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화개면 비탈을 따라 자란 야생 차나무. 참새의 혀처럼 작고 어린 찻잎이 ‘맛의 방주’에 올랐다. 덖지 않고 햇볕에 시들려 여리면서도 은은한 향을 피우는 우리 정통 발효차(홍차). 봄날의 끝자락, 잭살차를 머금으면 느릿느릿 진양조 장단이 바람을 탄다.
♣ 잭살차를 알려주세요!
참새 작(雀), 혀 설(舌). 찻잎이 참새 혓바닥처럼 작다고 해 붙인 이름으로 경상도 방언으로 ‘잭살차’라고 한다. 고유한 식재료와 종자, 전통 음식을 보존하기 위한 세계적 프로젝트 ‘맛의 방주’에도 방언 그대로 ‘하동 잭살차’로 이름을 올렸다.
곡우와 입하 사이 올라오는 차나무의 어린잎만을 수확해 덖지 않고 햇빛에 시들리고 손으로 비비는 유념 과정을 반복해 만든다. 발효차로 밝은 선홍빛을 띠고 은은한 향이 매력적이며 맛은 달고 부드럽다.
차나무 새순이 참새의 혀처럼 생겼다 해서 잭살차(작설차)라고 하는데, 특유의 깔끔한 맛과 깊이 있는 향이 살아 있는 대표적인 한국 차입니다.
by 김동곤 식품명인
❞♣ 어디에서 자라나요?
예부터 우리 땅의 차 역사가 시작된 곳으로 알려진 경상남도 하동. 안개가 많고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큰 하동 화개면 비탈 차밭에서 자란 찻잎으로 만들어 민가에서 곁에 두고 즐겼다.
특히 “초엽 따서 상전 주고, 중엽 따서 부모 주고, 말엽 따서 남편 주고, 늙은 잎은 차약(잭살) 지어 봉지봉지 담아두고, 우리 아이 배 아플 때 차약(잭살) 먹여 병 고치고”란 지역 민요에서 알 수 있듯 잭살차는 하동 민가에서 없어서는 안 될 비상약으로 쓰였다.
세계적으로 명차가 나는 곳은 산이 깊고, 물이 있고, 높은 곳이다. 찻잎에 여러 성분이 있어 찬바람, 뜨거운 바람, 비, 구름이 섞였을 때 차 맛이 좋아진다. 하동은 최상의 자연 조건과 차의 명인들이 있는 곳이다.
by 하상균 차 매거진 편집장
❞♣ 건강에도 좋은가요?
감기 기운이 있거나 배앓이를 할 때 잭살차 한 잔 마시고 자면 몸이 가뿐해졌다는 하동의 원로들. 실제로 잭살차는 타닌, 케테신, 불소, 비타민 C를 다량으로 함유해 피로 해소와 숙취 제거, 변비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졌다.
♣ 어떻게 마셔야 좋은가요?
다도가 발달하지 않은 시대엔 커다란 솥이나 탕기에 잭설차를 넣고 팔팔 끓여 물처럼 즐겼다. 잭살차를 제대로 즐기려면 팔팔 끓인 물을 70~80℃ 정도로 식혀 1인 기준 2g의 찻잎을 차 주전자에 넣고 2~3분가량 우려내 마신다.
미리 따듯하게 준비한 찻잔에 따라 두세 번에 걸쳐 마시는 것이 정석. 티백으로 마실 경우에도 같은 물 온도에서 2~3분가량 우려내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