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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술을 잘 마신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많은 양을 마셔도 취하지 않는다는 것? 과연 그것만으로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이라 말할 수 있을까? 여기에 술을 마시는 태도와 취했을 때 하는 행동까지 모두 포함해야 비로소 ‘술을 잘 마시는사람’이라고 통칭할 수 있을 것이다.
옛날에도 ‘주도’라는 것에 방점을 찍어 ‘주선(酒仙)’이라 이름 붙인 사람들이 있지 않았는가. ‘술도 음식이니 곱게 마셔라’라는 말도 있고 말이다. 그러나 술도 시대를 따라 유행처럼 변해가는 것인지 즐겨 마시는 술의 종류도 세대에 따라 조금씩 다른 듯하다.
술은 흠뻑 취해야 제맛이라고 ‘부어라 마셔라’하고 급하게 마시며 급기야는 소주와 맥주를 섞어 일명 ‘폭탄주’를 만들어 마시는 게 기성세대들의 음주 문화라면, 요즘 젊은 사람들은 맛과 향을 느끼며 술을 구분하고 적당히 취한 상태를 유지하며 그 기분을 즐기며 음미하듯 마시는 것 같다.
그런 연유에 수제맥주는 젊은이들의 기호에 딱 맞는 술이 아닐 수 없다. 알콜 함량도 일반 시중 맥주보다 높으니 조금만 마셔도 취기가 오르고, 만드는 곳마다 맥주의 맛이 다르니 자신의 입맛에 맞는 맥주를 찾아다니면서 마시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수제맥주를 만드는 사람들도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인 듯하다.
2002년 주세법이 바뀐 후 전국에 수제맥줏집이 약 130군데가 생겼다고 한다. 이 중 전국에서 손꼽히는 규모의 생산시설을 갖춘‘문베어’에 맥주 맛을 보러 다녀왔다. ‘문베어’는 청정지역으로 이름난 강원도 고성에 위치해 있다. ‘황태덕장’이었던 곳을 2018년 10월에 수리하여 대규모 양조시설을 만들었단다.
양조시설의 위치로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첫째가 맥주는 물이 중요하고, 둘째가 설악산과 동해바다의 청정한 기운을 담아 맥주를 만든다면 그 맛이 안 좋을 리가 없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였다.
‘문베어’라는 이름도 강원도의 마스코트인 반달곰을 생각해서 지은 것이라서 입구에 반달곰 모형을 만들어 세워두고 있다. ‘문베어’는 오스트레일리아 사람이 ‘헤드브루마스터’로 이곳에 상주하면서 처음부터 지금까지 수제맥주의 맛을 담당하고 있다.
판매하는 맥주종류는 4가지로 ‘백두산IPA, 금강산골든에일, 한라산위트, 설악산스타우트’이다. 물 덕분인지 수제맥주의 독한 쓴맛이 별로 없고, ‘백두산IPA’라 이름붙인 맥주도 다른 곳보다 순하고 부드럽게 넘어간다.
산의 특징에 맞게 ‘금강산골든에일’은 맛이 다채롭고 은은한 꽃향기와 상큼한 시트러스 향이 나는 필스너라거로 목 넘김이 가벼웠고, ‘한라산위트’는 오렌지 껍질과 고수 씨앗을 더해 달콤한 정향 냄새가 나는 것이 밀맥주 맛이 제대로 살아 있었다.
‘설악산 스타우트’는 화려하고 험준한 설악산의 특징을 나타내려는 듯 흙내음과 민트초콜릿 향이 느껴지며 묵직하고 깊은 맛을 냈다. 더불어 ‘문베어’는 '치맥’의 조합을 말하려는 듯이 안주로 ‘골든에일’을 넣어 반죽한 프라이드치킨을 팔고 있다.
요즘의 음주문화는 수제맥주 덕분에 맛의 차이를 느끼며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술을 찾아 마시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 듯하다. 수제맥주가 서서히 대중적인 술로 자리 잡아가는 것을 피부로 체감하는걸 보면 말이다.
물론, ‘술을 잘 마신다’는 말의 뜻은 문화가 바뀌어도 모든 세대와 술의 종류와 상관없이 영원히 진리처럼 여겨지겠지만 말이다.
고성은 동해에 위치한 최북단 도시로 해송사이로 동해바다가 펼쳐져 늘 푸른파도가 마음을 시원하게 해준다. 통일전망대와 옛 김일성 별장(화진포의 성) 등이 있으며,해변을 위주로 휴양시설들이 잘 발달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