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향주
감향주는 달고 향기로운 술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산가요록의 삼미감향주는 색, 향, 맛이 뛰어나다고 전해지며, 그 제조법은 아래와 같다.
□ 산가요록의 ‘삼미감향주’
멥쌀 4말을 씻어 담갔다가 곱게 가루 내고 끓인 물 8말과 섞어서 죽을 쑨다. 죽이 식으면 누룩가루 7되를 섞어 만들고, 4일 후에 멥쌀 8말을 씻어 담갔다가 푹 찌고 끓인 물 1말을 밥에 뿌린다. 식으면 밀가루 3되를 갈아내어 덧술 한다. 이 술이 익으면 색과 향이 매우 좋다.
▶ 원문풀이
멥쌀 21.2㎏을 씻어 담갔다가 물빼기 후 곱게 가루 내어 끓인 물 45.6L와 섞어서 죽을 쑨다. 죽이식으면 누룩가루 2.8㎏을 섞어 만들고, 4일 후에 멥쌀 42.4㎏을 씻어 담갔다가 푹 찐다. (찌면서 끓인물 5.7L가량을 밥에 뿌린다.) 식으면 밀가루 960g을 섞고 밑술과 합한뒤 익힌다. 이 술이 익으면 색과 향이 매우 좋다.
그러나 산가요록의 ‘삼미감향주’는 수운잡방, 음식디미방, 규합총서에서의 ‘감향주’와 별개의 술로 인식될만큼 그 제조법에 있어서 거리가 멀다.
□ 수운잡방(의역)
멥쌀 5되를 깨끗이 씻고 곱게 가루 내어 구멍떡을 만든다. 누룩가루를 충분히 섞고8), 곱게 채로 친 밀가루 5되와 함께 버무려서 닥나무 잎 또는 연잎으로 싸서 항아리에 넣는다. 3일 후에 찹쌀 5되를 끓여식힌 물 1대야에 하룻밤 침지하고 (침지했던)물을 뿌려 가면서 고두밥을 찐 후 식히고 밑술에 합한다. 5~6일이면 먹을 수 있다.
8) 구멍떡은 물이 적은 상태이기 때문에 누룩량이 많아야 하다. 2kg정도 첨가한다
▶ 원문풀이
멥쌀 2.65kg을 깨끗이 씻고 곱게 가루 내어 구멍떡을 만든다. 누룩가루를 충분히 섞고8) 밀가루 1.6kg과 함께 버무린 후 연잎에 싸서 항아리에 넣는다. (이 때 구멍떡 삶은 (따뜻한) 물을 3.5L가량 넣고 섞는다.) 3일 후 찹쌀 2.7kg을 끓여식힌 물 6.75L에 하룻밤 침지하고 고두밥을 찔 때 (침지했던)물을 뿌린다.
[물을 뿌려가면서 고두밥을 찌는 이유는 수분이 많은 고두밥(즉, 질은 밥)을 짓기 위함이다. 참고로, 멥쌀 고두밥 찔 때 찬물을 뿌리면 가운데 부분이 설익게 된다. 그렇게 되면 고두밥 찌는 시간을 늘려 충분히 쪄 줘야 한다.
그래서 문헌엔 간혹 뜨거운 물을 뿌리라는 말도 있다. 즉, 멥쌀 고두밥을 찔 때에는 뜨거운 물을 뿌리는 것이 더 유리하다. 멥쌀과는 달리 찹쌀로 고두밥을 찔때에는 찬물을 뿌려도 잘 익는다.] 5~6일이면 먹을 수 있다.
□ 음식디미방(의역)
멥쌀 1되를 씻어 담갔다가 곱게 가루 내고 구멍떡을 삶은 후 식히고 구멍떡 삶던 물 1사발에 누룩가루 1되를 풀어서 충분히 구멍떡을 치대어서 단지에 넣어라. 찹쌀 1말을 깨끗이 씻어 밑술 담그는 날 준비하였다가 3일 후에 쪄라.
(밥이) 따뜻할 때 밑술과 섞어 항아리에 넣고 따뜻한 방안에 이불로 싸 두었다가 익거든 쓰라. 쓴맛이 있게 하려면 항아리를 이불에 싸지 말고 서늘한 데 두어라.
▶ 원문풀이
멥쌀 530g을 씻어 담갔다가 곱게 가루내고 구멍떡을 만든 후 식힌다. 구멍떡 삶던 물 570mL와 누룩가루 400g을 풀어서 구멍떡을 치대어서 항아리에 넣는다. 찹쌀 5.4kg을 깨끗이 씻어 물을 자주 갈아주면서 침지하였다가 3일 후에 찐다.
찐 찹쌀밥이 따뜻할 때 밑술과 섞어 항아리에 넣고 따뜻한 방안에 이불로 싸두었다가 익으면 음용한다. 쓴맛이 있게 하려면 서늘한데 둔다.
□ 규합총서(의역)
찹쌀 4되를 씻고 또 씻어 가루내어 깁체에 친다. 그 전에 좋은 누룩을 이슬 맞혀 여러날 바래어 곱게 갈아 깁체에 치고 찹쌀가루로 구멍떡을 만들어 동동 뜨도록 꽤 삶아 푼주(위가 넓은 사기그릇)에 더운 김이 날때 담고 누룩가루 1되를 넣어 수저로 꽈리가 일도록 젓는다. 두꺼운 종이로 덮어 더운 데 놓는다.
3일만에 꿀처럼 달거든 찹쌀 1말을 씻고 또 씻어 하룻밤 담갔다가 익게 쪄서 시루째 떼어 놓는다. 항아리에 김 나지 않게 진 비빔밥만치 버무려 넣고 손으로 눌러 탄탄히 봉하여 더운 데 덮어놓았다가 단맛이 들면 즉시 서늘한 데 두었다가 21일 후 쓰면 달고 맛이 있다.
▶ 원문풀이
좋은 누룩을 법제하여 고운 체에 쳐서 준비한다. 찹쌀 2.16kg을 깨끗이 씻고 물빼기 후 가루내어 고운 체로 친다. 찹쌀가루로 구멍떡을 만들어 동동 뜨도록 오래 삶은 뒤 더운 김이 날 때 누룩가루 400g을 넣어 수저로 꽈리가 일도록 꼭꼭 눌러 치댄다. 그 후 두꺼운 종이로 덮어 더운 데 놓는다.
3일 만에 꿀처럼 달거든 찹쌀 5.4kg을 깨끗이 씻고 하룻밤 담갔다가 익게 쪄서 시루째 떼어 놓는다. 시루에 김이 나지 않으면 밑술과 같이 비빔밥처럼 버무려 넣고 밀봉하여 덮어 놓는다. 술에 단맛이 들면 즉시 서늘한 데 두었다가 21일 만에 열어 쓴다. (깁체는 옛날에 고운 가루를 얻고자 할 때 사용하던 망사같은 재질의 체이다.
구멍떡은 식으면 물기가 있다해도 금방 딱딱해지므로 김이 모락모락 날 때 누룩가루와 섞고 수저로 치대는 것이 좋다. 항아리에‘김 나지 않게’라는 뜻은 고두밥을 항아리에 넣어 밑술과 섞을 때 김이 빠지지 않게 하라는 말로 해석하였다. 감향주는 따뜻한 환경에서 발효를 시켜야 하며 물이 극히 적은 술이므로 수분이 증발하는 것을 최소화 했을 것이다.)
<감향주의 이화학적 분석>
감향주의 분석결과 총산 함량이 상당히 높았는데, 이와 더불어 환원당과 당도도 높았다. 실제로 초기에는 강한 산미가 느껴졌지만 곧 달콤함이 신맛을 덮어주었으며,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이 들었다. 음식디미방과 규합총서의 감향주 제조법이 거의 흡사하다. 다만, 첫담금시 음식디미방에서는 멥쌀 1되를, 규합총서에서는 찹쌀 4되를 사용한 점이 다르다.
* 전통주 “조선시대 360여종”의 제조법.유래 등은 ‘전통주 전체’에서 한번에 확인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