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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13. 나눔, 넉넉한 품을 나누는 손님상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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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최초 한글조리서로 밝혀온 가을 손님상 「재령 이씨 석계 이시명 종가」

지금으로부터 약 340년 전에 쓰인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조리서『음식디미방』은 석계 이시명 선생의 아내이자 여성군자로 불렸던 장계향 선생이 후손들을 위해 지은 조리서이다.

♣ 좋은 맛을 내는 신비한 비방秘方, 『음식디미방』

지금으로부터 약 340년 전에 쓰인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조리서 『음식디미방』은 석계 이시명 선생의 아내이자 여성군자로 불렸던 장계향 선생이 후손들을 위해 지은 조리서이다. ‘음식디미방’은 ‘음식지미방’으로, 좋은 음식 맛을 내는 방문이라는 뜻이다.

음식디미방으로 풍성한 가을손님 「재령 이씨 석계 이시명 종가」

『음식디미방』에 소개된 음식의 재료는 주로 꿩고기였으며, 고추가 우리나라에 널리 사용되기 전이라 모든 음식에 고춧가루를 쓰지 않았다. 대신 매운맛을 내기 위해 천초, 후추, 겨자를 사용했다. 또한 육류, 해산물, 채소를 사용한 ‘느르미’가 많이 등장한다.

최초 한글조리서로 밝혀온 가을 손님상 「재령 이씨 석계 이시명 종가」

♣ 음식디미방으로 풍성한 가을손님

『음식디미방』의 안내에 따른 가을 손님상차림은 섭산삼, 동아느르미, 수증계, 잡채, 잡과편, 석이편으로 풍성하다

▪ 섭산삼

종가음식 섭산삼

섭산삼은 더덕을 두들겨서 음식을 만들면 산삼만큼 좋다는 이름이다. 더덕은 껍질을 벗기고 반으로 갈라 방망이로 자근자근 두드려 편 다음, 소금물에 담가 쓴맛을 우려낸다. 물기를 뺀 더덕에 찹쌀가루를 고루 묻힌 후 기름에 튀긴다. 꿀을 곁들여 먹는다.

▪ 동아느르미

얇게 저민 동아를 소금에 절여둔다. 무를 무르게 삶아 석이버섯, 표고버섯을 잘게 다져 섞고 후춧가루로 양념한 다음, 저며 두었던 동아로 싼 뒤 중탕하여 익힌다. 마지막으로 꿩육수에 밀가루즙을 뿌리면 완성이다.

종가음식 동아느르미

▪ 수증계

종가음식 수증계

닭을 방망이로 두들겨 뼈를 발라낸다. 노구솥에 넣어 참기름 반 종지를 넣고 삶은 후, 오이, 토란, 부추를 넣고 익힌다. 그 위에 지단을 얹는다.

▪ 잡채

종가음식 잡채

『음식디미방』에 의하면, 잡채는 여러 가지 채소를 볶아서 꿩육수에 밀가루즙과 된장을 풀어 걸죽하게 만든 즙을 뿌린 것으로, 조선 중기 때의 잡채는 여러 가지 나물을 재료로 쓰는 잡생숙채(雜生熟菜)였다.

▪ 잡과편

종가음식 잡과편

가을철에 많이 만들어 먹던 음식이다. 찹쌀가루를 익반죽해 삶은 뒤 밤소를 넣어 빚은 다음에 대추, 곶감, 밤 삼색고물과 잣가루를 묻힌다.

▪ 석이편

종가음식 석이편

멥쌀가루, 찹쌀가루, 석이버섯가루에 물을 넣고 비벼서 체에 내린다. 찜기에 젖은 베보자기를 깔고, 잣가루를 뿌린 후에 준비한 떡가루를 편평하게 부어 잣가루를 한 켜 더 뿌리고 찐다.

♣ 『음식디미방』 숨어 있던 맛을 살려내다 조귀분 종부

「재령 이씨 석계 이시명 종가」조귀분 종부

방 건너 음식 볶는 소리를 제쳐두고 천천히 차를 한 잔 마신다. 재령 이씨 석계 이시명 선생의 13대 종부인 조귀분 씨. 차 맛을 음미하는 듯 천천히 잔을 내려놓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음식디미방 음식을 재현하는 건 무척 힘든 작업이었어요.”

『음식디미방』에 음식 만드는 법이 상세하게 적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림이 없는 까닭에 만들기를 수십 번 넘게 했다고 한다. 음식에 관심이 많았던 조귀분 종부는 정작 시집 와서, 제사는 많은데 조리법을 몰라 눈치껏 조리법을 익히느라 힘들었다.

모르는 것은 시골 할머니들에게 물으면서 하나씩 깨치고, 익혔다. 옛날엔 제사나 집안 행사가 있을 때면 80여명 정도가 모였으니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할 만하다.

“디미방 음식을 회원들에게 잘 전수시켜서 글로벌화하는 게 목표예요.” 조귀분 종부는 디미방 음식을 해외로 전수시켜서 우리 음식의 세계화에 한발짝 가까이 다가가기를 소원하고 있다.

♣ 두들마을과 석계고택

「재령 이씨 석계 이시명 종가」종가

경북 영양군 석보면 원리 2리. 조선시대 광제원이 있던 곳으로 ‘두들에 위치한 원이 있던 마을’이라 해서 원두들, 원리라고도 부른다. 이시명(1590~1674) 선생이 이곳을 개척한 이후로 후손들이 더해져 집성촌이 되었다.

선생의 자는 회숙(晦叔), 호는 석계(石溪)다. 석계는 광해군4년 사마시에 합격해 성균관에 들어갔으나, 광해군의 정치를 보고 과거를 단념했다. 병자호란 후 국치를 부끄럽게 여겨 은거했다. 1640년 석보로 옮겨 석계서당이라 현판을 붙이고 강학에 힘썼다.

선생은 시문에 능하고 초서를 잘 썼다. 이황의 학통을 이은 장흥효에게 성리학을 전수받아 아들 현일에게 전했다. 아들은 후에 이조판서를 지냈다.

저서로 『석계집』이 전한다. 두들마을 옆 언덕에는 석천서당과 석계고택, 낙기대, 세심대가 있으며, 마을안에는 전통한옥체험관, 정부인 장씨 유적비와 예절관, 광산문학연구소가 있다.

석계고택은 석계 선생이 돌아가신 후 4남 숭일이 모친을 모시고 고향에 돌아와 옛터에 중수한 집으로, 320여 년 동안 자리를 지킨 유서 깊은 집이다. 일자형의 사랑채와 안채를 흙담으로 막아 뜰을 만들고, 사랑채 뒤에 감실을 설치했다.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91호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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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출처 •농촌진흥청 •농사로 •Rda 인트라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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