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배경 및 수행 동기
인간이 음식을 먹는 이유는 무엇보다 건강을 유지하고 더 나아가 장수를 원하기 때문 일 것이다. 음식은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며 소중한 음식의 재료인 식품은 모두 자연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오늘 날 우리들은 풍요와 편리함 위주의 생활양식을 추구하면서 고열량의 맛있는 음식과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편리한 가공식품위주의 식생활에 길들여짐으로써 자연 식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자연을 해치는 환경오염의 문제까지 낳고 있다.
현대에 들어 인간의 질병양상은 병인을 추정하기 어려운 대사성 질환들이 많아지고 점점 만성화되어가고 있어 치료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좀 더 근본적이고 철학적인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는 상황이 되었다. 따라서 음식을 통한 자연적인 치료관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자연주의적인 치료관의 핵심에는 우리의 음식을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 전통적인 음식관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음식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 주는 말이 바로 ‘약식동원(藥食同源)’이다. 약식동원이란 인간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에 약(藥)과 음식(食)이 그 근원이 같다는 잘 알려진 개념이다. 최근 들어 한국음식의 우수성 중 건강식임을 표현해 주는 키워드가 바로 이‘약식동원’이라는 말이다. 이는 한국 음식이 가지는 건강적인 우수성을 뜻한다. 한식이 건강한 음식이라는 것을 말할 때 가장 쉽게 쓰이는 용어이다.
‘약식동원(藥食同源)’은 조상들의 음식관으로 조선의 유학자들은 음식을 의(醫)나 약(藥)보다 더 중요시 하였다. 성리학적 지식체계 속 조선인들의 의식 속에 질병을 다스리지 못하는 것은 병 여부를 떠나서 완전한 자와 불완전한 자, 자기 통제가 가능한 자와 그렇지 못한 자 등의 사회적 가치를 표현하는 말이었다.
이에 본 연구진들은 한식건강메뉴의 선정 및 식료찬요를 통한 효능성(한국식품영양학회지, 2011) 연구, 한국 전통 녹색식생활지침 개발(2009년, 농수산물유통공사),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음식문화 홍보 콘텐츠 개발(2009, 농수산물유통공사), 녹색식생활을 위한 친환경 레시피 개발(2011, 식생활교육네트워크), 호남 건강장수지역의 우수 한식 발굴 및 한식세계화를 위한 문화상품화 방안 연구(2011,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뇌인지 기능 검사와 식생활조사를 통한 뇌 건강 한국형 식사패턴 개발(2011, 농림수산식품부) 사업 등을 통하여 한식의 우수성과 건강 한식 식단 개발을 꾸준히 연구해온 바 있다.
잘못된 서구형 식습관과 만성질환 등으로 의료비 부담이 급증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전통 한식의 가치체계와 전통 건강식으로서의 약선, 보양식 그리고 질병을 치료하는 치료식 등에 대한 연구가 체계적으로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현대인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건강 한식단 개발 등의 사업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한식 및 한식소재의 기능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하여 한식 소비 촉진을 유도하고 수준 높은 대외 홍보 콘텐츠 생산, 활용을 위해 한식세계화 사업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전통 가치관과 철학이 접목된 한식의 정체성 발굴과 함께 현대인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한식 발굴과 체계적인 식단 개발이 필요로 되고 있다.
♣ 연구의 필요성
여러 민족이 제각기 유구한 역사와 함께 발달 계승시켜 온 전통 음식의 종류와 조리법, 상차림법, 식사의식, 사용 식기, 사회적 의미와 기능성,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위하여 활용하였던 민간요법 등은 각 민족의 역사적 문화적 소산이다.
따라서, 음식은 각 민족들의 문화를 특징지어 주는 핵심이 되면서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식생활이 서구적 패턴으로 변화하면서 우리의 고유한 식생활 풍습과 음식들이 많이 사라져가고 있음을 볼 때 더 늦기 전에 이 부분에 관한 체계적 자료를 수집하여 총 정리하여 보존할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작업의 결과물은 역사적 가치 뿐 아니라 현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한국의 식문화를 담은 한식의 세계화 작업을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매우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자료가 될 것이다.
‘음식과 건강’에 대한 그 동안의 연구와 관심은 식품 자체의 함유영양소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으나 21세기의 음식 섭취는 ‘영양소의 섭취’를 넘어서 ‘건강을 위한 기능성’ 또는 ‘장수를 위한 건강식’의 개념으로 진화하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약식동원의 개념을 바탕으로 식품을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많이 이용하여 왔다.
한식은 저지방 고섬유식으로 비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 등 현대인의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고, 최근 서구적 식생활의 증대로 인하여 빠르게 그 발병율이 증가하고 있는 대장암과 유방암 등의 암 예방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질환 급증으로 식사요법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서양의 식사요법은 약물 치료 중심의 보조역할로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보다 음식 중심으로 질병을 예방하고 몸을 보호하려는 전통 한식의 식사요법을 재조명하여 한식의 철학과 정체성을 찾는 일은 시급한 과제이다.
또한 한식의 우수성과 과학성을 뒷받침해 줄 체계적인 전통한식의 발굴과 고문헌 재해석을 통한 현대인들에 맞는 전통한식의 재발견은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는 작업이다.
이에 본 연구진들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식사요법서인 『식료찬요』를 고찰 분석하여 재조명함으로써 한식의 철학과 정체성을 찾을 것이며, 음식 식재료의 구성, 조리 과정 등에 숨어 있는 전통한식의 과학적 우수성을 재발견하여 한식에 과학과 문화를 접목시킨 콘텐츠를 개발하여 한식의 세계화 작업에 기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