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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8. 섬김 조상과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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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육개장으로 보양까지, 동춘당 어르신 여름 생신상 「은진 송씨 동춘당 송준길 종가」

종가의 가장 큰 책임과 의무는 제사를 모시는 것[奉祭祀]과 손님을 접대하는 일[接賓客]이다. 은진 송씨 동춘당 송준길 선생 종가에서는, 일 년에 차례 네 번, 불천위 제사를 포함해 제사가 아홉 번, 시제 아홉 번까지 모두 스물 두 차례 조상을 모신다.

손님 역시 끊이질 않으니 종부는 항상 주안상에 올릴 술과 안주거리를 준비해둬야 했다. 사계 김장생 선생과 그의 아들 김집 선생에게 사사한 그의 학문 이력이며, 양송(兩宋)으로 불리며 시대를 주름잡던 송시열 선생과의 교분까지, 그 댁에 드나들던 당대 최고 지식인들의 면면을 확인할 수 있다.

종부로 이어지는 내림음식의 꽃은 술, 송씨 가문 가양주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아끄는 찰진 맛이 일품이다. 철에 따라 진달래나 국화를 넣어 빚었다.

국화주와 함께 육포, 북어포, 깻송이부각, 전유어 등이 다양하게 주안상에 올랐다 이와 함께 아이들이 좋아하는 약과, 다식, 타래과, 산자, 강정 같은 한과와 보리수단을 띄운 오미자 화채 등의 음료도 늘 준비해 놓는다.

보리수단은 삶은 햇보리를 찬물에 헹구고 녹말가루를 묻혀 다시 삶은 뒤 찬물에 헹궈내는 과정을 여러 번 되풀이하여 콩알만하게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보리수단을 오미자 물에 넣고 잣을 띄워 먹으면 그 맛과 향이 일품이다.

종가의 어른에게 올리는 여름 생신상 「은진 송씨 동춘당 송준길 종가」

♣ 종가의 어른에게 올리는 여름 생신상

동춘당 송준길 선생 종가에서 차리는 여름 생신상은 밥과 육개장을 중심으로 장산적, 돼지고기양념구이, 게장, 갈치조림, 북어구이, 해물찌개, 도라지무침, 고사리무침, 가지나물, 파강회, 북어보푸라기와 김가루무침, 숙장아 찌, 오이소박이, 배추김치, 깍두기, 간장, 고추장으로 이뤄졌다.

육개장으로 보양까지, 동춘당 어르신 여름 생신상 「은진 송씨 동춘당 송준길 종가」

♣ 미역국 대신 고사리를 뺀 육개장이 오르는 아침생신상

생신 아침상 차림의 가장 큰 특징은 미역국이 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겨울에는 쇠고깃국, 여름에는 육개장을 올리고, 계절에 따라 맞춤한 여러 반찬이 올랐다. 특히 육개장에는 고사리를 넣지 않고, 부추를 넣는 것이 특징이다. 아침 생신상에는 술을 올리지 않는다.

생신날 점심은 면상으로 가볍게 차렸다. 여름에는 국수를, 겨울에는 떡국으로 차린다. 여름 면상의 국수 국물은 쇠고기, 마늘, 파, 소금을 넣어 끓인다. 삶아둔 국수에 채 썬 호박볶음과 쇠고기 다져서 볶은 것, 황백지단을 고명으로 얹고 국물을 붓는다.

마늘과 고추를 다져서 넣은 양념장을 함께 내 입맛에 맞게 간을 맞추도록 한다. 열무김치, 잡채, 닭찜, 전유어(주로 동태전), 호박전, 고추전, 허파전을 반찬으로 차린다. 점심상에는 반주를 빠뜨리지 않는데, 국화주와 함께 증편(술떡), 두텁떡(봉우리떡), 화채를 후식으로 준비한다.

겨울에는 화채 대신 식혜를 올린다. 동춘당 가문의 일품 가양주인 국화주 이야기다. 밑술은 멥쌀을 쪄서 잘게 빻은 누룩을 넣고 물과 반죽해서 만든 다음 항아리에 담아 숙성시킨다.

찹쌀로 고두밥을 지어 숙성된 밑술에 섞고, 거기에 처음 넣은 양의 반 정도의 누룩을 넣어 섞는다. 깨끗한 항아리에 준비된 재료와 국화꽃잎을 함께 넣어 숙성시킨다. 술이 발효되면 용수를 박아 맑은 술만 떠낸다. 국화꽃 대신 진달래꽃을 넣으면 두견주가 된다.

▪ 육개장

종가음식 육개장

삶은 쇠고기를 5㎝ 정도 길이로 잘게 찢는다. 같은 크기로 자른 부추와 실파를 섞어 고추장, 고춧가루, 간장, 마늘을 넣고 버무린다. 버무린 재료를 육수에 넣고 끓이면 육개장이 완성된다. 이 댁의 육개장은 고사리를 넣지 않고, 마늘과 부추를 듬뿍 넣는 것이 특징이다.

▪ 북어보푸라기와 김가루무침

종가음식 북어보푸라기와 김가루무침

북어를 수저로 긁거나 강판에 갈아 부풀려서 양념하여 버무린다. 여기에 김가루무침과 고추장을 한 그릇에 담아 섞어 먹는다.

▪ 숙장아찌

종가음식 숙장아찌

채소와 육류를 넣어 조린 갑장과 형태의 음식이다. 재료는 오이, 무, 당근, 고기, 삶은 달걀, 실고추다. 오이, 무, 당근은 손가락 굵기와 길이 정도로 썰고, 고기는 조금 더 크게 썰어놓는다. 재료는 간장에 넣고 조린 다음, 삶은 달걀을 마지막에 넣는다. 달걀을 함께 먹어 장아찌의 짠 맛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 장산적

종가음식 장산적

쇠고기는 살코기로 준비해 손바닥 정도로 얇게 저며서 칼로 잘 다진다. 마늘, 파를 넣고 밑 양념을 한다. 팬에 구운 다음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간장에 조린다.

▪ 김치∙깍두기

종가음식 김치∙깍두기

김치는 젓갈을 넣지 않고 소금으로 간한다. 양념은 생강과 마늘을 많이 넣고, 찹쌀풀을 넣는다. 찹쌀풀은 채소의 꺼끌꺼끌한 느낌을 가시게 한다. 깍두기 담그는 방법은 보통 깍두기 담그는 방법과 같지만, 절인 배추를 함께 넣어서 담근다.

▪ 돼지고기구이, 쇠고기구이, 북어구이

종가음식 돼지고기구이, 쇠고기구이, 북어구이

북어와 돼지고기, 쇠고기를 구워 한 접시에 담는다. 우선 말린 북어를 반으로 갈라 양념하여 재운 뒤 굽는다. 돼지고기는 고추장으로 양념하고. 쇠고기는 간장으로 양념하여 굽는다.

♣ 옷이면 옷, 음식이면 음식 야무진 손끝으로 종가 살림을 매만지는 김정순 종부

「은진 송씨 동춘당 송준길 종가」김정순 종부

김정순 종부는 광산 김씨 사계 김장생 가문의 후손이다. 1남 6녀의 장녀로, 고향인 충남 논산에서 스물두 살에 시집왔다. 시어머니 때만 해도 집안에 하인들이 있었다는데, 김종순 종부가 시집왔을 때는 집안에 딸린 일꾼들이 없었다.

그래서 모든 일을 직접 해야 했다. 농사를 지은 것은 아니지만, 옷이나 음식 시중으로도 매우 바빴다. 특히 시할아버님 시중이 까다로웠는데, 시할아버님은 일제시대 창씨개명도 하지 않으실 만큼 매우 강직하신 분이었다.

또 돌아가실 때까지 상투를 틀 정도로 정갈하신 분이어서, 살아생전 옷도 두루마기까지 갖춰 입으셨다. “철마다 홑두루마기, 겹두루마기, 솜두루마기 등 모두 손봐야 했고, 염색까지 해야 했으니, 말 다했지 뭐.” 그래도 집안에 동서들이 많았다.

직계가 아닌 육촌까지도 모두 가까이 지내, 그 많은 집안 대소사를 모두 도우며 함께 일했다. 음식솜씨가 좋다는 칭찬도 많이 들었다. 막내아들이 올해 마흔 하나다.

‘종가’라는 말만 나오면 여자들이 망설이니 자연 혼사가 늦어진 것인데, 다행히 좋은 배필을 만나 막 혼례를 치렀다. 삶의 큰 짐 하나 부려놓는 마음이다. 종가를 버티어온 그의 어깨에서 짐 하나 같이 들어줄 새 사람이 반갑고 고맙다.

♣ 봄 같은 기운 사뭇 퍼지는 동춘당

「은진 송씨 동춘당 송준길 종가」종가

본래 은진 송씨는 시조 송대원에서 시작된다. 이 댁은 조선 시대 후기 문신인 송준길(宋浚吉, 1606년~1672년)을 중시조로 갈라져 나온 가문이다. 송준길은 효종 때 대사헌, 이조판서, 병조판서를 지낸 성리학자이자 정치 가로 주자학의 대가였다.

자는 명보(明甫), 호는 동춘당(同春堂)이며, 영천군수를 지낸 송이창(宋爾昌)의 아들이다. 친척인 우암 송시열과 더불어 양송으로 불리었으며, 그가 이끌던 문인들이 후에 노론을 형성하였다. 사후에 문묘에 제향되었으며, 1681년 숭현서원에 제향되면서 문정(文正)이라는 시호를 받았다.

은진 송씨의 선산은 서울시 서구 원정동에 있고, 그곳에 동춘당의 묘가 있다. 송준길 선생의 별당이자, 선생의 호를 따 이름 붙인 동춘당(同春堂)은 1963년 보물 제209호로 등록되었다.

현판은 그가 죽고 6년 후인 1678년에 우암 송시열 선생이 쓴 것이다. 안채에서 솟을대문을 지나면 두 채의 사당이 있다. 송씨 별묘라 이름 붙은 곳은 동춘당 송준길 선생의 불천위를 모시는 곳이고, 송씨가묘는 위로 4대까지 조상의 제사를 모시는 곳이다.

불천위를 모시는 사당에는 허리 위쪽까지 올라오는 제상이 있고 신주 두 개가 모셔져 있다. 제상은 삿자리를 드리워 가려놓았다. 옛날에는 영의정 이상의 벼슬을 해야만 세 겹의 돗자리를 쓸 수 있었다. 동춘당을 모신 사당도 그 위세에 맞게 세 겹의 돗자리가 깔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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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출처 •농촌진흥청 •농사로 •Rda 인트라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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