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후조리 보양식의 으뜸
천자문을 배울 때 ‘히늘 천, 따지, 가물 현, 누루 황 하는데 ‘가물’은 오늘날의 ‘감을’에 해당한다. 옛날에는 ‘검다’를 ‘감다’라고 했으며,「아언각비」에는 가물지가 ‘감을 치’로 기록되어 있다.
따라서 가물치는 검다라는 뜻의 ‘감을’에 물고기 이름을 나타내는 접미사 ‘치’가 붙어 결국 ‘검은 물고기’라는 뜻이 되는데 이는 몸 색깔이 전체적으로 검은색을 띠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가물치는 대표적인 토종 민물고기로 여성의 산후조리용 보양식품으로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한편, 조선조 광해군 때 유몽인(柵夢寅)이 쓴「어우야당」에는 어머니나 산모 등 여성에게 좋은 음식이라 하며 가모치(母致)로 쓰고 있다.
가물치의 생태와 약효에 관한 기록을 보자면 먼저,「동의보강」에는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며 독은 없고 부은 것을 내리고 오줌이 잘 나가게 하며 5가지 치질을 치료 하지만 부스럼이 있는 사람이 먹어서는 안 되는 음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규경의「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가물지 머리에는 칠성(七星)이 떠 있어 밤이면 머리를 돌려 북쪽을 향한다 산모가 산후에 먹으면 백가지 병을 고칠 수 있다. 신을 받드는 술가(術家)에서는 제신(祭神)용으로 바친다.’고 하였다.
또한, 이조 정조 때의 농정가(農政家) 서유구(徐有)의「전어지」에는 ‘양쪽 아가미 뚜껑 뒤에 7개씩의 반점이 있다. 이것은 북두칠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밤이면 반드시 머리를 들어 예(禑)를 올린다하여 예라고 이름 붙인 것이다.
몸 색깔이 검어 현례, 오례라고도 하며, 일곱 개의 반점이 뚜렷한 것은 팔품(八品)이고 대 여섯 개 밖에 없는 것은 품질이 많이 떨어진다’라고 자세히 적고 있다. 가물치의 영어 이름은 스네이크 헤드(snake head)인데 머리 모먕이 뱀처럼 생긴데서 유래한 말이다.
중국에서는 헤이위(黑魚) 또는 우리 등으로, 일본에서는 카무루치 또는 라이교(雷魚)로 부르는뎨, 라이교는 여름철에 천둥이 치고 비가 쏟아질 패 호수나 강에서 육지로 뛰어오르기도 하고 다른 수역(水域)으로 이등하는 가물치의 습성을 잘 나타낸 이름이다.
한편, 가물치가 우리의 토종 어류인 것과 달리 일본에는 없던 종으로 1906년에 대만에서 이식한 가물치를 라이교(雷魚)라 하고, 1923년 한국으로부터 이식해 간 가물치는 우리말을 따라 카무루치라 부르고 있다.
일본은 도입 당시 이 가물치를 나라(奈良)현에 처음 이식하였으나 일본 담수계의 물고기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자 고유종의 감소를 우려해 퇴지에 나섰으나 실패하여 현재는 혼슈(本州).시코쿠(四卽),쿠슈 등지에까지 분포해 있다.
가물치는 등물성 먹이를 즐기는 육식성 어류로 번식과 성장이 빠르며 우리나라 건 지역과 아시마 등남부 지방의 수심 1m 이상인 수초가 무성한 담수에 서식한다.
산란기는 5∼8월로 이때 수컷과 암컷이 함께 지름 1m 안팎의 물풀 둥지를 만들어 둥지 주위에서 알을 같이 지키고, 위험이 닥치면 둥지를 밀어서 다른 곳으로 옮길 민큼 ‘자식사랑’이 극진하다.
대부분의 물고기가 아가미로 호횹하는 것과 달리 가물치는 아가미방 위에 두 장의 접막으로 된 특수한 공기 호횹기관을 갖고 있어 입으로 들어 마신 공기로 호횹을 할 수 있기 매문에 흐린 물이나 오염이 심해서 용존 산소가 거의 없을 정도가 돼도 살아남는 강인한 생명력을 차랑한다.
한편, 기업경영에서 조직에 활력을 블어넣기 위뎨 자주 인용되는 이론으로 가물치 이론이 있다.
이것은 미꾸라지 수송에 관한 일화로 추어탕에 쓰이는 미꾸라지를 수송할 때, 수조에 반드시 천적인 가물지를 함께 집어넣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어항에 미꾸라지만 넣게 되면 대부분 죽거나 기력을 상실하게 되지만 가물치를 함께 넣으면 미꾸라지들이 살아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여 생생하게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갑옷을 입고 용맹을 떨치는 대장군의 위용을 한껏 갖춘 물고기, 씩씩하다 못해 무섭고 징그럽기까지 한 가물치, 그래서 우리들은 가물치를 ‘민물의 대장군’으로 부르기도 한다. 제철은 여름이며, 칼슘.인.나이아신 등의 무기질과 각종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재료 가물치(대) 1마리(2kg), 소금 1/2컵, 참기름 1컵, 물 20컵(4L), 밤 10개, 대추 10개, 마늘 60g, 생강 30g, 수삼 2뿌리
Step.
① 싱싱한 가물치를 소금으로 문질러 씻는다.
② 두꺼운 솥을 달구어 참기름을 붓고 가물치를 통째로 넣어 뚜껑을 덮는다.
③ 밤, 대추, 마늘, 수삼은 씻어 물기를 제거하고, 생강은 껍질을 제거하여 납작하게 편 썬다.
④ 가물치의 겉면이 익으면 밤, 대추, 마늘, 생강, 수삼을 넣고 물을 부어 센불로 1시간정도 끓이고, 고명으로 사용할 가물치 살을 조금 발라서 그릇에 남겨둔다. 약불로 줄인 후 5시간정도 푹 끓인다.
⑤ 푹 고아진 가물치 건더기를 면포에 꼭 짜서, 국물은 모아두고 건더기는 버린다.
⑥ 가물치 국물은 솥에 붓고 다시 끓인다.
⑦ 고명으로 남겨둔 가물치 살을 대접에 담고 따뜻한 국물을 부어낸다. 소금은 따로 낸다.
Point.
* 가물치는 폭 삶아서 국물만 먹는 보혈 식품으로 전통적인 산후 보양식이다. 보양식으로 오래 먹으려면 국물을 식혀서 냉장고에 넣어 두고 아침, 점심, 저녁 공복에 한 대접씩 복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