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구자탕(熱口子湯) 현대식 레시피
□ 열구자탕
커다란 합과 같은 특별하게 삶아 익히는 그릇이 있다. 구멍이 뚫린 하나의 불기둥에는 굽이 있다. 아가리를 덮는 뚜껑 한가운데 세워놓은 하나의 통이 있고 그 형태는 뚜껑 밖에 개자(盖子)가 있어 높게 돌출된 형태이다. 중심 사발 안은 비어있다. 밖으로 돌출된 통 속에 불길이 센 숯이 있다. 바람이 저절로 굽 구멍으로 흡입되서 들어간다. 그러면 화기가 뚜껑 밖 구멍으로 나온다. 그릇 가운데 주변 빙두른 곳에 돼지고기·생선·꿩·홍합·해삼, 소의 양·심장·간, 쇠고기, 대구, 칼국수, 고기완자, 파·마늘, 토란 등 일체의 먹을 것을 준비하여 넣는다. 청장이 들어간 탕을 넣으면 자연히 불의 뜨거운 열기로 인하여 익는다. 여러 액이 서로 화합하여 그 맛이 진해진다. 몇사람이 빙 둘러 앉아서 먹는다. 숟가락으로 탕을 떠서 그릇에 뜨거운 것을 담아 편안하게 먹는다. 이것은 잡탕으로 특별한 찬이다. 눈이 온 밤의 모임에서 정말 좋다. 각자가 상을 받아 자리 잡는 것과 같다. 본래 각자가 상을 받는 옛 예법은 아니지만 그 예법은 신선로를 놓은 상차림에서는 재미가 없다. 우리 식구나 그 그릇을 사려고 오는 사람들은, 겨울 밤 야외의 전별연 모임에서 먹을 경우 심히 아름다울 것이다.
♣ 재료 및 분량
□ 원전(原典)
돼지고기, 쇠고기, 쇠양, 쇠심장, 쇠간, 고기완자, 꿩, 생선, 해삼, 홍합, 대구, 토란, 마늘, 파, 밀칼국수
□ 현대적 재현(4인분)
돼지고기 50g, 쇠고기 50g, 꿩고기 50g, 쇠간 50g, 쇠심장 50g, 대구 ⅓마리, 토란 4개, 소금, 쌀뜨물
[쇠양/건해삼 손질] 쇠양 100g, 건해삼 1개, 소금, 대파 1뿌리, 생강 2쪽, 마늘 10알, 소주 1컵, 물
[고기 양념] 진간장 2큰술, 설탕 1큰술, 참기름 ½큰술, 후춧가루 ¼작은술, 마늘 다진 것 1작은술, 파 다진 것 1작은술
[육수] 대구머리 ½마리분, 대파 1뿌리, 마늘 5알, 다시마 40cm, 물 8컵, 국간장 1큰술, 소금 1큰술
[고기완자] 쇠고기 100g, 진간장 1½작은술, 설탕 ¾작은술, 참기름 ½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마늘 다진 것 ⅓작은술, 파 다진 것 ⅓작은술, 밀가루 3큰술, 계란 1개, 식용유
[밀칼국수] 밀가루 3컵, 물 1컵, 소금 1작은술
♣ 만드는 방법20)
20)『園幸乙卯整理儀軌』「悅口子湯」:『閨閤叢書』「悅口子湯」:『東國歲時記』「神仙爐」:『是議全書』「신선로」
❶ 돼지고기·쇠고기·꿩고기·쇠심장·쇠간을 저며 썰어 고기 양념의 절반으로 양념하여 재워 놓는다.
❷ 대구를 먹기 좋은 크기로 토막낸다.
❸ 대구머리에 대파·마늘·다시마를 합하여 냄비에 담아 물을 붓고 끓여서 육수를 만든다. 완성되면 베보자기로 걸러 국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해 놓는다.
❹ 쇠양은 소금으로 안팎을 주물러 깨끗이 씻은 후 끓는 물에 살짝 담궜다 꺼내어 껍질을 벗겨 버리고 찬물에 씻어서 대파·생강·마늘·소주를 물과 함께 냄비에 넣고 무르도록 삶아 건져 다시 찬물에 씻는다. 이것을 넓고 얇게 저며 놓는다. 건해삼을 냄비에 담아 생강·파·마늘·소주와 함께 물을 넣고 삶는다. 한번 끓으면 그대로 식힌다. 다음날 해삼에 물을 약간 보충하여 삶아서 다시 하룻밤 식힌다. 이렇게 세 번에서 다섯 번 반복하고는 배를 갈라 내장과 모래를 깨끗이 제거하여 넓고 얇게 저며 놓는다.
❺ (4)의 저민 쇠양과 해삼을 고기 양념의 나머지 절반으로 재워 놓는다.
❻ 쇠고기를 곱게 다져 양념하여 대추알 크기의 완자로 만들어서 밀가루와 계란으로 옷을 입혀 기름 두른 번철에서 지져낸다.
❼ 토란은 껍질을 벗겨 반으로 잘라, 소금을 약간 넣어 끓고 있는 쌀뜨물에 넣어 살짝 삶아 건진다.
❽ 밀가루에 소금과 물을 넣고 반죽한다. 약 30분 정도 젖은 행주로 싸둔 다음 다시 매끄럽게 반죽하여 안반에 놓고 밀대로 밀어서 가루를 골고루 뿌려 둘둘 말아 칼로 가늘게 썰어 헤쳐 놓는다. 이것을 끓고 있는 물에 넣고 삶아서 냉수에 헹구어 채반에 사리를 만들어 건져 놓는다.
❾ 신선로틀에 (1)의 고기 잰 것을 깔고 (2)·(5)·(7)을 옆옆이 담고 (6)의 완자를 화통 근처에 돌려 담는다.
❾ 신선로틀에 (1)의 고기 잰 것을 깔고 (2)·(5)·(7)을 옆옆이 담고 (6)의 완자를 화통 근처에 돌려 담는다.
❿ (9)에 (3)의 육수를 부어 끓인다. 펄펄 끓을 때 (8)의 국수를 넣는다. 별도의 그릇에 덜어 먹는다.
♣ 음식 이야기
『수문사설』은「熱口子湯」이라 하였으나,『원행을묘정리의궤』에서는「悅口子湯」이라 하였다. 1800년 대에 들어서면‘新設爐’라고도 표기 하였는데, 이것은 후에 반가로 전해지면서‘神仙爐’가 되었다.21) 지은이는 신선로틀이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기술하고 있으므로 『수문사설』이 쓰여졌던 당시 신선로틀은 이미 대중화 되어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21) 김상보,『조선왕조 궁중의궤 음식문화』, 수학사, 1995, 356쪽 : 김상보,『조선시대의 음식문화』, 가람기획, 2006, 216~219쪽.
♣ 고조리서 원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