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요무형문화재 제38호 조선왕조궁중음식
우리나라의 음식문화는 조선왕조에 이르러서 가장 화려하고 발달된 문화를 이루었다. 궁중의 문헌 중에는 궁중음식을 실제로 만드는 조리법에 대한 기록은 거의 없지만, 다행히 조선 말기 고종과 순종을 모셨던 한희순 주방상궁이 생전에 있을 때 황혜성을 비롯한 몇 명의 사람들에게 전수을 하였기에 현재 그 기술이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1970년 11월 당시 문화재전문위원인 황혜성은 궁중음식의 전승 보호 하려는 목적에서「조선왕조의 궁중음식」41)이란 무형문화재 조사보고서 제75호를 문화공보부 문화재관리국에 제출하였다.
그 보고서에는 궁중 음식의 연혁, 전승방법, 종별, 궁중요리법 및 사용도구 등과 전수현황이 포함되어 있다. 국가에서는 이를 심의하여 1971년 1월6일에 중요무형문화재 제38호로 ‘조선왕조궁중음식’을 지정하였고 제1대 기능보유자로 한희순 상궁을 지정하였다.
제출한 보고서에는 당시 생존에 있던 순종비인 윤비를 모셨던 지밀상궁으로 김명길(당시 77세), 박창복(당시 68세), 성옥염 상궁(당시 51세) 등 3명도 기능보유자로 상정하였으나, 주방상궁이었던 한희순상궁이 유일하게 지정되었다.
2. 궁중음식전수계보
1) 제1대 기능보유자 한희순(韓熙順, 1889~1971)
한희순은 1889년 10월21일 서울 왕십리에서 농부의 딸로 태어나, 13세 때인 광무5년(1901)에 덕수궁에 입궁하여 1907년 경복궁에서 소주방 내인으로 근무하였다. 입궁할 당시 덕수궁에서 1901 2차례, 1902년 2차례의 진연이 있었으나, 아기나인 시절로 거의 기억하지 못했다.
그 후 고종이 덕수궁에 거처하실 때 모시다가 1919년 고종이 승하하시자 3년간 금곡릉 재실에서 기거하면서 조석상식을 받들었다. 1921년 부터 창덕궁 주방상궁으로 순종을 모시다가, 1926년 순종이 승하하시자 3년 상(喪)을 받들고 다시 창덕궁에 돌아왔다.
입궁한 지 30년만인 43세에 상궁첩지를 받았고, 이후 낙선재 윤비전의 수라상궁으로 1965년에 윤비가 돌아가실 때까지 모셨다.
그리고 낙선재에 근무할 당시인 1955년부터 1963년까지 구황실 재단과 관계가 깊은 숙명여자대학교 가정학과에 출강하여 궁중음식을 가르쳤고, 1971년 무형문화재 제38호 조선왕조 궁중음식의 제1대 기능 보유자로 지정 받았다.
2) 제2대 기능보유자 황혜성(黃意性, 1920~)
황혜성은 1944년부터 낙선재에서 한희순 상궁에게 궁중음식을 전수 받기 시작하여 1972년 돌아가실 때까지 약 30년 간 궁중음식 조리법을 전수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궁중음식을 계량화하고 조리법을 정리하여, 궁중음식 관련 문헌을 조사.연구해 궁중음식문화에 대한 학문적인 배경과 실제적인 조리법의 전수에 큰 역할을 하였다.
황혜성은 1942년에 숙명여자전문대학 교수를 시작으로 명지대학교, 한양대학교, 성균관대학교 가정대학에서 교수로 43년간 봉직하다가 1985년에 정년 퇴임하였다.
그리고 한희순 상궁 생전에 궁중음식 전수기관으로「사단법인 궁중음식연구원」을 설립하여 현재까지 30여 년 동안 궁중음식의 전수 교육과 정기발표회, 조리서출간 등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한편 1960~1970년대에는 문화재연구소의 전국의 향토음식 조사 사업에 참여하여『한국민속조사 종합보고서』향토음식편 등을 저술하였으며, 우리 나라 최초의 한글 요리서인『음식디미방』등 옛 음식책의 해제를 출간하고, 궁중의 잔치 기록인『진찬의궤』, 『진연의궤』에 대하여 연구하였다.
그는 일제 강압기에 사라져 가는 우리 음식의 정수인 궁중음식을 전수받아 궁중음식 기능의 전수는 물론, 일반 국민들에게 한국음식의 우수성과 품위를 궁중음식을 통하여 알려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역할을 하였다고 평가받고 있다.
3) 기능보유자 후보 한복려(韓福麗, 1947~)
한복려는 기능 보유자인 황혜성의 장녀로 어릴 때부터 궁중음식을 자연스럽게 배울수 있었다. 1971년「궁중음식연구원」에서 황혜성으로부터 전수교육 조교로 20년간 전수받고, 1990년 조선왕조 궁중음식 기능 보유자후보로 지정되었다.
현재는 궁중음식연구원의 원장으로 전수교육을 맡고 있으며, 대학의 조리학과에 출강하고 방송.잡지.신문 등의 활동을 통하여 일반인이 전통음식을 바로 알고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조리 교육의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다.
2000년에는 전통병과 전문 교육기관인「전통병과교육원」을 설립하여 전통병과 전문 교육에 힘쓰고 있으며,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의 역사적인 북한 방문 때는 평양에서 김대중 대통령 주최 만찬을 총괄 지도하였고, 아셈국제회의 때 외국 원수들의 만찬을 자문하였다.
4) 기능 전수 교육 조교 정길자(鄭吉子, 1948~)
정길자는 19기년부터「궁중음식연구원」에서 황혜성으로부터 20여 년간 궁중음식을 전수받아, 1991년 조선왕조 궁중음식 조교로 지정되었다.
그는 국립민속박물관 초창기에 식생활실 연구원을 거쳐, 한국문화재 보호재단이 운영하는「한국의 집」에서 1980년부터 1989년까지 조리실장을 역임하였다.
그 후 1989년에 한국관광공사 부설「경주관광교육원」 한식조리과에서 한식담당 교수로 재임하면서 10년 간 전문조리사를 지망하는 젊은이들에게 전통적인 한국음식과 궁중음식을 가르쳤다.
현재는 궁중음식연구원에서 궁중음식.전통병과를 가르치는 한편, 숙명여대 대학원과 여러 대학의 한국 조리.궁중음식.향토음식 과목을 담당 하는 강사로 활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