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갯벌의 산삼
‘봄 조개, 가을 낙지’라는 말이 있다. 제때가 되어야 졔 구실을 한다는 의미로, 봄에는 조개가 겨우내 옹츠러든 입맛을 나게 하고, 가을에는 여름철 무더위에 지친 몸을 추슬러 원기를 돋우는 데 낙지만한 것이 없다는 뜻이다.
뼈가 없고 살이 야들야들해 연체동물(軟體動物)이라 하며, 머리에는 발들이 줄레줄레 매달려 있어 두족류(頭足類)라 불리는 낙지는 팔완목 낙지과에 속하며, 팔이나 다리가 여러 개 달린 바다생물 가운데 우리 국민이 오징어와 함께 가장 즐겨 먹는 식품이다.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먹거나 산 채로 썰어 꿈틀거리는 것을 소금을 탄 참기름에 찍어먹기도 하고 구워먹기도 한다.
♣ 맛과 효능
한자어로는 석거(石距)라고 하며, 장어(章魚) 낙제(絡蹄)라고도 쓴다. 낙지의 몸길이는 약 60~70㎝에 이르며 몸은 몸통과 머리, 팔로 돼 있고 특히 팔이 길다. 머리처럼 생긴 둥근 몸통에 심장과 간, 위, 장, 아가미, 생식기가 들어 있다. 몸통과 팔 사이에 있는 머리에 뇌가 있으며 좌우 한 쌍의 눈이 붙어 있다.
낙지의 팔은 8개로 머리에 붙어 있으며, 1~2열의 빨판이 있어 바위에 붙을 때나 조개류를 잡아먹을때 이용된다. 또한 간의 뒤쪽에는 먹물 주머니가 있어 쫓기거나 위급할 때 먹물을 뿜어 자신을 보호한다.
낙지는 초봄인 4~5월에 산란하는데 팔의 내부에 알을 낳는다. 갯벌 속에 구멍을 뚫고 암수 낙지가 들어가 산란해 수정하며, 수정이 끝나면 숫낙지는 필사적으로 구멍을 빠져나오려 하지만 곧 암낙지에게 잡혀 먹히고 만다.
암낙지는 숫낙지를 잡아먹고 기운을 차리지만, 그 또한 새끼들을 위해 자기 몸을 바친다. 알에서 깬 새끼들은 이곳에서 여름까지 어미의 몸을 뜯어먹고 자란다. 낙지는 연안의 조간대에서 심해까지 분포하지만 얕은 바다의 돌 틈이나 진흙 속에서도 서식한다.
낙지 중 다리가 가는 세발낙지가 특히 맛있는데, 세발낙지는 발이 세 개라는 뜻이 아니라 발이 작고 가늘어 가늘 세(細)를 써서 붙여진 이름이다. 여름을 지낸 세발낙지는 가을철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 때쯤 통통하게 살이 오르는데 이 낙지를 선조들은 '꽃낙지'라 부르며 최고로 쳤다.
그러나 그 맛있던 꽃낙지도 겨울을 넘기고 산란을 준비하는 봄이 되면 다시 묵은 낙지가 되고 만다. 스태미나 식품인 낙지는 예로부터 영양소가 풍부해 '갯벌의 산삼'으로 불리며 사랑받았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말라빠진 소에게 낙지 서너 마리를 먹이면 곧 강한 힘을 갖게 된다’고 적혀 있고, 실제로 남도에서는 소가 새끼를 낳거나 여름에 더위를 먹고 쓰러졌을 때 큰 낙지 한 마리를 호박잎에 싸서 던져주는데 이를 받아먹은 소가 벌떡 일어날 정도로 원기회복에 좋다고 한다.
낙지의 영양성분은 오징어와 비슷하며, 단백질뿐만 아니라 인, 철분, 칼슘 등 각종 무기질이 풍부하다. 낙지의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함량을 보면 주로 타우린, 알기닌, 글리신 등이 많으며, 이외 필수 아미노산 함량이 높다.이같이 낙지의 단백질 함량이 높은 관계로 인하여 스테미너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낙지에는 타우린이 많이 들어있고 면역력이 좋아져 각종 질병 예방에 좋다. 제철은 가을부터 겨울까지인 9월~이듬해 2월 사이이다.
재료 세발낙지 4~5마리, 무(4cm) 1토막, 모시조개 200g, 풋고추 1개, 대파 1/2대, 마른 홍고추 1개, 다진마늘 1ts, 굵은 소금 1T, 밀가루 2T, 소금 약간
[육수] 북어머리 2마리, 양파 1/2개, 청주 1T, 물 8컵, 참치액 1/2ts
Step.
① 낙지는 먹통을 떼어내고 굵은 소금과 밀가루를 넣어 바락바락 주물러 씻어 5~6cm 길이로 썰어둔다.
② 무는 사방 3cm길이로 납작하게 썰고, 풋고추와 대파는 어슷썰고, 마른 홍고추는 씨를 털어 잘라두고, 모시조개는 해감시켜 준비해둔다.
③ 냄비에 북어머리를 넣어 볶아 잡내를 제거한 후에 모시조개, 양파, 청주, 물을 붓고 참치액을 약간 넣어 끓이다가 구수하게 우러나면 불을 끈다.
④ 면보에 맑은 국물을 한번 걸러내고 모시조개는 따로 담아둔다. 멸치육수를 냄비에 붓고 무와 마른 홍고추, 청주를 넣어 끓인다.
⑤ 무가 거의 익으면 낙지와 따로 담아둔 모시조개를 넣고 한소끔 끓여 다진마늘과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⑥ 남겨둔 대파와 풋고추를 넣고 불을 끈 후 그릇에 담아낸다.
Tip.
1. 모시조개 대신 홍합을 이용하셔도 좋구요, 배추와 애호박을 넣으셔도 잘 어울린답니다.
2. 낙지를 너무 오래 끓이면 질겨지니깐 한소끔만 끓이고 바로 불에서 내려주세요.
Point.
* 남도의 별미라 일컫는 연포탕이죠~시원하고 칼칼한 맑은 국물이 매력적이고 금방 익혀 쫄깃쫄깃한 낙지는 감칠맛을 더 합니다.
* 낙지는 타우린을 함유한 저칼로리 스테미너 식품으로 콜레스테롤 양을 억제하며 철분이 풍부하여 빈혈예방에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