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갓집 이야기

♣ 종가(宗家)

종가(宗家)는 조선 중기 이후 4백년 이상 유지해 온 가문제도입니다. 조선시대 유교사상과 성리학을 중심으로 학문이 뛰어난 인물의 학행이나 공적을 기리기 위해 임금의 명으로 시호(諡號)를 내립니다.

시호를 받은 인물 사후에 후손들은 신주를 별도 사당에 모시고 4대(代)가 지나도 그 위패를 옮기지 않았는데, 이를 불천위(不遷位)라 합니다. 조상이 불천위가 되면 중시조가 돼 그의 후손은 종가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렇게 형성된 종가는 시작점에 따라 대종가와 파종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대종가는 하나의 성씨가 시작되는 시조(始祖)로부터 대대로 맏아들로 이어진 가문이며, 파종가는 대종가에서 뛰어난 인물로 인해 중시조로 파생된 종가를 의미합니다. 종가는 우리 역사가 낳은 전통의 산물로써 현재 남아있는 종가는 대부분 파종가입니다.

우리 시대 종가는 한 가문을 지칭하는 것을 넘어서 사회 전체의 문화유산입니다. 종손과 종부는 가문의 전통을 지키며 손님을 접대하는 일을 개인의 삶보다 늘 먼저 실천하며 생활했습니다. 사욕이 아닌 국가와 사회를 위해 공헌한 선조들의 얼이 이어져 종가 정신의 아름다운 바탕이 됐습니다.

♣ 종가음식

종가음식은 종부에서 차세대 종부로 이어지는 가문의 음식입니다. 조선시대 양반 계층이 주로 먹던 반가음식을 바탕으로 지역민이 즐겨 먹었던 향토음식과 궁중에서 먹던 궁중음식이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오랜 세월 대를 이어 내려온 종가음식은 나눔과 배려, 섬김에 대한 아름다운 정신이 깃들어 있습니다. 이러한 정신은 마을을 함께 이루며 사는 주민들과 종가를 찾는 관광객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관광객이 관광지를 선택할 때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음식입니다. 종가음식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자극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음식자원입니다.

오랜 세월 동안 한 가문에서 종부를 통해 내려온 종가음식은 오늘날 현대문명에 지쳐있는 도시민과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고급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 자원입니다. 종가음식을 관광객에게 선보일 때 음식에 담긴 가문의 이야기를 함께 설명 하면 음식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