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방식이 건강과 삶의 여유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되고, 속도 우선주의 풍조의 대안으로 슬로푸드 운동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의 전통문화와 음식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종가와 종가음식의 가치가 재조명 되고 있다.
요란하고 화려할 것 같다거나, 현대인의 입맛에 맞지 않을 것이라는 오해와 달리 정성이 가득 담긴, 소박하고 맛있는, 그렇지만 뭔가 항상 비밀스러웠던 종가음식이 이제 세상과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다.
종가음식은 맛과 멋, 정(情)과 예(禮)로 표현할 수 있다.
① 맛(味) : 한결같고 정성이 담긴 맛을 고집스럽게 지켜왔다. 종가음식은 ‘로컬 푸드’의 원조이자, ‘슬로 푸드’의 대명사로서, 지역에서 나는 신선한 농산물을 사용하여 준비하는 것은 종가음식의 기본이며, 오랜 기간 정성으로 담그는 장은 모방할 수 없는 종가음식의 대들보이다.
② 멋(美) :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종가음식은 항상 맛깔스러운 색과 모양, 담음새를 유지한다. 오색으로 수놓은 떡과 전, 꽃 모양의 오징어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하지 않는다. 또한 ‘책걸이 상’이나 ‘손님맞이 상’ 등 특별한 상황에 맞는 상차림은 종가음식의 ‘의미를 담은 멋’이다.
③ 정(情) : 종가는 지역사회에서 상부상조의 미덕을 실천하는 구심점이었다. 제사를 중심으로 공동체적인 협동이 이루어지고, 마을에서 함께 음복을 한다. 또한 종가를 방문한 손님에게는 항상 정성을 담은 음식을 대접했다.
④ 예(禮) : 종가의 음식은 관혼상제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혼례가 있는 날은 맏며느리 큰상 내리기 등의 행사가 진행되며, 4대조 까지의 기제사와 명절의 차례, 불천위제까지 많은 제사를 지내면서 종가음식은 발전되어 왔다.
이제 종가음식은 (1) 한식 세계화의 차별화된 아이템으로 계승·발전되어야 한다.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 슬로 푸드로서 한식의 인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종가음식이 그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2) 종가음식에 과학성을 접목하여 가치를 제고하고, (3) 전통 식문화를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4) 그 일환으로, 종가음식과 문화를 유네스코의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하여 세계적 가치를 부각시키는 것도 좋은 시도가 될것이다.
그간 종가와 종손, 그리고 종부들이 고집스럽게 지켜 온 우리 문화와 음식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조사하여 보존하고 국민들에게도 널리 확산 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