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꾸리와 미꾸라지는 전혀 다른 어종, 칼슘 함량 높은 대표적인 전통 보양식
논이나 습지, 하천 하류 등의 진흙 바닥에 주로 서식하는 미꾸라지류는 세계적으로 2백30여종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약 17종 정도가 있는데, 이 가운데 식용으로 널리 분포하고 있는 종이 미꾸라지와 미꾸리이다.
국내의 양식은 전북 부안 지역을 중심으로 논에서 기르는 도전양식(稻田養殖) 방법으로 시작됐으나, 종묘생산 기술부족 등에 따라 대량 양식체제가 갖춰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전북도 내수면개발 시험장 등에서 종묘의 대량생산에 성공, 미꾸라지 양식의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맛은 미꾸리가 좋지만 성장속도는 미꾸라지가 훨씬 빠른데다 3급수 등 환경오염에도 잘 적응해 국내 양식 종은 대부분 미꾸라지이다.
특히 미꾸리와 미꾸라지는 분류학적면에서 분명히 다른 어종인데, 보통 사람들은 지역에 따라 이름을 달리 부르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고기 어(魚)와 가을 추(秋)가 합쳐진 추어(鰍魚)인 미꾸라지는 무더운 날 미꾸라지처럼 빠져 나간 기력을 보충하는데, 최적의 스테미너 식품으로 각광 받는 추어탕의 주된 식재료이다.
♣ 양식 가능한 ‘납작이’ - 미꾸라지
미꾸라지는 아가미 호흡 외에도 장을 이용해 호흡하는 장(腸)호흡과 특이한 산란행동 그리고 동면(冬眠) 등 3가지 특성을 지니고 있다. 생명력이 강한 담수어로, 심한 가뭄과 온도변화, 환경오염, 3급수 등에서도 잘 자란다.
특히 스테미너 식품인 추어탕은 위장에 무리를 주지 않고 소화가 빨라 위장질환에 최고의 음식으로 꼽힌다. 미꾸리보다는 맛이 떨어지나 체장, 몸통 등이 크며, 성장이 빨라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식되는 어종 이다.
양식산은 체색이 붉은색 및 어두운 색을 띠며, 대체로 몸통이 통통한 반면, 자연산은 황갈색을 띠고 몸통 부분이 가는 편이다.
■ 학명 : Misgurnus mizolepis
■ 분류 : 잉어목 기름종개과
■ 분포 : 우리나라, 중국, 대만
■ 서식 : 물이 고인 늪, 연못, 논과 같이 바닥에 진흙이 깔린 곳
■ 크기 : 몸 길이 15~20cm
■ 산란 : 4~7월
■ 체색 : 황갈색 바탕에 등쪽 검은색, 배쪽 회백색
■ 영명 : Chinese muddy loach
■ 일명 : 가라도조
■ 방언 : 미꾸리(전국), 미꼬레이(통영, 창녕, 의령, 산청, 함안, 함양, 합천), 미꾸랭이(마산, 창원, 진주, 거제, 진해, 양산, 의령, 경산), 미꾸락지(전라도 지방), 납작이, 말미꾸리, 용미꾸리, 당미꾸리 등
♣ 미꾸라지보다 맛좋은 ‘동글이’ - 미꾸리
더위로 지친 원기를 회복시켜 주는 가을철 대표 보신식품으로, 미꾸리로 끓인 추어탕은 우리들에게 친숙한 토속음식이다. 미꾸라지에 비해 몸이 전체적으로 작고 둥그스름한 편이어서 동글이라 부른다. 낚시용 미끼로 이용되지만 단백질과 비탄민 A의 함량이 많아 추어탕, 튀김, 숙회 등으로 인기가 높다.
또 칼슘을 비롯한 무기질 등이 풍부한 보양식품이며, 내장을 같이 먹기 때문에 비타민 D에 의한 칼슘 흡수율이 높다. 특히 시중에 유통되는 국내 양식산 및 중국산은 대부분 미꾸라지이며, 미꾸리는 거의 없다.
■ 학명 : Misgurnus anguillicaudatus
■ 분류 : 잉어목 기름종개과
■ 분포 : 우리나라, 일본, 중국, 대만, 러시아
■ 서식 : 바닥에 진흙이 깔린 늪이나 논, 연못, 하천 등
■ 크기 : 10~20cm
■ 산란 : 4~7월
■ 체색 : 등쪽은 짙은 검은색, 배쪽은 연한 노란색이나 흰색
■ 영명 : Oriental weatherfish
■ 일명 : 도조
■ 방언 : 미꾸라지, 둥글이, 운구락지, 진구래기, 밑구리, 논미꾸리, 참미꾸라지, 중미꾸라지, 미꼬리
♣ 맛의 예찬
예부터 가을철 전통 보신식품으로 즐겨온 미꾸라지는 실제 영양가면에서도 뱀장어 이상으로 각종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다. 맛이 담백하며, 지방함량이 적은 저칼로리로, 양질의 단백질이 주성분인 데다 칼슘과 비타민류(A, B₁, B₂, D)가 다른 어류에 비해 다량 함유돼 있는 최고의 강장.강정식품이다.
특히 이들 영양소 가운데 미네랄 성분인 칼슘의 함유량은 1백g중 뱀장어가 95mg인데 비해 미꾸라지는 8백80mg으로 훨씬 많다. 또 철분 함량이 많은 식품인 시금치(3.7mg)보다도 철분(4.5mg)이 더 많이 들어 있다.
이같이 미꾸라지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인 칼슘과 비타민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고단위 영양제이다.
♣ 성분 및 효능
○ 비타민 A : 피부보호, 세균 저항력 향상, 호흡기도 점막 강화
○ 비타민 D : 뼈의 형성 등 무기질 공급원
○ 단백질 : 강장.강정효과의 정력제
○ 비타민 B₂, 나이아신 : 성장 발육 촉진, 세포 활성화
○ 칼슘, 철, 아연 : 골다공증 및 빈혈 예방, 미각 장애 개선
♣ 고서와 속담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추두부탕이라는 특이한 요리가 나온다. 이는 ‘솥에 두부 몇 모와 물 그리고 산 미꾸리 50~60마리를 함께 넣고 불을 때면 열기를 견디지 못한 미꾸리들이 두부 속을 파고 들어 죽게 된다.
이것을 썰어서 향유로 지져 탕을 끊이는데, 반인(伴人)들 사이에 성행하는 것으로 새로운 맛을 즐긴다’라고 적고있다. 서유구의 ‘전어지’에는 ‘한자로 이추(泥鰍)인 밋구리는 드렁허리와 비슷하지만 몸의 길이가 짧고 머리가 뾰족하며, 노란색과 검은색이 섞여 있다.
다른 물고기와 암수 관계를 맺는다. 그 살은 기름지고 맛있다. 맑은 물속에 넣어 진흙이나 오물을 모두 토하게 한 뒤 푹 고아서 국을 끓이면 맛이 훌륭하다’고 했다.
‘미꾸라지 천연에 용된다’(어려서 못난 사람, 즉 미천한 사람도 오랫동안 노력하면 훌륭하게 된다는 뜻)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린다’(못된 사람 하나가 온 집안이나 사회에 해를 끼친다는 의미) ‘미꾸라지 속에도 부레풀은 있다’(아무리 보잘 것 없고 가난한 사람이라도 남이 가지고 있는 속도 있고 오기도 있다는 비유)
‘미꾸라지 힘’(돈, 권력, 신분, 가문의 배경없이 무력하지만 공감대를 이루는 파워) ‘미꾸라지 용 됐다’(변변치 못한 사람이 훌륭하게 됐을 때 이르는 말) ‘미꾸라지 수염’(남성의 입가나 턱, 뺨 등에 숱이 듬성듬성하게 난 수염을 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