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날, 산으로 오르다
봄이 오면 사람들은 너나없이 들과 산으로 오른다. 한라산과 푸른 바다 바람을 머금은 제주 고사리는 타 지역보다 통통하다. 그렇게 꺾은 고사리를 삶고 말려 곱게 보관하였다가 집안의 경조사나 귀한 날 꺼내, 삶고 물에 불려 상에 올렸다.
♣ 여름, 바다로 나가다
여름, 제주사람들은 보리를 수확한 후인 음력 4월 8일을 시작으로 바닷가로 나가 해산물을 담을 바구니를 허리에 차고 보말(고둥)을 잡곤 했다
♣ 가을, 수확하다
가을이면 메밀을 수확하고 묵을 쑤었다. 제삿날 이른 새벽에는 메밀묵을 먼저 준비해야하는데 잠이 덜 깬 딸은 묵이 눋지 않도록 쉬지 않고 저어야 했다. 그 뿐인가. 갖은 양념을 한 마(모자반국)국에도 마지막엔 반드시 메밀가루가 들어가야 제 맛이 났다. 해산한 딸에게 고깃국은 해주지 못해도 메밀 조배기(수제비)는 꼭 들고 갔던 제주 어머니의 애틋한 마음. 그것이 바로 제주 메밀이다.
♣ 겨울, 저장해두다
겨울에는 집집마다 장을 담갔다. ‘보리밥에 된장’이라는 말처럼 제주 음식은 간단하였다. 여기에 더한다면 자리젓, 멸치젓, 김치, 마늘장아찌가 전부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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