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의 예를 부탁해요
몸이 작아진 자연이는 거대한 숲이 신기해 보입니다.
커다란 몸이었을 때 보이지 않았던 세상을 경험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에요.
숲에는 나무에서 떨어진 낙엽들이 쌓여 있습니다.
낙엽 더미 속에서 만난 친구는 버섯을 재배하는 가위개미들입니다.
가위개미들은 둥근 잎사귀를 높이 들고 일렬로 줄지어 어디론가 향하고 있습니다.
“토리야, 쟤네들 가위개미지? 그치? 어디로 가는 걸까?”
가위개미들은 물고 있던 나뭇잎을 동시에 내렸습니다. 그리고,
가는 허리에 손을 얹고 자신감 넘치는 말투로 합창을 합니다.
“우리는 가위개미!
위대한 개미궁전에 버섯을 재배하기 위해 나뭇잎을 운송중이다!”
자연이는 가위개미의 버섯재배 실력이 대단하다는 사실을 칭찬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길을 나섭니다.
“토리야, 가위개미는 왜 가위개미야?”
“그거야, 입이 가위처럼 생겼으니까 그렇지. 톨.”
토리는 입을 삐죽하게 내밀고 당연하듯 말합니다.
“그럼, 버섯도 생긴 모양대로 이름을 지었나?”
“맞아. 톨. 그리고 사는 장소에 따라 붙여진 이름도 있어. 톨.”
그러고 보니 버섯이름 중에는 버섯이 자라는 장소에 따라 붙인 이름이 있습니다.
참나무에서 나는 참나무버섯, 솔밭에 나는 솔버섯,
동물의 배설물 위에 나는 말똥버섯.
생긴 모양을 따서 붙인 버섯이름은 더 많습니다.
주름살이 수염처럼 생긴 수염버섯, 망태를 닮은 노란망태버섯,
소 혀를 닮은 소혀 버섯, 국수 모양의 국수버섯.
“쓰임을 보고 붙인 이름도 있어. 톨.
일본에서는 톨. 원숭이들이 의자로 사용한다는 잔나비걸상버섯도 있어. 톨.”
“그럼, 노루궁뎅이버섯은 노루 궁뎅이에서 나는 거야?”
호기심 많은 자연이는 자꾸 물어봅니다.
“우헤헤. 그럼 웃기잖아. 톨.
노루궁뎅이버섯은 우리나라에서는 노루 궁뎅이 닮아서 그렇게 부르지만,
다른 나라에선 사자갈퀴버섯, 원숭이머리버섯이라고 하는 걸.
팜팜! 자동기관총버섯(Pom Pom)이라고 부르는 곳도 있고. 톨”
“자동기관총? 헤헤헤. 너무 웃긴다.
그럼, 노루궁뎅이버섯은 어디에서 발견할 수 있어?”
토리는 나무 위를 올려다보았습니다.
그곳에는 우유빛 갓을 내리고 있는 노루궁뎅이 버섯이 있었어요.
“우와~ 정말 곱다. 노루궁뎅이 같아. 안녕?”
높은 나뭇가지 사이에 있던 노루궁뎅이버섯은 떨구고 있던 머리를 들어 노래하기 시작합니다.
“죽은 나무 위를 잘 살펴보세요.
온순한 흰빛의 나를 찾을 수 있어요.
그러나 쉽게 찾을 수는 없을 거예요.
만약 나를 찾게 되면 ‘감사의 예’를 부탁해요.
그대에게 주는 숲의 선물이니까요.”
자연이는 노루궁뎅이버섯을 지나 초록 숲길을 걷습니다.
지금까지 노루궁뎅이버섯은 자연에서 채취하기가 힘들었다고 해요.
그러나 버섯을 연구하는 학자, 특히 미생물연구자들이 인공재배를 연구해서 대량생산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참 다행이지요?
그래도 노루궁뎅이버섯을 먹을 때는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겠어요.
할아버지는 자연이에게 늘 말씀하십니다.
‘자연은 언제나 스스로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치유의 지혜로움을 가졌다.’라고.
어찌 생각해보면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지만 자연은 지혜로운 마법의 힘을 가졌나 봅니다.