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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4. 기다림의 깊은 맛, 향기 가득한 술상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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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3년 큰 가뭄, 임금께 올린 연엽주 주안상 「예안 이씨 문정공 이간 가문」

♣ 세월은 변해 구하기 어려운 식재료도 늘어나지만, 종부의 손길은 맵다

3년 큰 가뭄, 임금께 올린 연엽주 주안상 「예안 이씨 문정공 이간 가문」

예안이씨 참판댁에서는 제사를 지낼 때면 연엽주를 올린다. 3년 큰 가뭄이 나라에 닥쳐, 쌀로 빚는 술을 금하였다. 연엽주는 연잎, 솔잎, 감초를 넣고 빚어 임금께 진상하였던, 차(茶) 같은 술이다. 집안의 오롯한 존재, 조상께도 올린다.

귀한 손님이 찾아와도 연엽주와 함께 오랜 시간과 정성으로 준비한 음식을 대접한다. 연엽주 주안상이다. 연엽주 주안상에는 연엽주에 족편, 부각, 오징어오림, 곶감말이를 안주로 준비한다. 예전에는 꿩고기로 김치를 담갔다. 꿩고기를 구하기 힘들어지자 조기젓으로 김치를 담게 된다.

얼마 전 조기젓을 구하러 강경에 갔는데 구하질 못했다. 비싸서 안 팔리니 아예 들여놓지 않는 것. 지금은 세월이 변하고 물가가 비싸져서 구하기 어려운 재료도 많지만, 종부의 손길은 맵다. 준비하는 정성이 한결같은 까닭이다.

① 연엽주

종가음식 연엽주

종손의 5대 할아버지 이원집이 궁중의 비서 감승으로 있을 당시 3년 동안 나라에 가뭄이 들었다. 백성의 원성이 높아지자 임금께 진언을 올려야 했다. 자리를 마련하고 상소를 전했는데, 그때 올려진 것이 연엽주다.

금주령을 내리고 임금도 수라에 잡곡밥을 드시고, 5첩 이상을 금하였으며 식혜, 약과, 술을 안 드셨다. 임금께 올리던 술이라 집안의 임금이신 조상께 제사를 지낼 때만 썼던 예안이씨 집안의 술이다.

연엽주는 솔잎, 찹쌀, 감초, 연잎으로 만든다. 만드는 법은 종부에게만 대물림되었다. 제주로만 빚었기 때문에 금기사항도 많고 정성을 다해 만든다. 연엽주는 피를 맑게 하고 양기를 보호해주는 약주로 5대 전통 명약주로 이름나 있다.

② 족편과 초간장

종가음식 족편과 초간장

족편은 암소 앞다리의 핏물을 빼고, 엉기도록 푹 고아서 만든 묵이다. 처음에는 센불로 팔팔 끓이다가 중불로 조리며 푹 곤다. 다 고아지면 뼈를 건져낸다. 뼈에 붙은 고기를 발라내서 찢어 넣고, 고명으로 석이버섯, 실고추, 황백지단을 넣어 색을 낸 다음에 굳혀서 썰어낸다.

예전에는 꿩고기를 넣기도 했다. 초간장을 곁들여서 찍어 먹는다. 씹을 것이 없으니, 노인들이 드시기에 좋다. 겨울, 봄, 가을에 잔치음식으로 많이 썼다.

재료가 비싸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음식이라 여간한 정성이 아니면 만들기 어렵다. 예전에는 가마솥에 불을 때서 이틀은 삶아야 했다. 이렇게 만든 족편은 아주 귀한 음식이라서 나이 드신 어른들이나 귀한 손님상에만 올렸다.

③ 오징어오림과 곶감말이

종가음식 오징어오림과 곶감말이

오징어오림은 원래 문어로 오리던 것이다. 말랑말랑한 마른 문어를 구해야 하는데, 요즘에는 좋은 문어 구하기도 쉽지 않다. 얇게 자를 수 있는 작은 칼이나 가위로 오려서 모양을 낸다. 매화 모양으로 오린 것이다. 몸통 하나를 토막 내지 않고 오려서 매화 28송이를 만들었다.

문어는 두툼하고 넓어서 새, 매 화, 이파리 같이 더 다양한 모양을 낼 수 있다. 잔치나 혼례 같은 큰상차림을 할 때는 문어 한 마리를 통째로 써서 오림을 하기도 했다. 곶감말이는 씨를 뺀 곶감을 잘 펼쳐서 호두를 넣어 말아서 썬 것이다.

한쪽을 통으로 다 말면 크게 된다. 반쪽으로 만 것이 더 예쁘다. 이 댁에서는 직접 말린 곶감과 집에서 난 호두로 곶감말이를 만들었다. 곶감은 적당히 마른 것을 쓴다. 너무 말랑하거나 딱딱 하면 모양이 안 난다.

④ 가죽부각과 김부각

종가음식 가죽부각과 김부각

참죽나무의 어린잎(순)을 가죽이라고 한다. 가죽부각은 봄에 잎이 연할 때 따서 말린 가죽잎에, 소금 간한 찹쌀풀을 한 번 발라 바싹 말려서 기름에 튀긴 것이다. 마당의 오래 된 참죽나무에서 봄에 따서 말린 잎으로 만들었다. 김부각은 김에 찹쌀풀을 발라서 바싹 말렸다가 튀긴 것이다.

♣ 술익는 방 아궁이 앞에서 불 지키던 새색시, 최황규 종부

「예안 이씨 문정공 이간 가문」최황규 종부

종부는 조선 말기 항일 독립운동의 선구자인 면암 최익현 선생의 손녀다. 22살에 참판댁에 시집와 50여년이 훌쩍 지났다. “시집왔을 때 힘들었지. 문밖출입은 전혀 못 했으니께.”1964년에 시집와서 올해 예순여덟이 되었다. 시집오자마자 시어머니는 연엽주 빚는 법부터 가르치셨다.

제사에 올리는 제주(祭酒)로 빚어지는 술이라 만드는 과정부터 엄격했다. 일 년에 제사가 열두 번이 넘으니 허리 펼 날도 없이 살았다. 갓 시집와서부터 술 익는 방 아궁이 앞에서 밤새 불을 지펴야 했다.

종부는 1990년 연엽주 계승자로 충남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처음 연엽주를 세상에 선보인 것은 25년쯤 전이다. 막내 대학 자금이 필요해서였다. 조상이 물려주신 논을 팔 수는 없고 궁여지책 끝에 택한 것이었다.

조상에게 올리던 술을 파는 것이 송구스러워 지금도 집에서만 만들어, 소문을 듣고 찾는 이들에게 한두 병씩 팔고 있다. 연엽주를 만들기 위해 1,000평 연 농사도 짓고 있다. 종부가 시집온 며느리에게 맨 처음 가르킨 것도 연엽주 빚는 법이다.

♣ 예안이씨 문정공파 참판댁

「예안 이씨 문정공 이간 가문」종가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리 88번지, 참판댁은 조선 말기 고종 때 이조 참판을 지낸 퇴호 이정렬이 살던 집이다. 퇴호는 외암의 6대손이다. 참판댁은 고종황제가 퇴호에게 하사하신 집으로 큰 집과 작은 집 두 채가 붙어 있다.

왕이 살던 낙선재를 규모만 조금 줄여 지은 것이라는 참판댁은 19세기 조선 말기의 건축양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1984년 중요민속자료 195호로 지정해 보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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