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축산물 이력제라고 아세요?
몇 년전부터 언론매체를 통해 자연스레 ‘이력제’라는 제도가 언급되기 시작하고 있다. 농업에 도입되는 이력제는 개인의 이력과 달리, 능력을 가늠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 크게 다르다.
이력제가 탄생하게 된 계기는 가짜상품의 유통, 가축질병의 발생 등 국민을 안심시켜야 할 필요성이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축산물뿐만 아니라 수산물, 농산물, 식품 등 다야한 이력제가 실시되고 있다.
이 중 축산물 이력제는 말 그대로 소와 돼지 등 축산물에 특화된 것으로, 가축의 사육, 도축, 포장처리,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안전에 관한 중요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2. 이력제, 여러분 손 안에 있소이다
이력제는 식품의 생산, 수송, 가공, 소비의 전 과정에 걸친 흐름의 정보를 파악 할 수 있게 하므로, 관련 산업도 범위가 매우 넓다. 전 세계의 식품 이력제 시장은 ‘13년 현재, 10조 4천억 원(85억 3천만 달러)으로, 북아메리카와 유럽이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19년이 되면, 시장규모는 16조 8천억 원(14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러한 성장세의 배경에는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권의 수요 증가와 RFID, 바코드, 생체인시, GPS, 적외선 식별 등의 기술 발전이 자리하게될 것이다.
유럽연합에는 수출입되는 생축(生畜)과 축산물의 이력을 관리하기 위한 ‘웹기반 수의검역 시스템’인 TRACES가 가동 중이다. 또한 미국에는 축산물의 위생 관리를 위하여, 농무부 산하의 동식물검역소(APHIS)가 운영하는 이력시스템인 NAIS가 있다.
한편 세계 최초로 가축의 식별과 추적가능을 위해 이력제를 도입한 호주에는 가축의 탄생부터 도축까지의 전 과정을 관리하는 NLIS이 있다. 다른 나라가 축산물을 중심으로 이력제를 실시하는 반면, 일본은 소고기뿐만 아니라 쌀에 대한 이력제(트레이서빌리티, トレ―サビリテイ)도 운영하고 있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할 때, 우리의 경우는 이력제에 한우의 유전특성 정보를 결합하여 우수 가축육성, 유전자원관리의 기능까지 더한 ‘복합 시스템’이라는 특징이 있다. 이를 통해 유통 단계별로 위생상의 위험을 감지하고 예방하며, 가짜상품이 등장할 여지를 주지 않음은 물론이고, 동시에 우수 축종을 보호.관리하고 있다.
3. 시사점
축산물 이력제는 식품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 근원을 찾아낼수 있게 함으로써 국민을 보호하는 훌륭한 제도이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소비촉진 광고를 대신하여 직접 안전성을 확인하도록 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이력제는 정부의 주도로 시작되었으나 정착에는 기술력, 개선에는 전문인력 등이 필요하므로, 조기 정착을 위한 투자가 필수이다. 아울러 지역 특산물과 관련해, 지자체와 생산자단체가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장(場)을 마련하기 위한 시도도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