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는 주는 모든 것을‘공양’이라 표현한다. 밥 먹는 것 또한 몸에생명력을 주는 것이므로 공양이라 한다. 이것은 단순히 밥을 먹는 행위가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많은 불보살과 자연, 뭇 중생들의 노고를 생각하며 보살로서 살겠다는 의지와 서원을 다짐하는 거룩한 의식이다. 때문에 공양도 일종의 수련이고, 수행이며, 그 어느 때보다도 겸허하고 고요하게 진행된다.
‘발우공양’이란 사찰에서‘발우’라는 나무그릇을 사용하여 밥을 먹는 식사법을 의미한다.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후 두 우바새로부터 최초의 공양을받을 때 사천왕이 돌그릇을 각기 하나씩 부처님께 드렸고, 부처님은 이 발우 네개를 겹쳐서 포개어 사용했다고 한다. 그 후 제자들도 부처님을 따라 네 개의 발우를 써서 공양을 하는 전통이 생겨났다고 한다.
사찰에서의 공양은 여법한 동작과 질서에 따라 진행되며 수행을 위한 의식의 하나로 중요시 되는데 이러한 발우공양에 깃든 의미는, 공양을 시작하기에앞서 외우는 각종 게송에 잘 나타나 있다. 공양을 할 때에는 먼저 부처님과 보살님, 그리고 삼보를 생각해야 한다.
청정법신 비로자나불, 원만보신 노사나불, 천백억화신 석가모니불 등에 귀의하고 찬탄하는 마음을 갖는다. 그런 다음에는 발우를 두 손으로 받쳐 들고“공양을 받고 원하옵나니 모든 중생이 선禪의 기쁨으로 밥을 삼고 법法의 기쁨이 충만하여지이다”라는 게송을 읊는다.
세 번째로‘다섯 가지를 살펴 생각하는 게송오관게’이 있는데 내용은“이 공양이 오기까지 모든 이들의 노고를 생각하고, 내 덕행을 헤아려 바른 생각으로 이 몸 지탱하여,불도를 이루기 위하여 이 공양을 받나이다”는 것이다.
이처럼 발우공양을 할 때 외우는 게송은 지방이나 사찰마다 조금씩 다를수 있지만, 부처님의 생애를 생각하면서 그 위대한 사상과 공덕을 찬탄하고, 공양이 오기까지 공양물에 깃든 모든 생명들의 노고와 은혜에 감사하며, 자신의수행을 돌아보며 반성하고, 공양을 받은 인연으로 탐내고 화내고 어리석음을 끊어 마침내 불도를 이루어 널리 중생에게 보답하리라는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의미를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다.
흔히 발우공양 정신은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누어 설명되고 있다.
첫째, 평등사상이다. 지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모든 대중이 차별 없이 똑같이 나누어 먹는 의식 속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평등의식이 들어 있다.
둘째, 청결사상이다. 자신이 먹을 만큼의 음식을 개인이 발우에 덜어서 먹기 때문에 철저히 위생적이다.
셋째, 절약사상이다. 자신이 받은 음식을 조금도 남기거나 버리지 않고 먹을 만큼만 덜기 때문에 낭비가 없다. 또한 공양 후에는 그릇 씻은 물까지 먹음으로써쓰레기를 만들지 않으므로 물질의 유한성과 환경보전을 강조한다.
넷째, 공동체 사상이다. 대중 스님이 한 솥에서 만들어진 음식을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먹음으로써 화합과 단결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느낄 수 있다.
다섯째, 복덕사상이다. 발우공양은 자기 자신의 건강 뿐 아니라 음식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고생한 이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아울러 자신의 소임을 다하겠다는맹세를 함으로써 우주 만물의 한량없는 공덕을 성취하자는 복덕의 의미가 들어있다.
01. 죽비를 세 번 치면 합장한 뒤 발우를 편다.
02. 발단발우 깔개을 펴놓고 발우를 꺼내어 차례로 놓는다.
03. 죽비를 한번 치면 공양을 행반할 소임자들이 청수물, 밥, 국 순서로 행반을한다.
04. 하나의 발우에 찬을 먹을 양만큼만 직접 정갈하게 담는다.
05. 4개의 발우에 각각 밥과 국, 반찬 그리고 공양을 마친 후 설거지물로 쓰이는청수물이 담겨 있다. 죽비를 한번 치면 어시발우밥을 담을 발우를 높이 들고 봉발게를 외운다. 다시 죽비를 한번 치면 발우를 내려놓고 오관게를 외운다.
06. 눈에 안 보이는 중생에게도 밥을 나눈다는 의미의 헌식 행위. 밥알을 조금따로 떠 놓은 생반시이다.
07. 죽비를 세 번 치면 합장한 후 공양을 시작한다. 공양할 때는 너무 빨리 먹거나 너무 느리게 먹지 말고 다른 사람들과 보조를 맞추어야 한다. 나중에 발우를 닦기 위한 김치 한 쪽은 반드시 남겨둔다.
08. 공양이 끝나면 소량의 물과 함께 김치 한 쪽을 이용해 빙글빙글 돌리면서발우 안쪽의 음식 찌꺼기를 닦는다. 다 닦으면 김치를 먹고 발우 닦은 물은마신다.
09. 청수물을 이용해 오른손을 담가서 다시 발우를 닦고 헹군다. 퇴수 걷는 스님이 퇴수동이를 들고 오면 퇴수물을 가만히 붓는다. 이때 그릇 밑바닥에가라앉은 찌거기는 남겨서 마신다.
10. 발우수건으로 수저와 발우의 물기를 닦고 발우를 처음처럼 묶어둔다.
11. 공양이 끝나면 죽비 일성에 합장하고 식필게를 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