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일주
삼일주(三日酒)는 삼일만에 완성되는 술로, 고문헌 속에 등장하는 삼일주는 대체로 제조법이 간단하다. 삼일주(또는 하절삼일주)는 갑자기 며칠 후에 손님이 찾아오는 등 술이 급하게 필요할때 빚어서 사용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산가요록에는 삼일주와 하절삼일주가 수록되어 있는데, 그 제조법이 약간씩 다르다. 삼일주에서는 누룩물을 거르는 과정이 없는 반면, 하절삼일주에는 누룩물을 거르는 과정이 있다.
□ 산가요록 ‘삼일주’
겨울에는 정화수(첫 새벽에 가장 먼저 길은 우물물)를 쓰고, 여름에는 끓인 물을 식혀 우선 이 물(정화수)16) 1말이나 2말과 누룩 2되나 4되를 섞어 항아리에 넣는다. 이튿날 멥쌀 1말이나 2말을 깨끗이 씻어 가루를 만들어 죽을 쑤어 식힌다. 누룩없이 항아리에 넣고 휘 저어 섞는다. 3일을 기다렸다가 즙을 쓴다.
▶ 원문풀이
끓여 식힌 물 5.7L에 누룩 400g을 섞어 항아리에 넣는다. 다음날, 멥쌀 5.3kg을 가루로 만들어 끓는 물 11.4L(<표5> 참조)로 죽을 쑤어 식힌다. 항아리에 넣고 3일후 음용한다.
16) 일부 산가요록 번역본에서는 ‘정화수’를 ‘멥쌀’이라고 오기되어 있다. 증보산림경제 방법 ②에서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 비교) 산가요록 ‘하절삼일주’
끓여 식힌 물 1말에 누룩 2되를 타서 항아리에 넣어 하룻밤을 두었다가 고운 주머니에 넣어 즙을 거르고 찌꺼기를 짜낸다. 멥쌀 1말을 물에 담갔다가 씻어 곱게 가루를 내어 푹 찐 다음 온기가 가시면 누룩물과 섞어 항아리에 넣는다. 3일 후에 열어 사용한다. 얼마든지 이 방법으로 만들 수 있다.
▶ 원문풀이
끓여 식힌 물 5.7L에 누룩 800g을 타서 항아리에 넣어 하룻밤 둔다. 고운 주머니에 넣어 손으로 오래 주물러 즙을 내고 찌꺼기를 버린다. 멥쌀 5.3kg을 물에 담갔다가 씻은 후 곱게 가루를 내어 푹 찐다. 식으면 누룩물과 섞어 항아리에 넣는다. 3일이면 쓸수 있다.
□ 증보산림경제 ‘삼일주’
① (임원십육지,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과 동일함) 물 1말을 끓였다가 식히고 누룩가루 4되를 그 물에 담가 하룻밤 재운다. 쌀 1말을 여러 차례 씻고 푹 쪄서 밥을 지어 식힌 뒤에, 물에 담근 누룩을 걸러 그 즙을 받고 찌꺼기는 버린다. 받은 즙을 밥과 골고루 섞어 술을 빚는다. 3일 지나 먹을 수 있다. 술을 빚을 때에 좋은 술 1사발을 부어 넣으면 더욱 맛있다.
▶ ① 원문풀이
물 5.7L를 끓였다가 식히고, 누룩 1.6kg을 그 물에 담가 하룻밤 재운다. 멥쌀 5.3kg으로 밥을 지어 식힌 뒤에 누룩물과 골고루 섞어 술을 빚는다. 좋은 술 570mL을 넣으면 더욱 맛이 좋다. 3일이 지나면 음용할 수 있다.
② (산가요록의 삼일주, 규합총서와 동일함) 겨울에는 정화수를 쓰고 여름에는 끓인 물을 식혀 쓰는데, 물 1말로 누룩가루 2되와 골고루 섞어 항아리에 넣은 뒤에, 쌀 1말을 여러차례 씻어 죽을 쑤고 누룩을 쓸 필요없이 항아리에 함께 넣는다.
▶ ② 원문풀이
끓여식힌 물 5.7L에 누룩가루 800g을 넣고, 멥쌀 5.3kg을 물 11.4L(<표5> 참조)로 죽을 쑨 다음 항아리에 함께 넣는다.
증보산림경제에 소개되는 삼일주는 2가지가 있다. 증보산림경제①은 산가요록의 하절삼일주와 비교해 볼때, 누룩 첨가량이 2배로 많이 들어가며 누룩즙을 짜내는 공정이 있다. 또한 좋은 (밑)술 1사발을 부어서 발효를 촉진시키는 방법도 소개하고 있어, 산가요록의 하절삼일주 방법보다 진보된 제조법이라 생각된다.
□ 임원십육지,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역)
① (증보산림경제 방법 ①과 같다)
② 겨울에는 정화수를 쓰고 여름에는 끓인 물을 식혀 쓰는데, 물 2말로 누룩가루 4되와 골고루 섞어 항아리에 넣은 뒤에, 쌀 1말을 여러차례 씻어 가루내어 죽을 쑤어 섞으면 3일 후에 맑은 술이 된다.
▶ ② 원문풀이
끓여식힌 물 11.4L에 누룩가루 1.6kg을 넣고 멥쌀 5.3kg을 가루내어 물 11.4L(<표5> 참조)로 죽을 쑨 다음 항아리에 함께 넣는다.
③ 좋은 탁주 1동이와 찹쌀 5~6되로 죽을 쑤어 누룩가루, 밀가루 각각 5홉과 함께 버무려 술을 빚으면 3~4일 후 맑은 술이 익는다.
▶ ③ 원문풀이
좋은 탁주 5.7L와 찹쌀 3.24kg으로 죽을 쑤어 누룩가루 200g, 밀가루 160g과 함께 섞어 술을 빚으면 3~4일 후에 음용할수 있다.
<삼일주의 이화학적 분석>
산가요록의 삼일주와 하절삼일주는 신맛과 단맛이 조화를 이루며 뒷맛도 깔끔하여 저도주로서 상쾌한 느낌이 난다. 증보산림경제①은 진하고 목넘김이 부드럽다. 증보산림경제②의 방법은 알코올 함량은 높으나 그 외의 맛은 밋밋하였다. 임원십육지③은 삼일주 중에서 가장 색다른 방법으로, 찹쌀과 밀가루가 들어가며 탁주로 죽을 쑤는 점이 특이하다.
또한 부드럽고 순한 맛으로, 현재 시중에서 판매하는 생막걸리와 비슷하지만 좀 더 진하다. 한편, 일반시중막걸리와 삼일주의 특성이 고문헌 전통주 중 가장 유사하였을 것으로 가정하여 비교분석을 해 본 결과, 당과 알코올 총산함량에 있어서 삼일주가 시중막걸리 보다 높았다.
* 전통주 “조선시대 360여종”의 제조법.유래 등은 ‘전통주 전체’에서 한번에 확인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