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량진수산주식회사 ‘조성홍’과장에게 듣는다
서울 동작구에 있는 노량진수산시장은 자정부터 아침까지 분주하다. 활어부터 어패류까지 다양한해산물이 이곳에서 경매를 거쳐 서울 전역으로 판매된다.
노량진수산주식회사 ‘조성홍’과장은 그곳에서 전국 각지의 해산물 수량과 품질을 관리한다. 그에게 좋은 수산물을 고르는 요령과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물었다.
Q. 물 좋은 수산물을 어떻게 고릅니까?
우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횟감, 매운탕으로 즐기는 활어는 통통하고 살이 찐 것이 신선하고 맛이 좋습니다. 손으로 눌렀을 때 잘 눌러지지 않고 금세 튀어나올 정도로 탄력이 있는 생선이어야해요.
그런 생선이 기름기가 있어고 소하고, 많이 움직 였기 때문에 쫄깃쫄깃 합니다. 활어니까 팔팔하게 살아 움직이는 것이 가장 좋은데, 혹여 수족관 안에서 건강하게 보이더라도 꺼내 보아 잔 상처가 많으면 오랫동안 먹이를 먹지 않은 채 수족관에 있었다는 뜻입니다.
이런 생선은 당연히 살이 빠지고 탄력이 없고 신선도가 떨어졌기 때문에 맛이 덜합니다. 조기, 고등어, 갈치 등 구이나 조림으로 많이 먹는 선어는 죽은 생선이지만 비늘이나 아가미 색깔이 선명한 것이 선도가 좋습니다.
예를 들어 갈치는 선명한 은빛을 띠고 있어야 합니다. 지느러미나 몸에서 거무튀튀한 색이 많이 보일수록 잡은지 오래된 것이지요. 눈도 주의깊게 살펴야 합니다.
눈이 맑아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특히 눈에 흰점이 보이면 냉동했던 생선을 녹여 파는 것이라 신선도가 더 떨어지고 질이 좋지 않으니 유의해야 합니다. 또 바지락, 홍합처럼 국이나 찜 등에 흔히 쓰는 패류는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을 사세요.
조개끼리 두드려보아 둔탁한 소리가 나는지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둔탁한 소리가 나는 것이 살이 꽉 차 맛이 좋아요. 유의할 점은 조개철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패류는 가을철부터 제맛이 드는데, 굴이나 홍합이 4~5월에 독소가 있어 피하는게 좋은 것처럼 다른 조개들도 제철을 확인하고 사는 것이 좋습니다.
꽃게는 배부근에 물이 번진 듯이 색이 변질 되기 시작하면 신선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니 사지 않는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수산물은 제철에 사는 것이 가장 현명합니다.
요즘에는 양식기술과 냉동.냉장기술이 발달해 사시사철 다양한 수산물을 즐길 수 있지만, 수산물마다 고유의 생존 조건이 있는터라 산란기 등 여러조건에 따라 맛과 영양이 달라지기 때문이지요. 제철에 먹는 것이 가장 신선하고 질 좋은 수산물을 맛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Q. 국내산과 수입산을 구별하는 방법이 있습니까?
요즘 대형마트나 특급호텔에서도 원산지를 속이는 경우가 종종 적발되 다보니 주부들이 매우 조심스러워 합니다. 하지만 눈여겨보면 색깔이나 무늬 등 간단한 요소로 국내산과 수입산 수산물을 구별할 수 있습니다.
오징어는 몸통이 적자색을 띠고 짧은다리 8개의 길이와 굵기가 서로 비슷한게 국내산이고, 옅은 갈색 몸통에 짧은다리 8개중 2개가 상대적으로 긴 게 수입산입니다.
낙지도 마찬가지 입니다. 국내산 낙지는 회갈색에 다리가 가늘고 빨판이 작은 반면, 수입산 낙지는 회백색에 다리가 굵고 빨판이 큽니다. 참조기는 머리 모양에서 차이가 납니다.
국내산은 머리 윗부분에 다이아몬드 모양의 유상돌기가 있고, 입술이 붉은색이며, 눈주위와 배쪽이 선명한 노란색을 띠는 데 비해, 수입산은 돌기가 없고 눈 주변이 붉습니다. 마른멸치도 국내산과 수입산의 비교가 가능합니다.
국내산 마른멸치는 등 쪽이 연한 은회색을 띠고, 배 쪽에 은백색 띠가 없으며, 비늘이 대부분 붙어 있어 광택이 납니다. 반면 수입산 마른멸치는 아가미에서 꼬리까지 옆줄에 2~3mm의 선명한 은백색 띠가 있어 구별하기 쉽지요.
Q. 냉동이나 가공수산물도 선택 기준이 있습니까?
생물이 아닌 냉동이나 가공수산물은 인증표시를 보고 고르는 게 좋습니다. 냉동참치, 훈제연어등의 냉동수산물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인증 표시인 ‘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마크를 확인하세요.
HACCP는 원재료 생산부터 제조, 가공, 보존, 조리, 유통 등의 각 단계에서 식품에 위해물질이 들어가거나 오염되는 것을 막기위해 중점 관리하는 위생관리시스템 입니다.
관리가 철저하기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안전하다고 지정한 HACCP 인증업체의 냉동가공식품과 어묵은 믿고 사셔도 됩니다.
HACCP 인증업체로는(주)한바다, 해진물산(주), 동원산업(주), 부경수산(주) 등이 있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www.mfds.go.kr)에 들어가면 명단이 다 나와 있어요.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에서 정한 친환경수산물 인증표시도 정부에서 인증하는 수산물 품질인증 제도입니다. 위생적이고 안전한 수산물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한 것이지요.
넙치, 무지개송어, 굴, 홍합, 김, 미역, 톳 등의 생물과 해조류 가공품인 마른김, 마른미역, 간미역에 이 인증표시가 붙어 있으니까 살때 꼭 확인하세요.
Q. 어디서 수산물을 사야 안심할 수 있습니까?
요즘은 산지에서 직접 수산물을 공수해오는 업체가 많아서 공정과 보관 작업이 잘 이뤄지는지 우려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우선 HACCP 지정업체라면 믿을 만합니다.
수협중앙회를 비롯해 동해수산, 케이엔케이, (주)에이원푸드 등 전국 각지에 HACCP 지정업체가 있습니다. 만약 수산시장과 가까운 곳에 살고있다면 경매가 이뤄지는 시간에 직접 찾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신선도와 품질에 대한 등급이 바로바로 매겨지는 곳에서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질 좋은 수산물을 살 수있지요. 소량으로 사기 어려운 것이 단점인데, 친척이나 이웃주민들과 함께 사서 나누면 좋은 품질의 수산물을 시가보다 30~50% 싸게 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