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자계혼돈(黃雌鷄) 현대식 레시피
□ 황자계혼돈(사옹고의 성상 권탑석이 와서 만듦. 숙수 사금과 돌이가 함께 배워 얻음)
누런 암탉 두 마리와 꿩 한 마리를 먼저 삶아서 고기를 취한다. 고기에 송이버섯과 파·마늘을 넣고 각각을 부드럽게 다진다. 이것에 기름장을 넣고 주걱으로 저어 주면서 익혀 볶아낸다. 육수는 식혀서 엉긴 기름을 제거한 다음 파·생강·마늘 등을 그 맛을 작량하여 넣는다. 십여 차례 체에 내려 극히 곱게 만든 밀가루를 물로 반죽해서 병을 만든다. 홍두깨로 아주 얇게 종이 같이 밀어서 죽통으로 찍어낸다. 크던 작던 임의대로 일정하게 찍는다. 여기에다 소를 넣고는 만두피 입술에 물을 발라 합쳐 붙인다. 닭과 꿩 삶은 국물에 만두를 넣고 한소끔 끓어 올라오면 탕이 반사발이 되도록 만두와 화합되게 담는다. 먹을 때에 파와 마늘을 넣은 초장을 곁들여 먹는다.
『식의학입문』에도 이러한 방법이 있는데 매우 다르다. 대개 이 만두는 너무 연약해서 만든 뒤에 잠시 한때만 놓아두어도 모두 풀어진다. 그러므로 만드는 즉시 그때그때 먹어야 그 맛을 잃지 않는다(수라간에서는 돼지고기를 넣고 만들기도 하며, 그 이름을 병식이라고 한다).
♣ 재료 및 분량
□ 원전(原典)
황계암탉 2마리, 꿩 1마리, 송이버섯, 파 다진 것, 마늘 다진 것, 생강 다진 것, 참기름, 간장, 식초, 밀가루
□ 현대적 재현(10인분)
밀가루 6컵, 물 2컵, 소금 1작은술
[만두소] 송이버섯 10개, 파 다진 것 1½큰술, 마늘 다진 것 1½큰술, 후춧가루 ¼작은술, 진간장 4큰술, 참기름 2큰술
[육수] 황계암닭 2마리(2kg), 꿩 1마리(600g), 물 30컵, 대파 1뿌리, 마늘 5알, 생강 1톨, 소금 2큰술, 국간장 2큰술
[초장] 진간장 2큰술, 식초 1큰술, 마늘 다진 것 ½작은술, 파 다진 것 ½작은술
♣ 만드는 방법9)
9) 『園幸乙卯整理儀軌』「餠匙」:『進宴儀軌』「餠匙」(1719, 1901, 1902) :『進爵儀軌』「餠匙」(1827, 1828, 1829) :『進饌儀軌』「餠匙」(1892)
❶ 밀가루에 소금을 넣고 물을 섞어 반죽한다.
❷ 황계와 꿩을 냄비에 담아 물을 부어 삶는다. 도중에 물을 보충하여 물이 줄지 않도록 한다. 무르게 익으면 건져서 고기를 뜯어 놓는다. 육수는 식혀서 기름을 걷어버린다.
❸ 송이버섯을 곱게 다져 (2)의 뜯어놓은 고기와 합하여 다시 한번 더 곱게 다져서 양념을 넣고 볶아 소로 만든다.
❹ (2)의 기름 걷은 육수에 대파·마늘·생강을 넣고 한소끔 끓여, 식혀 체에 받친다. 이것을 다시 냄비에 담아 소금과 국간장으로 간을 해놓는다.
❺ (1)의 반죽을 홍두깨로 얇게 밀어 지름 5cm 정도의 원통틀(죽통)로 찍어 내어, (3)의 소를 넣고 절반으로 접어 붙여 만두를 만들어 놓는다.
❻ (4)의 육수가 끓으면 (5)의 만두를 넣고 끓인다.
❼ 그릇에 (6)의 만두를 국물과 함께 담아 초장을 곁들인다.
♣ 음식 이야기
궁궐의 부엌에 해당하는 수라간에서는 병식(餠食)이라고도 하였으나, 『원행을묘정리의궤』에서는 병시(餠匙)라고 하였다. 혼돈과 수교자는 탕병(湯餠)에 속하여 혼돈( )은 간한 국물에 끓인 것, 수교자(水餃子)는 간하지 않은 맹물에 끓여 낸 것인데,『수문사설』의「황자계혼돈」은 정통 혼돈 만드는 법을 택하고 있다.
현재 혼돈은 만둣국, 수교자는 물만두라고 부르고 있다. 혼돈·병식·병시·만두국 등과 같이 많은 명칭이 있는 것은 대중화 되는 과정에서 생겨난 현상이라고 보아진다. 사옹고(司饔庫)란 조선왕조에서 궁중의 음식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관청인 사옹원(司饔院)에 소속된 그릇 보관소를 말한다.
성상(城上)은 사옹고에서 기물을 맡아 간수했던 사람이다. 사옹고에 소속 되어 있으면서 성상직으로 있던 권탑석이가 와서 만든 것을 궁중의 숙수인 사금과 돌이가 배워 갔다는 이야기이다.10)
10) 김상보, 『조선시대의 음식문화』, 가람기획, 2006, 27쪽.
♣ 고조리서 원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