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찬요 치료식단

♣ 고 식문헌에 나타난 식료, 식치와 약식동원

인간이 먹을거리를 이용해서 질병을 고치려고 시도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볼 때에도 오랜 역사를 가진다. 그러나 이러한 음식을 통한 치료라는 개념은 중국에서 가장 먼저 발달되어 온 것으로 추측된다. 중국의 고서 중국 전한(前漢)의 회남왕(淮南王) 유안(劉安, 기원전 179-122)이 저술한 책인 <회남자(淮南子)>에 의하면 신농(神農)씨가 약초의 맛을 보고, 식용 가능한 식품과 약초를 찾아 성미를 알아내며 독이 있는지 없는지를 구별하여 후세에 전함으로 약선의 기초를 마련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신농씨를 약선의 창시자로 보고 있으며 그 이후 우리의 식료사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 중국의 식료서 들

중국 서주시대(西周時代: 기원전 11~7C경) 궁중에는 식의(食醫)가 있어 황제의 음식, 보건, 영양을 관리하며 질병을 예방하였고 춘추전국시대에 이르러서는 철학, 천문학, 지리학, 의약학 등이 발전하게 되었는데, 이때부터 음양오행설이 형성되면서 의학과 약선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게 되었다.

그 후 동한시대(東漢時代)에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문헌이 완성되었는데 동양의학의 경전인 <황제내경(皇帝內徑)>이 나왔다. 지금의 한방의학의 기초이론을 문답형식으로 기술한 책으로 약선에 관한 내용도 많이 나온다.

그 중 약선 양생(藥膳養生)과 약선치료(藥膳治療)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을 기록한 <소문편(素問篇)>의 장기법 치료에서는 독약공사(毒藥攻邪), 오곡위양(五穀爲養), 오과위조(五果爲助), 오축위익(五畜爲益), 오채위충(五彩爲充)이라 하여 독양이 사기를 공격하면 다섯 가지 곡식, 다섯 가지 과일, 다섯 가지 가축, 다섯 가지 채소 등이 인체에 도움을 주는 약선 재료임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오미(五味)는 음식의 맛이 주가 되는 것으로 한 가지 맛이 성하면 안 되며 서로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당(唐)과 송(宋)나라 시대에 이르러 약선은 더욱 발전하여 수많은 음식에 응용되고, 약선학의 이론적 토대가 마련되었다. 당나라 정부에서 발행한 약물전문서적인 <신수본초(新修本草)>는 약선 전문서적은 아니지만 약선에 쓰이는 동물, 어류, 과일, 채소, 쌀 등의 효능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또한 이 시대 유명한 명의(名醫)인 손사막은 <천금요방(千金要方)>에서 “무릇 의사는 반드시 병의 원인을 찾아 음식으로써 먼저 치료한 후 음식 치료로 효과가 없으면 약으로 치료하라”고 할 정도로 식료를 중요시 하였으며, 손사막의 제가인 맹선(孟詵)은 천금요방의 식치(食治)를 기초로 약이 되는 식품 227종과 약선처방(藥膳處方)등을 실은 중국 현존 최초의 식물요법 전문서인 <식료본초(食療本草)>라는 책을 편찬하였다.

금·원 시대(金·元 時代)에는 더욱 약선이 발전하여 원나라 조정의 음선태의(飮膳太醫)인 홀사혜(忽思慧)가 쓴 <음선정요(飮膳正要)>에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고기, 과일, 채소 등의 합리적인 배합방법과 여러 효능이 있는 약재를 적절히 첨가하여 인체를 건강하게 만들며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방법과 음식의 조리법까지 비교적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명(明)나라 때의 약학자 ‘이시진(李時珍)’은 세계적인 약학 전문서 <본초강목(本草綱目)>에 1,982종의 약재를 기술하였다. 그 중 곡류·채소류·과일류 300가지, 패류·수조 육류 400가지 이상을 기술하여 많은 약선식료를 소개하였고 치료에 도움이 되는 약죽 42가지, 약술 75종에 대해서도 기술하였다.

현대에 들어서서 1900년대 이후에는 현대 식료의 발전에 따라 많은 저서들이 편찬되었는데 1932년 ‘장승자’의 <식물치병신서(食物治病新書)>, 1937년 ‘양지일’의 <식물료병상식(食物療病常識)>등의 저서는 중국 전통 식료를 더욱 발전시킨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밖에도 현재까지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의 수천 권의 전문 서적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