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로 가까이 모여 의지하면서 노니는 부어(附魚)
붕어는 잉어의 사촌격이다. 생김 새가 잉어와 흡사하나 몸집이 작고 수염이 없으며 몸길이는 주로 10~20cm 정도이나 간혹 40cm가 넘는 것도 있다. 정약용의「아언각비」에 ‘부어를 부응어라고 부른다’고 기록된 점으로 미뤄 붕어라는 이름은 ‘부응어’에서 변천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선조들도 붕어를 ‘부어(附魚’나 ‘즉어(卽魚)’라고 블렀는뎨 이시진의 「본초강목」에 그 설명이 나와 있다. 서로 가까이 모여서 무리를 지어 이등한다는 뜻에서 ‘즉어(卽魚)’, 서로 가까이 모여 의지하면서 노니는 모습을 의미하는 글자인 부(附)자를 가져다 이름 붙였다는 것인데 붕어의 생태를 잘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푸위’ 또는 ‘지위’라고 부르며, 일본에서는 ‘후나’라고 부른다. 붕어는 다양한 방언 이름을 갖고 있다. 낙등강 중류 밀양에서는 부화한 지 얼마 안 지난 새끼는 송어 혹은 송애라고 부르고 호박씨만한 크기는 박씨송어, 손 바닥 만한 놈은 떡붕어, 폭이 좁고 길고 흰 놈은 히나리배기라고 부른다.
부산에서도 새끼를 송어라고 부르며, 전남 순천에서는 2치(6cm) 안팎인 놈을 쌀붕어, 큰놈을 왕붕어라고 부른다. 붕어는 우리 선조들이 즐겨 먹은 물고기인 탓에 여러 고서에 등장한다.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호서(湖西) 졔천군 의림(義林)산 붕어는 비린 냄새가 없어 우리나라에서 나는 붕어 중 가장 맛이 좋다. 호남 전주부 삼례(參禮) 덕지(德池)의 붕어찜과 관서 평양부(平壤府) 대등강 붕어찜이 전국에서 별미 이다.’라고 소개했다.
또 서유구의 「건어지」에는 ‘흐르는 물에 사는 붕어는 등의 비늘이 노랗고 맛이 좋지만 연못이나 늪에 사는 것은 등이 검고 맛이 떨어진다.’고 했다.
19세기 초에 쓰여진 이 책에는 붕어를 낚는 법을 소개하고 있는뎨 ‘강과 호수, 하천, 연못을 막론하고 마신(麻迅, 참깨나 들깨의 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을 사용하지 않으면 낚을 수 없다.’고 돼 있어 오래 전부터 깻묵을 미끼로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한방에서는 붕어가 오장을 튼튼하게 하는 기능이 있다고 한다. 「본초강목」에서는 ‘여러 생선이 모두 화(火)에 속하지만 오직 붕어는 토(土)에 속하기 때문에 비위를 고르게 하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한다.’고 적었다.
또한 「둥의보감」에는 ‘위를 다스리고 오장을 이롭게 하여 속을 조절하고 기운이 떨어지는 것을 막으며, 설사를 멈추게 할 뿐 아니라 붕어의 알은 뱃속을 안정시키고 간의 기력을 더해 준다.’고 기록돼 있다.
서유구의 「입원십육지」에는 ‘치질을 고치고 여러 가지 부스럼을 고치게 하며 회로 먹으면 다리의 풍이나 홍분을 가라앉힌다.’고 소개돼 있다. 제철은 봄부터 여름까지(4~7월)이다.
재료 붕어 1kg, 미나리 100g, 무 50g, 삶은 시래기 50g, 대파 35g(1뿌리), 깻잎 20g(13장), 콩가루(생것) 1큰술, 통깨 ½큰술, 물 400mℓ(2컵)
[부재료] 고춧가루 4큰술, 간장 2큰술, 고추장 ½큰술, 청주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다진 생강 1작은술, 물엿 ½큰술, 식초 ½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Step.
① 붕어는 내장을 빼고 비늘을 제거하여 깨끗이 손질한 후 양쪽으로 칼집을 낸다.
② 깻잎은 굵게 채 썰고 대파는 어슷썰고 미나리는 4~5cm 길이로 자른다.
③ 무는 나박썰기 (사방 2cm) 하고, 시래기는 4~5cm 길이로 자른다.
④ 두꺼운 냄비에 무와 시래기를 깔고 손질한 붕어를 올린 후 양념장을 얹어 물을 자작하게 부어 끓인다.
⑤ 붕어가 익으면 생콩가루를 뿌리고 깻잎, 대파, 미나리를 넣어 한소끔 더 끓여 조린 후 통깨를 뿌린다.
Tip.
* 붕어는 칼집을 넣어야 양념이 잘 스며든다. 붕어는 칼슘과 철분이 많아 발육기 어린이나 빈혈이 있는 사람에게 좋다.
Point.
* 무와 시래기를 깔고 붕어에 양념장을 얹은 다음 물을 자작하게 넣어 끓이고, 어느 정도 익으면 콩가루와 나머지 야채를 넣은 후 한소끔 더 끓여 졸인 찜으로 만들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