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양은 ‘가볍게’, ‘되도록’, ‘약藥으로’ 하라는 규율이 있다. 사찰에서 아침, 점심, 저녁 공양의 섭식 정도를 가르치는 말이다. 아침공양은 밤의 찬 기운으로 소화능력이 극히 저하되어 있으므로 따뜻한 죽식으로 가볍게 섭취하여 몸의 무리를 피하라는 가르침이다.
사찰의 아침에 죽이 많이 제공되는 이유이다. 점심공양은 활성화 되어 있는 신체 상황에 맞게 충분한 음식을 섭취하여 수행생활의 활력을 제공할 육신을 지탱해 주라는 뜻에서 ‘양이 되도록’ 이란 지침이다.
저녁공양은 불가식佛家食으로서 모자라는 영양 섭취를 보충하여 질병을 예방하라는 약의 개념에서 섭식하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운문사에서는 매주 금요일 저녁 불식不食으로 ‘일하는 자의 수고로움’을 덜어주고 공양의 참다운 의미를 깨우치는 수행을 행하고 있다.
한 끼의 발우공양은 1식 3찬이 기본이며 밥, 국, 계절반찬, 밑반찬(짠반찬), 김치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죽이 공양될 때는 국이 빠지기도 한다. 죽비소리에 맞추어 여법하게 공양작법이 시작되면, 일체의 소리도 없이 그저 음식물을 씹는 소리만 간간히 경내를 깨운다.
발우공양은 음복하는 방법도 법도에 맞춰 행해야 하지만 찬을 담을 때도 바르게 담는 것이 중요하다. 김치를 썰어 놓을 때 줄기와 잎을 교차되게 썰어 치우침 없게 담아야 하고, 알타리 무김치는 줄기가 있는 경우 머리 부분은 발우상의 바깥쪽을 향하게 하고, 또 꼬리 부분은 발우상의 안쪽을 향하도록 담는다.
찬의 담음새조차 정갈하게 하여 공양에 대한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고자 함이다. 아침공양에 제공되는 죽은 흰죽이 기본이나 다양한 영양소 보충을 고려하여 계절에 따라 봄에는 아욱죽, 쑥죽, 냉이죽 등을 여름에는 녹두죽, 보리된장죽 및 각종 야채죽, 완두콩죽 및 다양한 콩죽 등을, 가을에는 땅콩죽, 은행죽 등을, 겨울에는 팥죽, 김치갱죽, 호박죽, 연자죽 등을 차린다. 연자죽은 연콩을 볶아서 갈아 만든 죽으로 사찰음식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죽이다.
♣ 운문사 점심공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