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삼에 필적할 효능 지닌 ‘바다의 인삼’, 최고의 강장식품으로 평가받는 ‘못난이’
극피동물 가운데 해삼과에 속하는 해삼은 세계적으로 약 1천5백종이 분포하며,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해삼은 온대산 참해삼인 홍해삼, 청해삼, 흑해삼 등 4과 14종이 알려져 있다.
가시 극(棘), 껍질 피(皮), 껍질에 가시 같은 게 돋은 동물을 극피동물이라 하는데, 해삼을 비롯해 성게, 불가사리 등이 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지정한 우리나라 8대 건강 수산물인 해삼은 표면의 색깔에 따라 홍, 청, 흑해삼 등으로 구분해 부르며, 이들은 모두 같은 종이다.
다만 선호하는 먹이와 서식처에 따라 피부의 색이 달라졌을 뿐이다. 홍해삼은 주로 제주에서만 생산되나 청, 흑해삼은 남.서해안에서 채포된다. 해삼중에 으뜸인 홍해삼은 청해삼에 비해 크기도 큰데다 가격도 비싸다.
해삼은 생태적으로 두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는데, 하면(夏眠)과 재생력(再生力)이다. 수온이 17℃ 이하, 특히 8~10℃에서 식욕이 가장 왕성하고 운동량이 많아 성장이 빠른 편이다.
그러나 17℃ 이상이 되면 먹는 것을 중단하며, 25℃ 이상일 경우는 활동을 중지하고 여름잠을 잔다. 그래서 해삼의 실질적인 성장기는 해역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느나 보통 12월에서 다음해 4월까지로, 동지(冬至) 전후가 제일 맛이 좋은 시기이다.
또 재생력이 매우 강해 두개의 개체로 절단한 후 3개월 정도 지나면 절단 부위가 자연 치유된다. 게다가 적의 피습을 받거나 강한 자극을 주면 창자를 버리거나 몸을 스스로 끊어 버리기도 하는데, 수개월 정도 지나면 파손된 부분이 다시 재생된다.
해삼 창자로 만든 젓갈을 일본말로 ‘고노와다’라 하며, 향이 강하고 맛이 뛰어난 고가의 식품으로 미식가들이 즐겨먹는 별미이다.
♣ 맛 좋고 가격 비싼 ‘해삼의 제왕’ - 홍해삼
제주지역의 특산품으로, 주로 제주해역을 비롯해 강원도, 울릉도 일부 연안에서만 서식하며, 생산량이 매우 적은 편이다. 특히 바다의 사막으로 불리는 갯녹음 해역에서도 서식이 가능해 바다환경 회복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인공산란 유도가 까다로워 지난 2004년에야 처음으로 인공종묘를 생산, 방류사업을 하고 있다. 청해삼보다 칼슘, 인, 마그네슘 등 무기영양분 성분이 높고 크기도 대형이며, 가격도 30% 정도 비싼 편이다. 일본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해삼이 바로 홍해삼이다.
■ 학명 : Stichopus japonicus selenka
■ 분류 : 극피동물 해삼류
■ 분포 : 우리나를 비롯, 전 세계해역
■ 서식 : 10~40m 정도의 바다밑 암초나 사저(砂底)
■ 크기 : 20~30cm
■ 산란 : 12월~다음해 4월(해역에 따라 다소 차이)
■ 먹이 : 모래나 뻘속의 미생물, 해조류 등
■ 체색 : 진한 갈색에 연한 반점, 암청녹색에 검은색, 거의 흑색 등
■ 영명 : Sea cucumber
■ 일명 : 마나마코
■ 방언 : 홍삼.목삼(경북지역)
■ 기타 별칭 : 해서, 토육, 해남자, 흑충, 사손 등
♣ 일반적으로 즐겨 먹는 품종 - 청해삼
우리가 해삼이라고 하는 종류가 바로 청해삼이며, 국내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어릴때는 내만의 해조류 서식장, 암초지대 등에서 홍해삼과 섞여 생활하나 성장함에 따라 외양의 사니질 깊은 곳으로 이동해 서식한다.
특히 홍해삼보다 넓게 분포하며, 조류소통이 좋고 용존산소가 풍부한 해역에 많다. 종묘생산은 보편화돼 있으며, 육성보다는 주로 방류사업에 사용된다. 홍해삼보다 맛은 떨어지고 흑해삼에 비해 가격이 싼 편이다.
■ 일명 : 아오나마코
■ 분포 : 남해안, 서해안
■ 서식 : 주로 내만의 연안지역
■ 체색 : 암녹색에 검은색
■ 크기 : 중형
♣ 중국인들이 특히 즐기는 종 - 흑해삼
부영양화가 진행되고 유수(流水)의 영향을 많이 받는 부니가 있는 내만의 얕은 뻘에 주로 생활한다. 특히 흑해삼은 중국 사람들이 귀중하게 여기며, 제일 좋아하는 해삼이다. 청해삼과 함께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종묘생산도 보편화돼 있다.
체색이 매우 검은 편이라 홍해삼과는 구별이 쉬우며, 홍해삼에 비해 맛도 많이 떨어지고 가격도 저렴하나 청해삼보다는 가격이 비싸다.
■ 일명 : 쿠로나마코
■ 분포 : 남해안, 서해안
■ 서식 : 내만의 얕은 갯벌
■ 체색 : 흑색에 가까운 색
■ 크기 : 중형
■ 맛 : 홍해삼에 비해 떨어짐
♣ 맛의 예찬
육류나 대부분의 수산물이 산성인데 비해 보기 드물게 알카리성 식품이 바로 해삼이다. “해삼은 영양성분상 수분이 90% 이상이고 주성분인 단백질은 4%가 이내 함유돼 있지만 질적으로 보면 매우 특수한 수산식품”이라고 말한 전문가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래서 해삼(海蔘)은 그 효능이 인삼에 필적한다 해서 ‘바다의 인삼’으로 불린다. 또 길쭉하고 울퉁불퉁하게 생긴 모양이 오이와 흡사해 영어권에서는 ‘바다의 오이(Sea cucumber)’로, 한자문화권에서는 밤에 활동하는 야행성(夜行性)인 쥐를 닮았다고 해서(海鼠, 바닷쥐)라고도 한다.
특히 해삼의 연골에는 콘드로이친이 들어 있어 내장 보호와 피부노화를 예방하고 주독(酒毒)을 중화 시키기 때문에 수산식품 가운데 최고의 강장제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이유로 중국에서는 건해삼(일명, 이리코)을 전복, 상어지느러미와 함께 3대요리 중 하나로 알아주며, 일본은 숭어, 성게젓과 더불어 3대 천하 별미로 꼽고 있다.
해삼은 표면 색깔에 따라 홍해삼, 청해삼, 흑해삼으로 구분되는데, 맛은 홍해삼이 최고이며, 가격도 청해삼에 비해 30% 정도 비싼 편이다.
♣ 성분 및 효능
○ 콘드로이친(연골) : 내장 보호, 술독 중화, 피부노화 예방, 최고 강장제 효과
○ 요오드, 알긴산 : 신진대사 촉진, 혈액정화 효과
○ 칼슘, 철분 : 치아와 골격 형성, 혈액 응고, 근육수축 정상화, 어린이.임산부에 최적식품
○ 홀로톡신(사포닌체) : 식물성 병원균, 곰팡이류, 효모 등에 강한 항균력 및 무좀 치료효과
♣ 고서와 속담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큰 놈은 두자 정도이고 몸의 크기가 누런 오이와 같고 전신에 작은 젖꼭지가 널려 있다. 또한 누런 오이와 같이 양 머리는 모가 약간 죽었고 한쪽 머리에 입이 있고 다른 한쪽 머리에는 항문이 있다.
뱃속에는 어떤 물체가 있는데, 그 모양이 밤송이 같다. 창자는 닭의 것과 같고 가죽은 매우 연해 잡아들어 올리면 끊어진다. 배 밑에는 많은 발이 있어 걸을 수 있으나 헤엄칠 수 없고 그 행동이 매우 둔하다. 빛이 새까맣고 살은 푸르다.
생각컨대 우리나라의 바다는 모두 해삼을 생산하며, 잡아서 말려 사방으로 가져다 판다. 해삼은 전복, 홍합과 함께 삼화(三貨)라 한다. 그런데 지금의 본초에는 기록돼 있지 않다’고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전어지의 ‘해삼조’에는 ‘해삼은 성이 온하고 몸을 보(補)하는 바 그 효력이 인삼에 맞먹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이 생겼다. 문선(文選)의 토육(土肉), 식경(食經)의 해서(海鼠), 오잡조(五雜組)의 해남자(海南子), 영파부지의 사손(沙卯巽)은 모두 이 해삼이다’고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