,000년경)에 잡곡농사를 시작하였고 철기시대(BC 400년경)와 고조선시대를 거쳐 농경사회의 기반이 갖추어 졌다.
삼국시대부터 농업기술의 발달로 미곡을 위시한 곡물이 증산되고 장, 젓갈, 채소 절임, 포 등의 찬물 가공법이 발달되었으며 구이, 찜, 무침과 같은 조리법도 실시되어 밥을 주식으로 한 밥상차림이 형성되었다.
그리고 이때부터 맷돌, 연자매, 절구, 무쇠 솥, 시루 같은 조리도구의 발전으로 식생활의 기본 틀이 형성되었다. 고려시대에는 숭불사상이 대두된 시점으로 육식이 금지되었고, 차와 채소음식이 성행 하였다. 또한 혼례, 제례, 불교행사로 인해 고려청자 등 식기문화의 발전을 이루었다.
조선시대에는 유교 문화가 정착되면서 효(孝)를 근본으로 조상을 섬기고 가부장 제도에 따른 식생활을 중요시 하였으며, 현재와 같은 한국의 전통 식생활의 체계가 성립 되었다. 이와 같이 우리 나라의 음식문화는 자연적인 배경과 사회, 문화적인 환경이 어우러져 계절과 지역의 특성을 살린 음식으로 발달하였으며 특징은 다음과 같다.
가. 주식과 부식이 분리되어 발달하였다.
밥·죽·떡국·수제비·만두 등을 주식으로 하며, 주식에 따른 반찬을 부식으로 하여 균형잡힌 한끼 식사가 된다.
나. 음식의 종류와 조리법이 다양하다.
밥·국·찜·구이·나물·전·조림 등 음식의 종류가 많고, 굽기·끓이기·데치기·찌기 등 조리법도 다양하다.
다. 음식의 맛과 멋이 다채롭다.
음식 조리시 갖은 양념을 적절히 사용하여 한국 고유의 음식 맛을 내며, 견과류·알지단·버섯류 등을 고명으로 만들어 음식을 아름답게 장식한다.
라. 음식에 대하여 음양오행(陰陽五行)과 약식동원(藥食同源)의 기본 정신이 있다.
음양오행 사상에 입각하여 음식에 오색 재료나 고명을 사용하며, 음식이 곧 약이라는 사상이 깃들어 있다.
마. 음식은 한 상에 차려지며 독상차림을 기본으로 상차림이 발달하였다.
준비된 음식을 한 상에 모두 차려 놓고 먹으며, 3·5·7·9·12첩의 반상에 다른 차림법이 정해져 있는데 독상차림을 기본으로 한다.
바. 향토 음식과 시절 음식, 저장·발효 음식이 발달하였다.
각 지역에서 나는 특산물이 다양하여 이를 이용한 향토 음식과 사계절에 알맞은 음식을 만들어 먹었으며, 제철 식재료를 이용한 장·젓갈·김치 등의 저장·발효 음식이 발달하였다.
사. 통과의례(通過儀禮) 음식과 상차림에 따른 식사 예법이 발달하였다.
유교 사상의 영향으로 돌·혼례·상례·제례 등과 같은 통과의례에 따른 잔치나 제례 음식이 발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